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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금고 쟁탈전]'대출금리 낮춰라' 출혈경쟁 예고부산시 예대율 우대에 '20점' 배점…유리한 은행 없어

김장환 기자공개 2020-06-04 13:53:4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시금고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입찰에 참여할 금융기관들이 부산시를 향한 치열한 금리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심혈을 기울인다면 기존 사업자인 부산은행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몇 안되는 배점 항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이 부산시와 직원들에게 제공 중인 예금 이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다. 여기에도 높은 입찰 점수가 부여돼 있는 만큼 입찰에 참여할 은행들은 이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예금·대출 우대금리 '눈치싸움' 치열

내달 사업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자 선정 절차가 시작될 부산시금고 입찰 배점에는 부산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가 주요 배점 항목으로 포함돼 있다. 총 100점 만점 중 20점이 할당된 부문으로,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과 금고업무 관리 능력(23점) 항목 뒤를 이어 가장 높은 점수가 여기에 부여됐다.

현 사업자인 부산은행 경우 부산시에 제공하고 있는 예금과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대외비여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의회에 부산시가 직접 제출해 온 금고 운영 현황과 연간 재정공시 등 자료를 살펴보면 현재 부산은행이 제공하고 있는 예금 이율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는 유추해볼 수 있다.

자료: 부산시의회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부산시금고를 운영해왔던 2000년~2010년 사이 금고의 평균 이자 수입은 194억원, 이율은 0.5% 수준이다. 2011년 기준으론 1개월 단기 예치금 이율은 2.07%, 3개월 2.42%, 6개월 2.72%, 1년 이상은 3.2%가 적용됐다. 평균 금리는 1.4%로 서울시 등 6대 도시 금고의 평균 금리 2.21%보다는 0.81%포인트 낮았다. 공금예금 금리는 1%로 이 역시 다른 도시 평균 1.4% 대비 낮다.

2018년 부산시의회 한 의원이 내놓은 자료를 봐도 이후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부산시금고의 2017년 이자율은 공공예금이 1.36% 수준이며 정기예금은 1.55% 가량이다. 앞서 자료처럼 3개월 이하 단기 예금과 1년 이상 장기 예금의 이율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평균 이자율은 당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양상이다. 부산은행이 4년 단위의 부산시금고 사업자로 2016년 재차 선정된 뒤 나온 이자율 자료란 점에서 보면 현재 이율 수준도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은 낮다.

정기예금과 예치금리(7점)와 공공예금 적용금리(6점)는 관련 배점 세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특히 현 사업자인 부산은행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입찰 사업자 선정 배점 항목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자율은 경쟁사들이 앞서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몇 안되는 부문 중 하나다. 이를 둘러싸고 그만큼 치열한 눈치싸움과 출혈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부산시 대출우대 관건, 낮아진 기준금리 부담

이외에도 부산시에 대출금리를 얼마나 우대해줄 것이냐가 해당 항목에서 점수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배점으로는 4점에 불과한 항목이지만 직원에 대한 예금 금리보다도 부산시가 주안점을 둘만한 항목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2018년에만 산성터널 접속도로 건설, 을숙도대교-장림고개간 도로건설, 문전교차로 지하차도 건설 등 수건에 달하는 대형 공사를 수천억원을 들여 진행했고, 공사대금 상당수는 은행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부산시의 2019년 말 차입부채(장기차입금+유동성차입금) 2조5326억원 규모다. 현금성자산 1조1557억원을 제외하면 순차입금이 1조3769억원 가량이다. 대출금의 상당수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시금고 사업자로부터 끌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이율을 얼마나 낮게 제공하느냐가 부산시금고 사업자 선정 경쟁에서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이전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여서 은행들이 무리한 이율 경쟁을 벌이기는 부담이 큰 상황이란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로 0.25%p 추가 인하했다. 부산은행이 2016년 부산시금고 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만 해도 기준금리는 1.5%였다. 이에 따라 이번 부산시금고 입찰에 참여할 은행들이 서로 눈치싸움을 하며 '1bp 경쟁'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금융기관들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의 이율을 써냈는지는 오는 9월 확실한 숫자를 확인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시는 최근 조례 개정을 통해 부산시금고 운영 낙찰자만 발표하던 방식을 버리고 입찰 참여 업체들의 점수와 순위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부산시는 내달 설명회를 진행한 뒤 8월 심의위원회를 꾸리고 금고 사업자 선정 절차를 본격화한다. 이번에는 1·2금고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단독 입찰을 불허하기로 하면서 다양한 은행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은행과 2·3금고 사업자인 KB국민·NH농협은행을 비롯해 우리·신한·하나은행 등도 참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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