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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FMM 국산화 대전]필옵틱스, 600ppi 양산화 목전 '관건은 中'②BOE 추정 고객사 양산테스트 진행, '미들엔드→하이엔드' 점진적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0-07-28 09:14:59

[편집자주]

파인메탈마스크(FMM)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다이닛폰프린팅(DNP) 등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시장만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간 일본 기업이 장악해왔던 이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최근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 국책과제 수행 대상으로 선정돼 '국산화 기업' 타이틀 획득을 위해 내년까지 경쟁을 벌인다. 더벨은 FMM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옵틱스의 파인메탈마스크(FMM) 개발 전략은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다. 규모가 크고, 기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들급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공략해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등 하이엔드급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로 인해 필옵틱스의 시선은 내년 2분기에 맞춰져 있다. 내년 3~4월께 예정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기술개발(소재부품패키지형) 사업 ‘AMOLED FMM 제조기술개발’ 과제 수행기관 선정 작업에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다만 수행기관 선정 여부를 떠나 FMM 상용화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필옵틱스는 올해 초 FMM 연구 및 개발을 전담하는 종속회사 필머티리얼즈에 70억원가량을 출자하면서 양산 시스템을 막바지 점검하고 있다. 연구 관련 자산매입 등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투입했다. 이를 통해 현재 모바일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FMM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다이닛폰프린팅(DNP)의 점유율을 잠식하겠다는 구상이다.

DNP는 글로벌 FMM 시장의 독점 공급자로 손꼽힌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도 DNP로부터 FMM을 공급받고 있다. 필옵틱스는 내년부터 DNP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글로벌 향 매출을 점차 확대한다는 목표다.

1차 테스트베드(시험장)는 중국 무대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필옵틱스는 중국 굴지의 디스플레이 업체와 양산을 위한 품질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톱티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BOE를 포함해 복수의 업체로 알려졌다. 올해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사업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중국 굴지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고객사의 경우 DNP가 생산하는 로우-미들급 모바일용 FMM을 대체하기 위한 공급사를 물색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산)테스트 결과가 양호하게 나오면 내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향 매출액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테스트를 거쳐 QA(품질인증)을 받으면 초도물량 공급계약-본 물량 계약이 이어진다. DNP 대비 우수한 가격경쟁력과 품질이 강점이라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필옵틱스는 기술력 역시 상당 부분 올라왔다고 자신한다. 필옵틱스의 FMM 개발 방식은 전주도금(electoforming) 공법이다. 기존 DNP의 에칭방식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DNP의 에칭방식은 FMM의 소재인 니켈합금 인바(invar)를 종이보다 얇게 펴 이 위에 포토공정과 유사한 에창(식각)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반도체 웨이퍼 포토공정과 유사하다.

필옵틱스의 전주도금 방식은 전기용해로 미리 인바를 용해한 후 이미 패터닝된 FMM을 사출해 여기에 도금하는 방식이다. 인바를 얇게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온공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마스크 늘어짐 등 이른바 열 팽창계수(CTE)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필옵틱스의 섀도마스크 CTE를 테스트 한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팽창계수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국책과제 선정을 대비해 타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비에칭방식의 경쟁사인 APS홀딩스와의 양산 경쟁에서 앞설 수 있도록 열 증착에 따른 CTE 문제를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필옵틱스는 섀도마스크 인장기를 주력 생산하는 힘스, OLED 증착장비를 생산하는 선익시스템과 컨소시엄을 맺고 인장-증착 전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FMM 공동개발이 아닌) 국책과제 선정 과정에 대비한 일종의 기술 컨소시엄"이라고 말했다.

필옵틱스가 중국 향 테스트에 성공하면 당장 6세대(6G half) 600ppi급 모바일 FMM이 국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DNP가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FMM 역시 동일한 급의 ppi다. ppi(pixel per inch)는 픽셀 밀도의 단위로, 높을수록 고화질·고사양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육안으로 화질을 확인하기 힘들지만, 화면이 커지고 디바이스의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ppi 계수가 중요해진다. 가장 규모가 큰 600ppi 시장을 시작으로 AR·VR 고사양 하이엔드급 시장으로 확장해 가겠다는 게 필옵틱스의 '큰 그림'이다. 이미 2017년 필옵틱스는 1200ppi 고사양 스틱을 시장에 선보여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양산화 문제만 남은 셈이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제작 시간이 길게 소요되는 레이저 패터닝 방식으로 처음부터 난이도가 있는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 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중요한 것은 제품을 도입할 고객사의 니즈를 충족하느냐의 여부"라면서 "필옵틱스는 중국 고객사와 테스트를 통해 스펙을 검증하고 있으며 가장 시장규모가 큰 DNP 시장(모바일용 FMM)부터 차츰 공략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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