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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업개편 중간점검]호텔·토지부터 기내식사업까지…'전방위 매각' 7개월①자구안 이행 위해 항공 유관 사업도 정리, '조현아 지우기' 계속

유수진 기자공개 2020-09-03 14:23:1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자산·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며 첫 발을 뗀지 어느덧 7개월째다. 이 기간 '팔고 싶은' 자산뿐 아니라 '팔릴 것 같은' 매물을 전방위로 검토해 모조리 시장에 내놨다.

대한항공의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은 건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현금줄이 말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받으며 자구안 이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체결한 특별약정은 대한항공이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서도록 채찍 역할을 했다.

◇3자연합 의식한 조원태 회장, 사업재편 돌입...코로나19로 '속도'
조원대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이 사업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건 올해 2월부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작년 11월 미국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처음 계획을 밝힌 이후 3개월 만에 내용이 구체화됐다. 당시 조 회장은 비핵심·저수익 사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개편 작업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건 대한항공 소유의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전량이다. 이후 곧바로 호텔사업이 추가됐다. 칼호텔네트워크의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시작으로 국내외 호텔이 전부 매각 대상에 올라 검토되기 시작했다. 조 회장이 밝힌 구조조정 대상 선정 조건에 딱 맞는 매물들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진그룹의 매각 작업은 KCGI 등 3자연합을 의식하는 성격이 강했다.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3자연합에 맞설 카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KCGI는 2018년 말 처음 한진그룹을 공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를 문제 삼아왔다. 유휴자산을 매각해 이를 개선하라는 요구도 줄기차게 했다.

이후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며 한진그룹의 매각 원칙에 일부 변화가 생겼다. 채권단의 개입으로 더 이상 독자적인 구조조정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양측이 체결한 특별약정에는 채권단의 1조2000억원 유동성 지원을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2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적인 약정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그간 양측이 밝힌 내용을 종합해보면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외에 송현동 부지와 사업부 매각으로 내년 말까지 1조원을 추가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채권단 개입으로 매각 범위 확대…'조현아 지우기'는 그대로

대한항공은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컨설팅을 의뢰해 기내식·기판, 항공정비(MRO), 마일리지사업부 등에 대한 자산가치 책정에 돌입했다. 서울시의 개입으로 우선적 목표였던 송현동 부지 매각에 차질이 생기면서 항공업 유관사업까지 검토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기내식과 MRO는 당초 한진그룹이 전문영역으로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던 사업부문이다.

이렇게 '알짜사업'을 시장에 내놓으면서까지 자구안 이행을 서두른 건 미충족시 한진칼 보유 대한항공 지분 일부를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는 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자구안 이행 촉구를 위해 자본확충 금액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확보한 지분(3000억원 규모)을 담보로 받기로 했다. 대한항공 보유 한국공항 주식 188만5134주(59.54%) 전량은 이미 담보로 받고 근질권도 설정해뒀다.

결국 대한항공은 유상증자(1조1270억원)와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에 성공하며 채권단과 약속한 '2조 자구안'을 사실상 조기에 완성했다. 기내식·기판사업 양수도대금은 9906억원이지만 추후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지분 취득 비용 등을 제하면 8000억원 가량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부족분은 남은 기간 호텔이나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관통하는 이슈가 '조현아 흔적 지우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자산 매각 작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KCGI·반도그룹과 손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호텔과 레저는 조 전 부사장이 재직 당시 애정을 갖고 키워온 사업이다. 송현동 부지 역시 조 전 부사장이 7성급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매입을 주도했던 땅이다. 기내식도 마찬가지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호텔사업본부장을 거쳐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후 조 전 부사장이 기내식·기판사업으로 경영 복귀를 원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밖에도 대한항공이 지난달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사원주택을 매각하고 ㈜한진은 렌터카사업과 부산 범일동 부지를 매각하는 등 그룹 차원의 유휴자산과 비핵심사업 정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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