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워치]하나은행, '新금리리스크' 관리 시스템 3년만에 완성IRRBB 가이드라인 변경 대응, 추가 비용 들어 시스템 수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0-07-07 08:13: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신 금리리스크(IRRBB, Interes Rate Risk in Banking Book)' 관리 기준 도입에 맞춰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당국의 시행세칙 가이드라인이 작년 말에야 완성되면서 몇 차례 수정작업을 거쳤기 때문이다.일단 '금리리스크'란 자산·부채의 가치가 변하면서 발생하는 자본과 이익의 변동성을 뜻한다.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는데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위험(Risk)이 바로 금리리스크다. 유가증권, 파생상품 등 금리성 상품들이 금리리스크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IRRBB란 은행 계정에 있는 자산의 금리리스크 산출 기준을 뜻한다. 리스크 대비 적정한 자기자본을 보유토록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2016년 마련한 기준으로 이른바 '신(新) 금리리스크 산출법'으로 불린다. 바젤위원회는 앞서 2004년 마련한 금리리스크 적용 기준을 현 시장 상황에 맞게 개선했다. 총 27개국 회원국들을 상대로 2018년부터 적용키로 했었다.
하나은행도 2017년부터 IRRBB 도입을 대비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Asset Liability Management)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시작했다. 황효상 하나은행 부행장(CRO)을 주축으로 리스크관리시스템 개선 프로젝트가 발주됐다. 기존 패키지 방식의 오라클의 OFSA솔루션을 대체할 만한 자체적인 시스템 구축(인하우스)이 목표였다. KPMG를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일년 간 리스크관리시스템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은 당초 계획보다 일년정도 더 미뤄졌다. 하나은행이 시스템을 어느정도 구축했을 때는 국내에서 금리리스크 산출을 위한 세부적인 방법론이 확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시행세칙 요건을 마련하는 단계였다. 바젤의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된 상태였다.
작년 말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금리리스크 산출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작년 말 국내 표준방법이 개정됐다"며 "올초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시스템 수정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당국이 국내 은행권을 상대로 내놓은 금리리스크 감독원칙 개정안을 보면 바젤 가이드라인에서 몇 가지 추가로 수정된 부분이 있다. 금리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기존 VaR, EaR 대신 각각 '자본변동(EVE)'와 '이익변동(NII)'을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은행들은 금리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해 크게 두가지 표준방법(VaR, EaR)을 사용했다. VaR의 경우 자산가치 평가와 관련있다. 통상 은행 이자가 하락하면 자산이나 부채의 가치도 변동하는데, 이 경우 손실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수치화한 값을 의미한다. 이번 개정을 통해 EVE로 대체됐다.
또 다른 금리리스크 산출과제는 이번에 NII로 개정된 EaR이다. 금리가 오르면 그 회사의 이익변동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순이자 수익과 연관이 있다.
올해부터 당국이 개정한 금리리스크 관리기준을 보면 시나리오별로 세분화됐다. 기존 금리 충격에 따른 2개 시나리오를 6개(△평행상승 △평행하락 △단기하락·장기상승 △단기상승·장기하락 △단기상승 △단기하락)로 다양화했다.
통화별, 기간별로 금리충격폭을 달리 설정한 점도 특징이다. 기존 모든통화에 대해 200bp 변동폭을 뒀다면 개정안을 통해 원화(평행 △300bp, 단기 △400bp 장기 △200bp) 달러화(평행 △200bp, 단기 △300bp, 장기 △150bp) 등으로 구체화했다.
주의은행 선정기준도 강화했다. 은행의 금리리스크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기준을 자기자본의 20%에서 기본자본 15%로 변경했다.
이와 같이 금리리스크 요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자금흐름에서 원금이나 이자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만기가 없는 자금조달을 통해 만기가 있는 자금운용을 하게 되면서 은행은 미래기간별로 자금흐름에 대한 불일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ALM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벌였다. ALM시스템의 전통적인 역할은 '유동성리스크' 측정이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예측하고 부족금액이 발생하는지 관리하는게 주 업무다. 하나은행은 20억~3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각종 금리 위기상황에 대한 통계적 기법을 적용시켜 고도화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완성된 ALM시스템을 기반으로 금리리스크를 산출하고 있다. 계좌별 산출을 기반으로 단일화된 현금흐름 엔진을 통해 금리·유동성 관리를 한번에 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RBBB는 은행의 금리리스크 산출을 위한 참고지표"이라며 "규제 범위에 속하지 않으므로 시스템을 갖추고 리스크 보고 과정은 은행의 자율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롯데 전지박 큰그림 속 조용히 힘 키우는 '롯데정밀화학'
- [VC 투자기업]인테리어 유니콘 '오늘의집', 미국 법인 설립
- [thebell interview/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남명용 대표 “루미르, 국가 공헌하는 우주기업 될것"
- [VC 경영분석]현대투자파트너스, '뜻밖의 암초' 조합 청산에 발목
- [LP Radar]서울시, 녹색펀드 출자사업 개시…모태·성장 GP 관심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상여보다 고정적 '급여' 의존하는 SK그룹
- [thebell interview]"데일리파트너스, 바이오·금융 '교집합' 찾겠다"
- [thebell interview/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이노스페이스, 성장 확신…주주에 하이리턴 보답"
- [태영건설 워크아웃]계속기업가치 1.1조 vs 청산가치 1조
- '업스테이지 투자' 미래에셋벤처, AI포트만 2000억 '베팅'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arket Watch]'금리매력' A급 훈풍?…옥석가리기 '본격화'
- [IB 풍향계]두산그룹 하반기 추가조달 가능성에 IB들 '기웃'
- '현금 풍부' LG전자, 공모채 패싱할까
- [IB 풍향계]'크레딧물 희소성' AA 등급 흥행지속…IB 세일즈 박차
- 폭스바겐파이낸셜, '첫 파트너' 신한증권 세일즈 덕봤다
- [IB 풍향계]'단독주관' 잡아라…KB·NH·한국 경쟁 '치열'
- [thebell note]'베테랑 IB' 정영채의 거취
- NH증권,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13년만에 자사주 소각
- 카페24, 이커머스 혁신 추구…42개 AI사들과 맞손
- 금감원, 한국증권 부동산PF 현장검사 나선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