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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103억 승소금 회계 계정 변경 '왜?' 1분기만에 '선수금→예수금', "자금 성격·외부감사인 의견 반영"

박창현 기자공개 2020-09-17 07:14:0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14: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태양'이 주주 대표 소송 승소금의 회계 계정을 변경했다. 당초 유입 자금을 선수금으로 잡았지만, 3개월만에 예수금 계정으로 변경했다. 외부감사인의 의견과 자금 성격을 감안해 계정 변경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주주대표 소송 승소 사례가 많지 않아 계정 분류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은 올해 예상치 못한 거금을 확보했다. 주주대표 소송에서 이기면서 103억원 가량의 승소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송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휴대용 부탄가스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태양 등 썬그룹 계열사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며 총 1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섰다. 썬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동시에 경영도 책임지고 있는 현창수 대표이사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으니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며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법적 공방 끝에 올해 초 1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현 대표의 법령 위반 행위가 중대하고 과징금 역시 1년치 영업이익에 이를 정도로 막대해 주주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 과징금 160억원의 60%에 해당하는 96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에 따라 현 대표는 배상금을 태양 측에 지급했다. 이자 비용까지 포함해 태양에 실제 들어온 돈은 103억9300만원에 달했다. 태양은 해당 승소금을 1분기 재무제표에 곧바로 반영했다.

다만 회계 계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추가 재판 결과에 따라 반납할 수도 있는 자금인 탓에 큰 틀에서 '기타유동부채'로 인식하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어떤 세부 계정을 따를지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결국 1분기 중 태양 측은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과 협의를 통해 승소금을 기타유동부채 계정 내 '선수금'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불과 3달만에 태양은 다시 이 자금의 계정을 '예수금'으로 잡았다. 자금은 똑같은데 한 분기만에 계정을 달리 한 셈이다.

시장에서도 승소금을 선수금으로 인식한 과거 판단이 오류가 있어 계정 변경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선수금은 공사나 상품 주문을 받고 미리 수령한 돈을 의미한다. 소송 결과를 계약으로 인식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일회계법인과 태양 또한 이 같은 맹점을 인지하고 곧바로 계정 변경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예수금은 임시로 보관하는 자금의 계정으로 상거래 계약의 연장선에 있는 선수금과는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예수금 계정으로는 부가가치세와 근로소득원천징수세 등이 있다. 물론 예수금은 잠시 자금을 갖고 있다가 제3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자금의 성격을 지닌다. 주주 대표 소송 승소금과 완전히 일치하는 계정은 아니지만 선수금보다는 더 유사성이 많아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태양 관계자는 "2분기에 회계 감사를 하면서 승소금을 선수금에서 예수금 계정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며 "외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회계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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