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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미래, 전자소재사업 '일장춘몽' 되나 2차전지 소재 분리막 제조 계열사 두산솔루스, 사모펀드와 매각 MOU 체결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10 14:17:0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1: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소재 전문 계열사인 두산솔루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2차전지 소재 등 전자 소재를 중점 육성하기로 했지만, 그룹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일장춘몽'으로 끝나게 됐다. 매각 절차가 끝나면 두산그룹의 소재 부문은 인쇄회로기판(PCB)용 소재만 남게 된다.

이번 매각이 이뤄질 경우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소재 사업의 비중은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맞아 그룹 핵심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앞으로 그룹 핵심 사업은 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부문과 신성장 동력 부문(두산중공업, 두산로보틱스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신성장 동력 부문은 신재생 에너지(가스터빈 발전 및 수소 에너지)와 협동로봇, 전자 소재 사업 등이다.

박정원 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디지털 전환에 성과를 내고, 신사업을 본격 성장시키는 한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소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해당 사업은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산솔루스의 사업부문은 크게 소재와 바이오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핵심은 소재 부문으로 2차전지의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중 분리막(동박)으로 꼽힌다. 분리막이 핵심인 이유는 '진입 장벽' 때문이다. 이 소재는 구리를 얇고 울음 없이 펴는 게 핵심이다. 분리막이 얇을 수록 더 많은 리튬이온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효율이 높아진다.

전기차(EV)에 들어가는 2차전지는 안정성과 운행 거리, 충전 속도가 핵심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효율과 관련된 소재인 만큼 일진머티리얼즈와 SK넥셀리스(옛 KCFT) 등 극소수 업체만 생산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14년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극박을 생산하는 서킷포일을 700억원에 인수했다.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울 신사업을 알아보던 중 매물로 나온 서킷포일의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후 전기차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사업형 지주사인 ㈜두산의 사업부문(Business Group, BG)으로 뒀다가 지난해 전문화를 위해 분사했다. 올해는 전기차 시장이 원년인 해로 꼽힌다.

두산솔루스의 분리막 제품은 현재 납품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 초 유럽 내 완제품 전지업체에 분리막 납품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안전성을 시험하고 있다. 분리막 사업에서 매출이 극히 낮음에도, 시장의 폭발적 기대를 받는 건 사업성 때문이다.

분리막은 전기차의 수요에 비례해 팔리는 소재 중 하나다. 올해 전지박 시장 규모는 26만톤인 데 2025년에는 3배 늘어난 80만톤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공급 부족 상태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분리막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재 두산솔루스는 OLED용 소재와 화장품, 원료의약품의 사업도 겸하고 있다. OLED 소재는 지난해 621억원의 매출(시장점유율 8%)을 화장품은 206억원(점유율 14%), 원료의약품은 39억(시장점유율 0.7%)의 매출을 냈다. 이 사업은 두산솔루스의 매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성장성은 기대보다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인수사가 전지박 사업부(분리막)와 첨단소재 사업부(OLED, 화장품, 연료의약품)를 분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시장의 관심은 온통 분리막에 쏠렸기 때문이다. 두산솔루스 매각 가격이 그룹의 기대와 달랐던 데는 이 같은 이유도 있다.

두산그룹은 앞으로 매각 과정에서 스카이레이크와 이견을 좁혀갈 계획이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매각과 관련한 주요 사항은 결정되는 시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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