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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변수 뚜렷, 자본확충 비상…중소형사 부담 심화 [보험사 크레딧 점검]③코로나19발 투심 위축 이중고…'수익성 악화→이자비용 부담' 악순환

피혜림 기자공개 2020-07-21 12:40:06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의 펀더멘탈이 심상치 않다. 당장 보험금지급능력등급(IFSR) 기준 최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AAA' 보험사의 크레딧마저 출렁거리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도 앞다퉈 하향 압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보험 운용수익 저하와 자본 규제 부담의 이중고 속에서 체력 약화를 가속화한 결과다. 보험사 펀더멘탈을 제약하는 대내외 요소를 살피고 크레딧 방향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관리능력은 보험사 크레딧을 뒷받침하는 핵심축 중 하나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수년 전부터 보험사 자본적정성 개선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도 영구채(신종자본증권)와 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선 배경이다. 신용평가사 역시 주요 보험사의 등급 트리거로 지급여력(RBC)비율을 설정하는 등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보험사의 자본확충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 시장 내 투심 위축세가 이어지자 보험사의 주요 자본관리 수단이었던 영구채와 후순위채 발행이 녹록지 않아졌다.

수익성 악화로 이익을 쌓아 자본을 축적하기 쉽지 않은 데다 외부조달을 활용한 확충마저도 가로막힌 모습이다. 어렵사리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개별 보험사별로 이자 비용 등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한 지 등으로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대비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등 각종 규제 이슈 역시 모니터링 요소로 지목된다.

◇자본확충성 조달, 코로나19에 '흔들'…RBC 관리 '촉각'

코로나19 사태로 채권 시장 내 투심 양극화가 심화되자 국내 보험사의 자본확충성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크레딧과 펀더멘탈, 업종에 따라 투자 수요가 출렁이다보니 보험사 영구채와 후순위채에 대한 투심 위축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채권시장 호황과 금리 메리트에 힘입어 보험사 영구채와 후순위채가 인기를 끌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일부 보험사는 외화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이 역시 쉽지 않아졌다.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발행 시점을 연기했다. 해당 유형의 채권이 투심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영구채와 후순위채 발행 급감으로 조달 기준점을 파악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우량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내 투심 회복세가 두드러졌지만 보험사 영구채 등으로도 온기가 퍼질 지는 모호한 상황이다.

녹록지 않은 여건이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꾸준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IFRS 17 시행과 킥스 등이 도입될 경우 RBC비율이 기존 RBC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본확충성 조달에 대한 부담이 심화될수록 보험사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더욱이 후순위채의 경우 잔존 만기 5년 이내부터는 매해 자본인정 비율이 20%씩 줄어든다는 점에서 관련 비율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발행이 필수적이다.

2020.7.16일 기준(출처 : 증권정보포털, 금융투자업계)

자본적정성 저하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도 본격화되고 있다. 농협생명보험(보험금지급능력평가 기준 AA+)은 2018년부터 RBC 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진 결과 올해 정기신용평가에서 AAA등급을 반납했다.

올 1분기말 기준 흥국생명보험(188.5%)과 KB손해보험(189.1%), 롯데손해보험(174.2%), 흥국화재보험(176.4%), 더케이손해보험(128.3%), MG손해보험(104.3%) 등은 200% 미만의 RBC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A급 크레딧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상회할 경우 당장의 등급 하락 우려에선 비껴가지만 향후 자본 확충성 조달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하락·자본 규제 이중고…비용 관리 관건

자본 규제 이슈는 보험사 수익성 하락과 맞물려 펀더멘탈 저하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본확충성 조달 등을 위해 이자 비용 등을 감수하고 조달에 나서다보니 일부 중소형사에 대해서는 관련 부담을 감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수익을 기반으로 한 잉여금 적립으로 자본력을 쌓아야 하지만, 보험업 역성장 탓에 비용을 수반하는 채권 발행으로 대응한 결과다.

실제로 KDB생명보험은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배당 부담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우려를 사기도 했다. 2018년 KDB생명보험이 발행한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7.5% 수준에 달했다. 스왑 조건 등을 배제하고 단순 계산할 경우 해당 채권의 이자비용은 연간 1500만달러(180억원 가량)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익(34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은 크레딧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한 버퍼(buffer) 없이 조달에 나설 경우 펀더멘탈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전락한다"며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이같은 모습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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