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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업개편 중간점검]매각작업 '계속', 1순위는 호텔...재무개선 '초점'③자구안 달성 별개 사업개편 추진...조현아 복귀 차단 관측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9-07 11:40:2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16: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국내외 호텔 등 자산·사업 매각 작업을 계속 이어간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한항공 유동성 지원 조건으로 내세웠던 '2조 자구안' 마련을 끝마쳤지만 이와 별개로 사업개편은 마저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목표였던 유휴자산·저수익사업 정리를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진가 삼남매 중 막내이자 조원태 회장 편에 선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계열사 임원직을 추가로 맡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다.

◇호텔 6개 중 5개 매각, 美 LA 윌셔는 리파이낸싱

3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최근 대한항공 자구안과 별개로 국내외 호텔과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의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호텔'을 우선순위에 놓았다. 사업개편 초기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만 매물로 내놨었으나 사업성 검토를 거쳐 나머지 호텔들도 매각 대상에 추가했다.

현재 한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호텔은 총 여섯 개다. 국내에는 한진칼의 100%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서귀포 칼호텔 △제주 칼호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을 갖고 있다. 이 중 파라다이스호텔은 현재 유휴상태로 영업을 하지 않은 지 12년이나 됐다.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이 매각 대상이다.


한진그룹은 2008년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위치한 파라다이스호텔을 인수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인접해있는 서귀포 칼호텔과 연계해 개발하면 고급 휴양시설로 변모가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인수를 결정했다. 파라다이스호텔은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겨울 별장으로 이용했을 정도로 이국적인 시설과 아름다운 정원을 갖춰 제주 최고의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인수 후 그룹 내에서 투자 후순위로 밀리며 계획이 무산됐다. 외부 투자유치도 시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0년 넘게 부지와 건물을 갖고만 있다가 작년에 사업성 검토를 실시했다. 개발가치가 매각가치보다 낮다는 결과를 받아들고서야 시장에 내놓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와이키키리조트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이 호텔은 한진칼의 100% 자회사인 Waikiki Resort Hotel Inc. 소유다. 매각가격으로는 약 1200억원(1억 달러) 가량이 거론된다. 나머지 하나는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Hanjin International Corp.(HIC)의 LA 윌셔그랜드센터다. 유일하게 매각에서 한발 떨어져있는 호텔이다.

사실 윌셔그랜드센터는 2017년 개관 이래 3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실적으로 따지면 1순위 매각 대상이다. 심지어 HIC는 다음달 대한항공이 지급보증을 선 약 1조원(9억 달러) 규모의 차입금 만기도 돌아온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매각 대신 리파이낸싱으로 방향을 정했다.

코로나19로 적절한 가격산정이 어려운 데다 호텔이 갖는 상징성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윌셔그랜드센터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오랜 꿈이자 한진그룹이 미국에 세운 새로운 랜드마크다. 조 전 회장은 2017년 6월 개관식에 직접 참석해 "윌셔그랜드센터 개관은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LA와의 약속을 완성시킨 것"이라며 "LA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기내식·기판사업 매각 마무리와 호텔 매각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라며 "자구안과 별개로 기존에 발표했던 유휴자산 매각을 마저 진행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두르는 호텔 정리, 조현아 전 부사장 의식?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호텔사업 중심으로 정리를 서두르는 것과 관련 조현아 전 부사장과 연관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종의 '맞대응'이라는 설명이다.

호텔은 조 전 부사장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분야이자 그룹 내 지지기반이었다. 그는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한 뒤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거쳐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장,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을 잇따라 맡았다. '땅콩 회항' 이후 3년4개월만에 잠시 경영에 복귀했을 때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돌아왔다. 사실상 '조현아=호텔' 공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따라서 호텔을 줄줄이 매각하는 건 한진그룹 내에 조 전 부사장의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이해할 수 있다. 혹여 돌아오더라도 더 이상 설 곳이 없다는 경고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최근 한진그룹이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한진 전무와 토파스여행정보의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조 회장 손을 잡은 조 전무의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해주는 건 언니인 조 전 부사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두 사람은 2018년 조 전무의 '물컵 갑질'로 경영 일선에서 함께 물러나 자숙에 들어갔었으나 2년 뒤인 지금은 서로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갑질 당사자인 조 전무는 작년 6월 회사에 돌아온 반면 동반책임을 졌던 조 전 부사장은 복귀 무산 후 3자연합에 합류했다.

한진그룹 측은 "조 전무의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 선임은 코로나19 이후 비중이 커지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의 폭을 넓히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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