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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피하던 신한캐피탈, 사장 교체 후 '태세전환' 허영택 대표이사, GIB그룹 내 벤처투자부 신설…3000억대 투자 계획 수립

손현지 기자공개 2020-07-16 07:50:5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5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캐피탈이 벤처투자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한지 20년이 흘렀으나 업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 이면에는 벤처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과중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허영택 대표이사 사장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이 같은 기조가 깨졌다. 벤처투자를 전담하는 조직을 지난해 신설했고, 또 수천억대 자금을 여기에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한캐피탈의 전신은 리스사다. 탄생시점인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당시 신한은행이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신한리스사'가 전신이다. 1999년 할부금융업무를 등록한 뒤 신디케이션론 조달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넓히며 종합 여신전문 금융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신한캐피탈 초대 수장이었던 강신중 전 사장은 벤처투자를 신규 육성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 키우려고 했다. 2000년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금융업무를 등록하고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예산 50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위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전문인력을 영입하기보다는 주로 신한은행의 벤처투자팀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IT, 생명공학 등 다양한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강 전 사장 후선부터 신한캐피탈의 사업 방향성은 한동안 인쇄기 등 리스사업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선박 등 기업금융 쪽도 역량을 집중했지만 벤처 쪽 투자는 등한시했다.

설립 초기 적극 육성을 택했던 벤처투자를 뒤로 미룬 건 모험적인 투자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설립 이후 10년 넘도록 흑자를 유지했던 비결이기도 하다.

신한캐피탈 경영진 상당수가 은행 출신 인사였다는 점도 벤처투자를 멀리한 데 한 몫을 했다. 강 전 대표의 배턴을 이어받은 이동걸 전 신한은행 상무를 비롯해 상근·비상근이사 라인업도 신한은행 임원이 대다수였다. 은행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보수적 사업 전략을 짰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은 모회사인 은행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전략상 리스크가 큰 벤처투자에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신한캐피탈이 보유한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는 20여년 동안 창고 안에만 놓여 있는 신세가 됐다.

물론 다른 은행계 캐피탈사 역시 신기술금융업 라이선스가 있더라도 각각의 벤처투자 전략에 따라 다른 사업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신기술금융업라이선스를 지닌 회사는 113개다. 이 중 전업회사는 68개에 불과하다.

하나캐피탈은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한지 1년 만에 자진 반납했다. 하나금융그룹에서 VC인 하나벤처스를 설립하면서 벤처펀드 구성을 주도키로 전략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하나캐피탈 차원에선 굳이 라이선스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유망한 스타트업(창투사)정도에만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관도 수정했다.

그나마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산은캐피탈과 IBK캐피탈 정도다. 산은캐피탈의 전신은 '산은리스'와 '한국기술금융'으로 본래 벤처투자를 위한 자체 인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었다. IBK캐피탈 역시 창업투자조합자금 운용이나 관리업무를 토대로 한다. 기은개발금융 시절 영위하던 할부나 리스보다도 선제적으로 역량을 쌓았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VC쪽 투자는 10곳 투자 중 3곳 정도만 수익이 나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리스크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웬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섣불리 뛰어들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신한캐피탈 경우 벤처투자 실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2006년경 있었던 신기술투자부서에서 더페이스샵 투자에 참여해 성과를 냈던 게 대표적이다.

다만 기업금융 쪽에 역량이 보다 집중됐다. 리스금융, 프로젝트파이낸스, 인수금융, 메자닌 등 IB업무 범위가 늘어나면서 본부도 기업금융1본부와 기업금융2본부 두개로 나눠서 운영해왔다. 리테일금융, 오토금융, 중도금대출, 스탁론 등도 관련 사업의 일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캐피탈은 작년부터 벤처투자 전략에 큰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새롭게 핸들을 쥔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이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뤄진 변화다.

그 일환으로 GIB그룹 내에 벤처투자부를 신설했다. 은행이 아닌 신한캐피탈 인력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보수적 전략 기조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앞으로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벤처투자에 투입하며 힘을 싣겠다는 생각이다.

앞서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은 최근에는 벤처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업무 관련해선 연간 3000억원 정도 예산을 짜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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