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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 맞은 국민은행, 올해 키워드는 '친환경' [금융지주 ESG전략 점검]2030년 장기 로드맵 수립, 영업점 소모품 개선부터 리스크 규정까지 신설

이은솔 기자공개 2020-06-05 09:56:03

[편집자주]

국내 금융권에 ESG '붐'이 불고 있다. 그간 ESG는 비재무적인 요소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평가기관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마다 ESG성과를 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계열사간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 ESG 성과지표 관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ESG전략은 올해 큰 전환점을 맞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ESG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지주 이사회에는 ESG위원회가 신설됐고 은행에는 ESG 담당 부서가 등장했다. 기존에 이어오던 사회공헌에서 한 단계 발전한 ESG 전략을 준비 중인 국민은행의 올해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KB금융그룹의 ESG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건 지주의 ESG위원회다. KB금융은 단기, 중기, 장기에 걸쳐 2030년까지 이어지는 ESG 전략을 세웠다. 올해초 새로 생긴 국민은행의 ESG기획부는 1월부터 지주와 협업하며 은행 내에서 ESG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각 부서들이 수행할 추진과제들은 실무자 간의 협의체인 ESG실무협의회를 거쳐 조정했다.

전체적인 로드맵과 운영 방안은 지난 4월 경영진에게 공유됐다. 은행에서는 지주 ESG위원회에 발맞춰 허인 행장 주재의 ESG추진위원회를 개설했다. ESG추진위원회는 탄소저감과 상품활성화를 위한 1소위원회와 리스크관리체계 정립을 위한 2소위원회로 구성된다. 첫 추진위원회가 열린 건 4월이다. KB금융이 설정한 ESG 전략 방향과 은행 내 각 부서가 진행할 과제가 보고됐다.

ESG 전략 방향은 큰 틀에서 △동반성장·상생협력 △신뢰기반 경영활동 △기후변화대응 △책임투자이행 4가지로 나뉜다. 앞선 두 가지는 사실 국민은행이 이전부터 해오던 활동이다.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 사회공헌 활동, 직원들의 인권·복지개선 등이 포함된다.

새롭게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뒤의 두 가지로 친환경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은행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탄소배출량 감소를 올해 목표로 삼았다. ESG전략부나 본점 뿐 아니라 전국 영업점이 함께 협조해야 하는 과제다.

리스크관리체계 정립을 위한 2소위원회에서는 투자 부문에서도 CIB부문이나 인프라금융부서에서 친환경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리스크 평가기준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친환경·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는 직원들의 인식 개선으로만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은행 내 심사역들은 주관적 판단이 아닌 리스크 규정과 지침에 따라 투자나 대출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환경이나 사회와 관련한 기준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았다. 직원들이 업무에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델에 환경 사회 리스크를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 지속가능보고서

ESG 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KB금융과 국민은행에 대한 내외부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ESG 추진 척도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을 바라보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KB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대출이나 투자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한다는 것은 결국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은행 내부 직원들에게도 애사심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이 반드시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일하는 곳이 이런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인지해 일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추진하는 전략에는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은행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던 정책들을 ESG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가령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에게 생계자금을 대출하는 '새희망홀씨' 상품은 이전에는 서민금융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됐다. 종이통장을 줄여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맑은하늘적금'은 환경이라는 범주 아래 묶였다.

크게 보면 ESG의 사회와 환경에 각각 해당하는 정책이지만 ESG에 대한 이해도나 전략 방향이 없다면 주관 부서도 형태도 다른 정책을 통합해 관리하기 어렵다. 그러나 은행 전체를 총괄하는 ESG 전략이 존재하고 컨트롤타워가 있다면 이들을 한 데 묶어 국민은행의 ESG 정책으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국민은행은 6월부터 영업점을 중심으로 탄소저감을 위한 KB Green Wave 캠페인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점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이나 사은품 등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고객들에게 DM을 우편이 아닌 이메일로 받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업무용 차량도 가솔린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로 바꾼다. 국민은행은 3년마다 업무용 차량을 바꾸는데, 교체 연한이 다 된 차부터 단계적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국민은행 ESG기획부 관계자는 "코팅이 안 된 종이컵이나 하이브리드차량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단가가 다소 높지만 환경에 인식 개선을 위해 추진하기로 했다"며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1000여개 지점에서 쓰는 종이컵, 복사용지, 우편물에서 발생하는 종이 사용량만 줄여도 유의미한 수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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