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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무형자산 분석]넷마블, M&A로 늘어난 몸집…역대급 무형자산 1.4조③자산총계 20% 무형자산 차지…글로벌 게임사 인수 결과

서하나 기자공개 2020-09-23 08:12:42

[편집자주]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 가능한 비화폐성 자산을 말한다. 게임산업에서 IP와 같은 무형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평가하는 제대로 된 회계 기준이 없어 실제보다 과소계상한 가치만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계에선 핵심무형자산 지표를 도입해 개인과 기관 투자자간 회계 정보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벨에서 게임사별 무형자산의 가치를 다각도로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은 3N 중 시가총액이 가장 작다. 세븐나이츠 등 대표 IP의 존재감 역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밀린다. 하지만 무형자산 규모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무형자산 규모보다 각각 28배, 2.3배 많은 무려 1조4000억원에 이른다. 넷마블 자산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에 해당한다.

넷마블의 무형자산 평가는 비교적 최근에 대형 글로벌 게임사 다수를 인수합병(M&A)한 결과물로 보인다. 또 누구보다 무형자산 관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넷마블은 매년 리니지2레볼루션 등 타사의 IP 사용 대가로 연평균 1조원의 지급 수수료를 지출하고 있다. 연매출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코로나19 이후 '보이지 않는 가치'로 불리는 무형자산의 가치평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일찍부터 무형자산 평가에 공을 들인 넷마블이 좋은 선례로 평가된다.
리니지2레볼루션. 출처 : 넷마블.

◇덩치는 작지만 '무형자산'은 탄탄

한국을 대표하는 3N 게임사의 시가총액은 넥슨(25조원), 엔씨소프트(18조원), 넷마블(15조원) 순이다. 하지만 무형자산 규모로 보면 순위는 전혀 달라진다.

넷마블은 상반기 말 연결기준 무형자산으로 약 1조3952억원을 계상해 엔씨소프트의 약 495억원의 28배, 넥슨의 약 6016억원(무형자산 1752억원, 영업권 4263억원)보다 2.3배나 많았다.

넷마블은 3N 중 가장 많은 무형자산을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산의 평가 방식에 대해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넷마블은 "무형자산에는 영업권, 산업재산권, 개발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기술력, 기타의 무형자산 등이 모두 포함된다"라며 "무형자산의 공정가치 평가를 위해 기술력과 고객관계로 나눠 각각 다기간 초과 이익 접근법, 소득접근법 등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기간 초과 이익 접근법(Multi-Period Excess Earning)이란 무형자산과 관련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이익에서, 그 이익을 창출하는데 이용된 다른 자산의 원가를 차감한 뒤 금액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한 현재가치의 합을 말한다. 보통 간접적으로 무형자산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소득접근법(Income approach)은 시장접근법, 자산접근법과 함께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 방식이다. 현재 사업구조 및 손익구조를 기준으로 동종산업 및 회사의 경영방침에 근거해 장래 현금 흐름을 추정하고, 이를 위험률이 반영된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해 평가 시점에서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연결기준,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M&A로 키운 몸집 무형자산으로 확인

넷마블의 철저한 무형자산 평가의 배경엔 다수의 M&A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무형자산 규모는 2015년 말 4476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상반기 말 1조3952억원으로 5년간 3배 이상 불어났다. 세부적으로 무형자산 규모가 단번에 뛴 시기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인데, 이 기간에만 증가율이 2.7배에 이르렀다.

이 기간은 넷마블이 대규모 M&A를 진행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넷마블은 2015년 북미 등 서구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잼시티 지분 60%를 약 150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엔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게임사 SGN을 통해 마블 모바일 게임 제작사 타이니코(TinyCo)에 약 150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에는 캐나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을 약 9000억원에 인수했다.

넷마블은 2017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자회사 카밤 인수에 따른 무형자산 1597억원, 영업권 6771억원, 타이니코 인수에 따른 무형자산 395억원, 이츠게임즈 인수에 따른 무형자산 60억원 등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약 5400억원이던 무형자산 규모도 약 1조2368억원으로 증가했다. M&A에 앞서 무형자산 평가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넥슨도 넷마블 못지않게 활발한 M&A를 시행했다. 두 회사의 무형자산 평가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바로 시기와 방식이었다. 넷마블은 비교적 최근인 2016년 이후, 국내가 아닌 해외 게임사를 주로 인수했다. 반면 넥슨은 국내 게임사인 위젯스튜디오(2004년), 네오플(2008년), 엔도어즈 및 게임하이(2010년) 등을 주로 인수했는데 당시만 해도 무형자산에 대한 평가 방식이나 기준이 현재보다 한참 미비한 시기였다.

◇아킬레스건 IP, 미래엔 '무기' 될 수도

세븐나이츠, 출처 : 넷마블.

게임업계에선 넷마블의 아킬레스건으로 IP(지적재산권)을 지적한다. 세븐나이츠 등을 제외하면 소위 '초대박'을 터뜨린 IP가 제한적인 탓이다. 넷마블은 타기업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리니지2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은 모두 대표적인 타사 IP 기반 게임들이다.

이 게임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만큼 넷마블이 지급해야할 비용도 늘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기준 지급수수료로 약 9104억원을 지출했다. 상반기에도 지급수수료 규모는 5584억원에 이르렀다. 2016년부터 상반기까지 넷마블이 지출한 지급수수료를 모두 합치면 약 4조2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넷마블의 누적 매출인 9조3434억원의 약 45%에 이르는 규모다.

반면 넷마블의 대표 IP라 할 수 있는 세븐나이츠도 순항하고 있다. 2014년 3월 출시 이후 약 반년 만에 구글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에 올랐고,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게임상, 기술·창작상 등 2관왕을 달성했다. 2015년 10월엔 해외로 진출해 일본에서 국내 게임 최초로 최고 매출 3위를 기록, 현재까지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무형자산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무형자산을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의 밸류에이션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흥미롭게도 '매우 그렇다'(strongly agree)의 비율이 무려 50%를 나타냈다. 출처 : SK증권 리포트.

최근 증시를 이끌고 있는 성장주를 보면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시가총액 20위 안엔 네이버, 카카오, 삼성SDI,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IT기업을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이 다수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코로나19를 계기로 M&A와 R&D 등을 통해 축적한 특허, IP, 영업권 등 보이지 않는 가치의 경쟁력이 본격 반영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형자산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나 방식은 미비한 실정이다. 가장 최전선에서 무형자산 평가를 진행하는 VC 업계 관계자도 "무형자산 평가에 대해 정해진 룰이나 공식은 없다"며 "말 그대로 기업별 정성평가를 한다고 이해하면 편하다"라고 전했다.

무형자산을 나름대로 수치로 분석하려고 시도한 인물 중엔 밸류에이션의 대가로 알려진 미국의 다모다란(Aswath Damodaran) 교수, 한국의 이효석 SK증권 연구원 정도가 꼽힌다. 이 연구원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투자하는 법'이란 리포트에서 무형자산의 세가지 특징을 3D(difficult)로 표현했다. 그는 "첫째로 무형자산은 거래(Transaction)가 어렵고, 그래서 가치를 평가(Valuation)하기도 어렵고, 담보(Collateral)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대출(Loan)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형자산 가치평가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는 시대, 남들보다 빠르게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평가에 공을 들인 넷마블의 사례가 재평가될 날이 머지 않았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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