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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악사손보 인수 눈독? '참여 안해' 검토 거쳐 활용방안 미미 판단, 디지털손보 예비인가 준비 매진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17 08:03:3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악사(AXA)손해보험 인수전 흥행 키를 쥐고 있던 카카오페이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온 악사손해보험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판단했다. 그간 잠재 원매자로 거론됐던 카카오페이가 빠지면서 신한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 등으로 인수 후보자가 범위가 좁혀졌다.

16일 카카오페이 고위 관계자는 "손보업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던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했던 건 사실"이라며 "다만 악사손보의 포트폴리오가 카카오페이가 그리는 보험업 방향성과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장기적으론 헬스케어 진출을 노리고 있다. 헬스케어 시장은 신계약이 감소하고 성장동력이 줄어든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의료법에 가로막혀 있긴 하지만 기존 계약을 지키고 손해율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지급보험금 절감, 소비자 서비스 품질 향상, 보험료 납입, 적정손해율 관리 등의 기대효과도 있다.

단기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고객을 대상으로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을 개발한다는 청사진이다. 과거와 달리 매출을 극대화해 거둬들이는 보험료를 늘리고 높아지는 손해율을 희석하는 식의 영업형태는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정작 악사손보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80% 이상이다. 카카오페이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고려 중인 헬스케어와 맥이 닿아 있지 않다. 또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고 단기 보험이라서 수익 기여도 낮다.

악사손보가 2년 전부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장기보험 비중을 늘려왔지만 이 역시 카카오페이가 강점으로 여길 만한 사항은 아니었다. 장기보험은 초기 3~4년간 투자가 꾸준히 이뤄져야 그 이후 손익분기점(BEP)를 넘어설 수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한 셈이다.

보험업 라이선스를 취득 차원에서 인수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위해 추진하기에는 기회비용이 과도하게 크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상품 개발부터 판매와 보상까지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악사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하는데 비즈니스 가치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최근 한화손보 등 잠재 매물이 출현할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카카오페이는 기존 계획대로 단독 디지털손보사 설립 계획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카카오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참여하는 구조다. 정확한 지분 구조는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신청 시기도 미정이다. 예비인가 신청 자체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보험상품 생산자로 나서기 위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겠다는 방향성은 확실하다.

손보업 사업 확대 계획은 이미 오래전 그렸다. 전자금융업자인데도 자회사로 보험대리점인 인바이유를 두고 있는 이유다. 인바이유를 통해 기존 보험시장의 큰 손이었던 생명보험이나 암보험, 연금보험 등 대신 여행자, 반려견, 자동차 등 미니보험 판매에 주력해왔다. 기존 판매채널인 GA나 보험중개(브로커)를 보완하는 성격에 가까웠다. 일명 보험판매를 위한 플랫폼 사업을 한 셈이다.

최근에는 직접 보험상품 개발에 참여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핀테크인 카카오페이가 보험업력이 약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전문역량을 끌어올릴 '협력자'가 필요했다. 얼마 전까지 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형성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상품 개발과 운용 등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 5월 계획을 철회하고 카카오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로 결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주주인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간 지분 구조에 마찰이 있었다"며 "상품 개발 발향성에서도 이견차가 분명해 합작 손보사는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컨소시엄 추진시 삼성화재의 지분 구조는 15~20%로 이야기될 뿐 확정하지 못했다.

손보사 M&A는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의 상품개발 권한이 높아질 뿐 아니라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안이란 분석도 있었다. 당국의 규제 걸림돌이도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었다. 앞서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탈히 통과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페이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인수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향후 여러가지 금융서비스에 도전할 계획이라 금융당국에 빅테크라는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을 지양했다"며 인수전 불참 결정 배경을 밝혔다.

악사손보의 예상 매각가는 3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순자산 2366억원에 경영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최근 보험사M&A의 순자산가치(PBR)가 대부분 0.5~0.8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00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악사손보의 예비입찰은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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