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악사손보, 순익 6억에 매각가 3000억 '과도한 밸류' 리딩금융 경쟁에 과열된 보험 M&A 시장…이번에도 '오버페이' 우려

이은솔 기자공개 2020-09-14 08:15:3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악사(AXA)손해보험의 예비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악사 측이 매각가로 3000억원 넘는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과도한 밸류에이션'이란 지적이 나온다. 포트폴리오 확대가 절실한 금융지주사들로 인해 보험 매각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이란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악사손보의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오는 18일 예비입찰에 나선다. 전략적투자자(SI)인 금융지주사와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투자펀드(PEF)가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FI보다는 비은행 계열사 완성에 관심이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딜을 완주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매도자 측에서는 매각희망가로 3000억원에서 4000억원까지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악사손보의 순자산가치는 2383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에서 1.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험업계에서는 악사손보의 매각희망가가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보고 있다. 핵심 근거는 '수익창출력'이다. 악사손보가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6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79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올해 위험률차손익(사차익)이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통행량과 자동차사고, 보험금 청구 등이 줄면서 악사손보의 손해율은 지난해말 85.3%에서 올해 상반기말 81.7%로 안정됐다. 같은 기간 악사손보의 발생손해액은 110억원, 경과보험료는 240억 증가했다. 지급한 보험금보다 거둬들인 보험료의 증가분이 더 큰만큼 사차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효과일지 손익 개선세일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금융사의 밸류에이션 측정에는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활용된다. 악사손보 PBR의 비교 대상이 되는 건 가장 최근 매각이 이뤄진 손해보험사인 하나손보(옛 더케이손보)다. 자동차보험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금융지주사에 매각됐다는 점에서도 악사손보의 매각과 유사한 상황으로 보고있다. 하나손보가 최종적으로 PBR 1배를 적용받으면서 매물로 언급되는 손보사들도 다들 PBR 1배를 최소치로 잡는 모양새다.

다만 하나손보의 실질적 PBR을 0.7배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인수가격을 논의하던 2019년 3분기 기준 PBR이 0.7배였기 때문이다. 매각이 진행되는 동안 자동차 손해율과 투자자산 손실 등을 반영하며 자기자본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PBR이 1배까지 뒤늦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올해 매각이 완료된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PBR 0.8배를 부여받았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우량매물이지만 금리 변동에 민감한 생보사라는 이유로 PBR 1배가 되지 않았다. 시장에 나와있는 또 다른 매물인 라이나생명의 경우 순자산(1조6752억원)의 1.2배인 2조원 가량이 거론되고 있다. 라이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무려 22%에 달할 정도로 수익창출력이 좋은 회사다. 악사손보의 ROE는 상반기말 0.52%로 같은 선상에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리딩금융' 경쟁에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 기준으로 금융지주사들의 순위를 매기고,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면서 비은행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탓에 금융지주사들이 고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서도 보험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생겼다는 의미다.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KB금융의 푸르덴셜 인수에서도 '오버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신남방시장에서 인수 경쟁을 벌이며 매물 가격이 올라 결국 '제로섬게임'이 되지 않았냐"며 "외국계 보험사들이 연일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 지주사들이 비싼값을 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