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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하이닉스에서 독립한 알세미, "10조 가치 만들 것"조현보 대표, 알파고 대국 계기로 AI 연구…"내년 80억 투자 받고 규모 확대"

윤필호 기자공개 2020-06-26 08:22:1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07: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반도체 설계 자동화 시장에 기업가치 10조원 정도의 회사가 있어야 한다. 알세미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회사인 알세미가 독립 경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 공정 부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켜 효율을 높이는 기술 '알리(ALI)' 솔루션을 앞세워 반도체설계자동화(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알세미는 미국 기업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EDA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최근 확보한 1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활용해 직원 채용 등 외형 성장에 나서고 내년에 추가로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조현보 알세미 대표(사진=SK하이닉스 제공)

조현보 알세미 대표(사진)는 더벨과 인터뷰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연간 1조원 이상의 자금을 EDA 소프트웨어 수입에 사용하고 있다"며 "비용과 공급망 안정화, 기술혁신 측면에서 반도체 경쟁력 약화 요인인데 알세미는 국내 대표 EDA 기업으로 성장해 모회사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DA 소프트웨어는 전자회로부터 반도체 칩까지 각종 전자장치 공정 과정 가운데 설계에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일종의 '툴(Tool)'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반도체 칩이 원하는 기능을 잘 수행할지 사전에 검증한다. 복잡한 반도체 설계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EDA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미국 업체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알세미는 지난해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프로그램 '하이개라지(HiGarage)'에서 탄생한 4개의 법인 가운데 하나다. 올해 12월을 끝으로 2년 간의 모회사 자금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제대로 독립을 하거나 다시 회사 품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해야 한다. 알세미는 10억원의 외부자금 투자유치에 성공해 사실상 독립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알세미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모델링 솔루션 알리(ALI)를 내놓았다. 알리는 반도체 공정에 AI를 접목시킨 모델링 솔루션이다. 공정 미세화를 통해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기대도 높다.

알세미를 이끄는 조현보 대표는 스탠퍼드 대학원을 거쳐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지내며 오랜 기간 복잡한 반도체 공정 과정을 연구했다.

EDA 소프트웨어를 다루던 조 대표는 뜻밖에 계기로 AI에 빠지면서 새로운 구상을 그렸다. 평소 바둑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6년 이세돌 바둑기사와 AI인 알파고의 대국을 본 이후 AI에 빠져 연구를 거듭했고 AI 기반 반도체 모델링 전문가로 거듭났다. 자신의 전공을 반도체와 AI 기술을 접목시켰다. 그는 스스로를 "한국 반도체 전공자 가운데 AI를 가장 깊이 이해한 사람 중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시뮬레이션이 예측한 대로 특성이 나오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실패한 경우에는 천문학적 피해를 끼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알리는 'AI 기반 모델링 기술'을 통해 예측력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보한 10억원의 투자금은 인력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사급의 핵심 인력의 합류를 앞두고 있으며 이들과 회사 운영에 투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직원은 8명이며 올해 말 15명 정도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엔 필요한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해외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전문가 집단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하반기에 50억~80억원 규모로 시리즈 A라운드를 열어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한 창업 과정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조 대표는 오랫동안 고민하던 문제를 갖고 열 명 넘는 사람들이 토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그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후배 창업자들을 향해 "중요한 것은 창업할 회사의 대표가 될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이라며 "본인의 역량과 가용수단,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의지, 생각하는 인생과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AI 모델링 기술 강화와 제품 다변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개발 전략을 통해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책임져야 할 첫 번째 정직원이 생겼을 때 사실상 독립이 결정됐다"며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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