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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M&A]연임한 이동걸 산은 회장, 딜클로징 미룰까 당길까임기에 맞춘 일정 '급하지 않아' vs 연임 첫 성과물 '드라이브'

이은솔 기자공개 2020-09-14 08:15:5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KDB생명보험 매각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끈다. 임기 내 딜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없어져 여유가 생겼다.

다만 연임을 계기로 오히려 매각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상반된 관측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맞물린 해석이다.

이 회장은 11일 연임 첫 날을 맞이했다. 하루 전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청와대가 임명 절차를 마치면서 26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한 산업은행 회장이 됐다.

당국이 이례적으로 이 회장을 유임한 이유로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기업 구조조정 과제가 꼽힌다. 아시아나항공과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국가기간산업의 매각과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이 회장 체제 속에서 산업은행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거래에는 KDB생명도 있다. 규모가 큰 딜로 보기는 어렵지만 이 회장 부임 후 수년 동안 꽉 막혀 있던 매각 절차가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산업은행은 매각 거래가격 논란으로 KDB생명 매각에 지속해 실패하며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해결사로 나서준 덕분에 매각을 마침내 개시할 수 있었다.

당초 IB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연임할 경우 KDB생명 매각을 기존처럼 타이트한 일정대로 끌고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5000억원대로 거론되던 매각가를 2000억원까지 크게 낮춰 잡음을 낳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 매각 절차를 끝내기 위해 산업은행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KDB생명 매각 일정은 이 회장의 임기와 맞물려 돌아갔다. 지난 7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을 당시 부여한 배타적 협상기간은 두 달이었다. 8월말까지 우협 지위를 유지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9월 초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회장의 임기 종료일인 9월 10일 전에 딜클로징이 가능한 구조로 짜여졌다. 다만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는 투자자 모집 일정이 늦어지자 합의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9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작 거래는 완료하지 못했고 이 회장은 연임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 회장 연임을 계기로 KDB생명 매각에 오히려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또 다른 해석도 일부 나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틀어진 만큼 KDB생명 매각이라도 일정대로 서둘러 마무리하는 쪽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아시아나항공 거래 무산으로 산업은행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 회장이 직접 나서 매각 거래를 주도적으로 끌어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회의 종료 후 매각 무산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산업은행 입장에서 보면 KDB생명 매각이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진행 중이었던 핵심 매각 거래가 잇따라 무산되는 사례를 보여주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 차례 불발된 KDB생명 매각을 성사시킨다면 연임 첫 성과로 상당히 양호한 결과물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당국이 연임이라는 카드를 사용했다는 건 이 회장에게 기업 구조조정에 관한 전결을 맡겼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과 다름없다. 결국 이 회장 결정에 따라 KDB생명 매각도 명운이 갈리게 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 내에서 KDB생명 매각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사람이 바로 이동걸 회장"이라며 "연임을 계기로 든든한 뒷배가 생긴 산은이 더 적극적으로 매각을 타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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