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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영풍, 코로나19 위기 속 빛 보는 무차입 전략잉여자본 투자 그룹 전통, 배창섭 부사장 합류 후 현금확보 기조 강화

김성진 기자공개 2020-07-14 08:33:5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이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 재무전략의 특징은 차입 최소화다. 1조원 넘는 매출에도 총차입금은 500억원 수준으로 묶어 상당히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2014년부터는 보유 현금이 차입금을 웃도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무차입 경영은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변수를 맞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애초 보유 현금이 많아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기업들이 빚을 내서라도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영풍의 보수적 재무전략은 그룹의 오랜 전통이다. 영풍의 상징과도 같은 석포제련소를 건설할 때부터 타인 자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풍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인물은 배창섭 부사장이다. 배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영풍의 재무를 관리하며 그룹의 레버리지 최소화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7년째 무차입 전략 고수

1960년대 아연광석 수출을 시작으로 아연을 다루기 시작한 영풍은 1970년 석포제련소 준공과 함께 본격적으로 제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4년 뒤인 1974년에는 고려아연을 설립과 함께 온산제련소를 지으며 아연사업을 확장했다.

영풍그룹은 현재까지도 국내 시장에서 아연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아연 총수요 약 48만톤 중 영풍과 고려아연이 공급한 양은 43만톤으로 시장 점유비중은 90%에 달한다.


영풍은 독점적 시장 지위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별도 기준으로 2010년 88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9년 1조3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매출과 비교해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지난해에도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 이례적인 300억원의 손실에도 2019년 곧바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연은 제조산업의 기초 소재로 철강, 자동차, 건설산업 등 수요가 일정부분 유지되고 있어 일반 소비재 산업에 비해 변동성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

안정적인 실적은 우수한 재무구조로 이어졌다. 올 1분기 별도 기준 영풍의 총차입금은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460억원과 비교해 60억원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채비율은 24.2%로 일반적으로 100% 미만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량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600억원으로 차입금을 훌쩍 웃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인 셈인데 2014년부터 7년째 무차입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보수적 재무기조는 영풍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전통과 같다. 영풍그룹 오너일가들은 그룹 설립 당시부터 남의 돈을 빌리지 않고 최대한 자신들의 돈으로만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흐름에 상당히 민감해 항상 잉여자본으로만 설비를 늘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사인 고려아연 역시도 마찬가지다. 차입금은 650억원에 불과하지만 현금은 2조원을 넘게 보유하고 있다.

현금확보 기조는 현재 CFO를 맡고 있는 배 부사장의 합류와 함께 더욱 강화됐다. 배 부사장이 합류하기 전인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총차입금은 1600억, 현금성자산은 1100억원으로 차입금이 현금보다 많은 상태였다.


배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CFO 직급을 달기 시작한 2016년에는 현금성 자산이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었다. 2018년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현금 보유량은 2900억원으로 더욱 증가했다.

배 부사장은 1958년생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리노이주립대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관리회계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풍 관계자는 "현금흐름에 상당히 신경 쓰며 경영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관련 소재사업 다각화를 통해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고민거리로 떠오른 환경 리스크

영풍은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석포제련소의 환경 이슈가 떠오르며 재무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실제로 영풍은 2015년 4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환경개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풍의 환경 리스크는 최근 들어 더욱 커지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달 석포제련소를 특별점검한 결과 총 11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힌데 따라 정부와 환경단체로부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조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물론 조업정지가 현실화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조업정지 여부는 국무총리실 소속 행정협의주정위로 넘어가 가까운 시일 내 결정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조업정지가 현실화할 경우 막대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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