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백조' SK인천석화, '미운오리' 신세되나 시황 변동성 취약한 사업구조 한계, 흑자 5년만에 4555억대 적자

이아경 기자공개 2020-06-22 15:56:2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하는 듯했던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정유제품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전환점을 만들어줬던 파라자일렌(PX) 제품마저 중국발 증설에 휘청이고 있는 탓이다. 시황 변동에 취약한 사업구조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1분기 매출액 1조5193억원, 영업손실은 455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PX 등 석유화학부문은 소폭 흑자를 냈으나, 정제마진 악화 및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로 정유부분에서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수익성이 꺾이기 시작한 건 2018년 이후부터다. 주력 제품인 PX 가격에서 원료인 납사 가격을 뺀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2018년 4분기 국제 유가가 급락하며 영업이익률이 대폭 꺾였다. 지난해에는 정기보수에 정제마진 약세, PX 스프레드 하락까지 겹치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5% 하락한 77억원, 영업이익률은 0.1%에 그쳤다.


SK인천석유화학의 실적 하락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흑자를 낸 시점이 불과 5년 전이기 때문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03년 법정관리를 거쳐 2006년 SK㈜ 품에 안겼지만 2015년까지 3년간 납부한 법인세가 4억원에 그칠 정도로 오랜 시간 적자만 누적됐다.

상황을 반전시킨 건 'PX 사업' 진출이다.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012년 SK인천석유화학에 1조6000억원을 들여 PX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고, 2014년부터는 연산 130만톤 규모의 PX 생산을 시작했다. 때마침 PX시황이 개선되고 유가가 올랐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9111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문제는 PX제품 역시 시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국내서 생산한 PX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하는데 지난해부터 중국은 자체 PX 설비를 확충하며 자급률을 대폭 높이고 있다. 중국 내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지속된 경기 둔화로 PX로 만드는 폴리에스테르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수급 불균형에 따라 2018년 톤당 700달러까지 치솟았던 PX스프레드는 현재 톤당 150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SK인천석유화학은 상압증류공정(CDU)과 초경질원유 분리공정(CSU)까지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원료를 시황 변화에 따라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들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돌파구가 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다. 시황 변동을 완충하는 사업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실적의 등락 폭이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애초 SK이노베이션 내 수직계열화된 구조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SK이노베이션 내 생산사업부적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SK인천석유화학의 매출 중 약 76%는 SK에너지(48%)와 SK종합화학(28%)에서 발생하고 있다.


수익성 저하에 투자 및 배당 부담이 증가해 재무안정성 역시 약화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5.5%에서 지난해 0.1%로 하락하며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RCPS 원리금 상환(약 8900 억원)과 신종자본증권 발행(6000억원) 등으로 순차입금은 대폭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조2000억원대에서 작년 말 2조원대로 올랐고, 올 3월에는 2조1762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때 '반짝실적' 덕에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던 신용등급 전망도 최근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과 생산제품 전반의 마진 하락 등으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재무구조 약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유업계 대표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올 3월 중순부터 마이너스 추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