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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무더기 상장폐지' 실 아닌 득이다 [thebell note]

김진현 기자공개 2020-06-29 13:42: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특정 상장지수펀드(ETF) 쏠림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 외면을 받은 ETF가 무더기로 사라졌다.

한국거래소는 ETF의 순자산총액이 50억원을 밑돈 채 반기(6개월)간 지속하면 상장폐지토록 권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간 ETF를 줄줄이 없애고 있다.

연초 이후에만 ETF 19종목이 상장폐지됐다. 지난해말 450종목을 넘긴 뒤 ETF 수는 계속줄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 국내 상장 ETF는 총 448종목으로 집계됐다.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ETF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몇몇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만 투자자가 몰리는 까닭에 다양한 운용 전략 상품이 사라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한다. 특히 최근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소위 '투자할 맛' 안 나는 상품은 외면을 받기 일쑤라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ETF 상장폐지 릴레이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건강한 시장 조성이 시작되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자 외면을 받은 상품이 계속해서 시장에 남아 거래되는 것도 문제다. 자연의 섭리만 보더라도 건강한 생태계의 전제조건은 '다생다사(多生多死)'다.

한때 거래소는 자산운용사들이 ETF를 자진 상장폐지하는 걸 자제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물론 당시는 ETF 시장이 막 커가고 있던 때로 다양한 운용 전략 상품 공급을 늘리려고 애쓰던 시기였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어 자산운용사에 거래량이 적거나 유동성 관리가 어렵다면 자진 상장폐지를 적극 권하고 있다. 두달 사이 ETF 13종목이 사라진 것도 이런 배경이다.

운용사들도 자진 상장폐지에 대한 거래소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ETF를 과감히 없애고 새로운 ETF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거다.

실제로 지난달 7종목이 상장폐지 됐지만 6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이달에도 4개 종목이 상장폐지 됐고 다음달 2종목 이상 상장이 예정돼 있다. 사라지는 종목 만큼 신상품이 계속해서 공급되고 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러운 생태계 정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같은 운용 전략을 사용하는 ETF가 경쟁을 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중 투자자 선택을 받는 것만 남고 나머지가 사라진다면 새로운 전략의 상품이 늘어나는 계기가 된다.

그러니 안타깝더라도 외면받은 ETF는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다양한 ETF들이 쏟아져 나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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