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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기관경고' 리스크…해외운용사 인수 '빨간불' 올해 한화운용에 증자…당국, 손자회사도 대주주 적격성 검토 기조

이은솔 기자공개 2020-08-06 08:54:4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해외자산운용사를 인수하려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기관경고 징계가 확정될 경우 1년 간 대주주 변경 승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가 해외 금융사를 손자회사로 인수하는 경우에도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제재심에서는 한화생명에 대한 기관경고 두 건이 병합심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심을 거치면 원안대로 확정하거나 징계 수위가 감경될 수도 있는데, 두 건이 심의중이라 한 건만 기관경고로 최종 결정돼도 중징계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다.

한화생명의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올해 초부터 검토했던 해외자산운용사 인수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 한화자산운용에 증자하며 해외자산운용사 인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대체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현지 운용사를 인수해 '해외자산운용사-한화자산운용-한화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었다. 이 같은 지배구조가 만들어지면 해외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이 한화생명의 연결 순이익에 계상되면서 규모가 더 커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복병을 만났다. 금융사가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될 경우 1년 간 신사업 진출과 대주주 변경 승인이 제한된다. 보험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 15% 이상을 취득해 자회사를 새로 편입하는 경우에는 징계와 관련해 별다른 조항이 없지만, 해당 회사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경우에는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내사가 아닌 해외사를 인수할 때도 같은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화생명의 경우에는 직접 자회사가 아니라 자산운용을 통해 손자회사로 인수를 검토중인 상황이었는데, 이 경우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손자회사 인수시에도 대주주 적격성 제한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사를 인수해 대주주 변경 승인을 감독당국에 신청할 경우 중징계 여부가 영향을 준다"며 "최근 금융위는 손자회사도 자회사와 같은 기준으로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경우에는 선례가 없고 보험사, 자산운용사가 각각 적용받는 법령이 다른만큼 실제 승인 심사가 들어오면 법률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관경고 징계가 확정되면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확대를 하려던 한화생명의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올해 2월부터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5100억원을 증자했다. 5100억원 중 1500억원은 한화자산운용의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법인 역량 강화에, 600억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최근 부상하는 부문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3000억원은 경쟁력있는 해외자산운용사 인수 등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당시 한화생명이 5100억원이라는 자금을 펀드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지 않고 자회사에 증자해준 건 지속가능한 자산운용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보험업계에서는 보유채권이나 부동산 매각 등 운용수익을 제고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제외하고 경상적 수준에서 얻을 수 있는 운용이익률은 2퍼센트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운용자산이익률은 3.45%였다. 금리 인하로 가격이 오른 해외채권을 매각하고 국내채권을 매입하는 교체매매를 단행한 결과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보험사처럼 국채 등의 안전자산에 투자하지 않는 대신 수익률이 높다.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의 역량을 키워 자회사인 한화손보 등 그룹 보험사의 자산 운용 창구로 키우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해외운용사 인수가 불가능해지면 한화생명과 한화운용으로서는 재무전략을 다시 세울 수밖에 없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생명으로부터 증자받은 자금 중 해외법인 역량 강화를 위해 사용하기로 한 일부는 이미 집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자산운용사 인수 등에 사용하려던 3000억원의 증자금은 당장 집행할 곳이 없어진 상황이다. 우선은 단기자금으로 운용 중이지만 당초 증자 목적은 장기 인프라 투자였던만큼 한화생명은 중징계가 확정되면 새로운 용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인수 관련해 현재까지 진척상황은 없다"며 "증자받은 자금 중 운용사 인수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던 금액은 단기로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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