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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후순위채 완판 행렬 동참 하나 [발행사분석]상반기 미배정 후 재도전, 달라진 시장 기류 호재…기관 한도 관건

피혜림 기자공개 2020-08-05 13:21: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올 하반기 은행 후순위채 발행의 포문을 연다. 올 상반기 소량 미배정을 경험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우량채를 중심으로 투심 회복세가 완연한 점은 호재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됐던 올 상반기 조달과 달리, 무난히 완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크레딧이 높으면서도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는 은행 후순위채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 다만 연이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기관들의 한도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점 등은 변수로 지목된다.

◇하나은행, 하반기 은행 후순위채 포문

하나은행은 4일 공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모집액은 2500억원이다. 만기는 10년물이다. 만기 전 중도상환 조건 등은 달지 않았다.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KB증권이 채권 발행 업무를 맡았다.

하나은행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건 올들어 두 번째다. 올 3월 하나은행은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서 300억원의 미배정을 겪었다. 이후 추가 청약 등을 통해 수요를 채워 35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했으나 AA급 은행 후순위채의 미배정 사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최근 우량채에 대한 투심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이번 조달에선 완판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올 3월 조달 당시 코로나19 사태 확대로 기관 투심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던 것과 달리, 최근 우량채에 대한 반등세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올 5월부터 재개된 은행 후순위채 딜 역시 성공적이었다. 5월과 6월 각각 KB국민은행(4500억원)과 우리은행(3000억원)이 공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 무난히 완판을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모집액을 뛰어넘는 청약금을 모아 증액을 결정했다.

◇저금리 여건, 금리 메리트 부각…기관 한도 예의주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점 역시 하나은행 후순위채에 대한 투심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1.25%에서 0.75%로 기준금리를 떨어뜨린 지 두달 만에 0.5%로의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국고채 대비 크레딧물에 대한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는 배경이다.

특히 은행 후순위채의 경우 안정성과 상대적인 금리 메리트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기관들의 관심이 높은 영역으로 손꼽힌다. 후순위채는 발행사 파산 시 부채 중 마지막으로 상환되기 때문에 선순위채보다 1~2 노치(notch) 낮은 등급을 부여받는다. 대부분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이유다. 하지만 국내 시중은행은 AAA급 신용도에 힘입어 후순위채 등급도 AA0 수준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크레딧을 유지한다. 하나은행의 후순위채 등급 역시 AA0다.

AA급 크레딧을 보유한 반면 일반 AA급 크레딧물에 비해 금리가 높은 점은 투심을 끌어올린다. 앞서 발행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후순위채 금리로 2% 초반대를 형성했다. 비슷한 시기 AA0 10년물 민평금리(KIS채권평가 기준)가 1% 초반대를 유지했던 점과 대조적이다. 상환 후순위성 등으로 안정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AAA' 은행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금리 메리트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은행권의 연이은 조달로 일부 기관들의 후순위채 투자 물량이 한도가 다다른 점은 관전 포인트다. 올 상반기 일반은행의 후순위채 발행 물량은 2조 1900억원 수준이었다. 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사와 보험사 등 자본 확충 이슈에 놓인 금융사들의 후순위채 발행도 활발했다. 기관들의 '사자' 행렬이 무제한 팽창할 수 없는만큼 물량 한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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