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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벤처 '주주'가 중요한 이유 thebell note

서은내 기자공개 2020-07-27 07:20:1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중추신경계(CNS)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 세 곳을 방문했다. 질환 분야 외에는 구성원이나 태생, 설립시기 등 전혀 닮은 점은 없었지만 공교롭게 겹치는 지점이 있었다. "상장(IPO)은 하나의 과정 또는 선택사항일 뿐 목표나 주요 과제는 아니다"란 얘기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얘기는 R&D 자금이 한푼이라도 더 아쉬운 보통의 신약개발 업체들로부터 흔히 듣는 말이 아니다. 대부분 벤처들이 한두개 파이프라인에 자금과 시간을 집중하고 임상 비용이 많이드는 시점에 맞춰 쫓기듯 상장 공식을 밟기 때문이다. IPO의 관문은 그래서 큰 과제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돈을 대준 투자자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앞선 세 벤처는 어떻게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을까. 공통점은 하나다. 눈치 보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든든한 투자 지원군이 있다. 소수 파이프라인에 집중해 단기 성과를 내는 전략보다 오랜 시간을 감내하며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확장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 이런 경우 한개 파이프라인이 실패해도 계속해서 후속 타자로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아무 회사나 이같은 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이 아닌 벤처가 장기투자 주주를 만날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지점은 다른 벤처들과 큰 차이를 가져온다. 단기적인 '쇼잉(Showing)'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벤처와는 다른 길을 모색할 여유가 생긴다.

한때 수 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던 화려한 신약개발 기업들이 한번의 실패로 고꾸라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 단기 이익을 바라는 주주들이 포진한 바이오업체는 그들의 사업도 비슷한 궤를 그릴 수 밖에 없다.

반면 수많은 실패 확률과 오랜 연구개발 기간에 동의하고 실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주주가 있는 회사는 그 믿음에 걸맞는 성과를 낼 확률이 높다. 창업주의 비전에 뜻을 모으고 끝까지 함께할 장기 주주는 큰 자산이다.

앞서 소개한 벤처 세 곳 중 하나는 주주로 맞이할 기관투자자와 적어도 자금 유치 전 2년간 관계를 쌓아간다고 한다. 단기 이익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회사의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뜻을 함께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약개발 벤처의 경우 본질상 다른 산업태에서는 볼 수 없는 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하기도 한다. 회사가 개발하는 치료제 관련 희귀질환을 직접 앓고 있거나 가족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다. 이런 경우 투자는 이익회수 보다는 절실함에 가깝다.

'북극성' 같은 하나의 분명한 목표점을 둔 신약개발의 특징을 생각할 때 바이오벤처 주주는 역할이 가볍지 않다. 그 무게를 이해하는 주주들이 많아질수록 자본시장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바이오 생태계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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