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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조 유증에도 신용도 개선 불투명 [Earnings & Credit]자본확충에도 재무안정성 여전히 낮아…이익 정상화 시기 '불확실'

오찬미 기자공개 2020-07-17 14:32:0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6일 0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1조원 대의 유상증자 결정에도 신용등급 BBB+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청약에 성공하면서 이달 납입을 앞두고 있다. 기내식과 면세점 사업부의 매각을 비롯한 서울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전방위적인 자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꺾이자 크레딧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의 금융리스와 유동화차입금, 기타 은행차입금의 원리금 상환액이 월평균 4000억원 수준에 달해 여전히 재무 부담도 높은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의 전망도 불안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향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며 경계경보를 해제했지만,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그대로 하향검토 대상에 재등록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기평·한신평, 여객 수요 회복 지연 '무게'…나신평, 1조 유증 유동성 위험 낮춰

올해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대한항공을 BBB+ 하향검토 대상(Watch list)에 올렸다.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등급 전망과 달리 '하향 검토'는 보다 급박하게 등급 변경이 예상될 때 활용된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크레딧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지난달 수시 평가를 통해 '하향검토'를 연장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 컸다. 2분기 실적이 화물 강세로 호전되더라도 일시적 수혜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체 매출의 63% 비중을 차지하는 여객 수요가 채워지지 않으면 실적 저하가 불가피 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2조 3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고 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1조2000억원 지원과 하반기 기간산업안정기금의 1조원 추가 지원을 예고했다. 하지만 상반기 자금 소요와 회사채 차환을 소화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을 끄더라도 금융리스와 유동화차입금, 은행차입금 등의 원리금 상환액이 매달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영업 현금흐름이 제한적인 상황에 계획된 자구계획의 이행과 정부지원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 여유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이달 납입이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가 인수한 뒤 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매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4671억원에 이 부지를 사겠다고 제안하면서 대금을 2년간 분할지급하는 조건을 달았다.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면세점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3사 중 대한항공의 크레딧 변동성을 가장 낮게 평가했다. 지난달 유일하게 '하향 검토'를 해제한 평가사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자구책 을 실행하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동성 위험이 상당폭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수출 화물 수요 발생과 1조원 내외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신용도 하방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등급 전망에 '부정적'을 제시하고 있다.

◇신평사 3사 '유가 상승·계열사 지급보증 리스크' 공통 주시

신평사 3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리스크도 있다. 유가 상승과 대한항공 계열사의 지급보증 위험이다. 신평업계는 2분기 영업이익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한 유가가 점차 상승해 향후 영업실적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재무안정성도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의 운영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Hanjin Int’l Corp.)의 차입금 지급 보증 관련 우발부채에도 주목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LA 윌셔그랜드호텔의 운영사 한진인터내셔널의 차입금에 9억 달러(약 1조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10월 만기가 도래한다. 한진인터내셔널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7년 재개관 이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코로나 영향으로 4월 이후 영업을 중단하면서 자체 조달을 통한 차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평업계는 대한항공이 한진인터내셔널에 이미 수차례 자금을 지원했던 이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124%, 차입금의존도는 66.2%다. 잠재 채무도 2조원을 웃돈다. 1조793억원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 리스크를 보유하고 있고, 1조1003억원의 지금보증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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