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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유니콘 '김집사'의 진화, 떡잎부터 알아본 모험자본 [VC 언택트 투자파일]심부름 대행서 아파트 종합플랫폼 변신, 100억 시리즈B 유치 순항

임효정 기자공개 2020-09-21 08:07:01

[편집자주]

코로나19는 벤처캐피탈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언택트) 사회의 도래다. 창업 생태계도 언택트 업종이 큰 수혜를 입으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선견지명을 갖고 투자를 단행한 벤처캐피탈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예기치 못한 외생변수 속에 효자로 부상한 언택트 스타트업과 투자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8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도시 주거 형태가 아파트 위주로 재편화되면서 단지 내 생활권이 보편화됐다. 국내 주거유형 변화를 기회로 삼아 사업모델을 제시한 곳이 '달리자'다.

달리자는 단지 내 심부름 대행 서비스인 '김집사'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부름 수요가 20% 이상 증가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더 나아가 아파트 관리, 커뮤니티 등 단지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몇몇 벤처캐피탈은 일찌감치 달리자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베팅했다. 아파트 단지 종합 플랫폼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달리자는 설립 1년 만에 시장 개척의 선구자로 불리는 '퍼스트펭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 7월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설립 3년이 채 안된 시점에 퍼스트펭귄과 아기유니콘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첫 사례다.

◇종합 플랫폼 성장성에 베팅…10월 시리즈B 라운드 종료

2018년 1월 설립된 달리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생활 심부름을 대행하는 서비스 김집사를 주력 사업모델로 삼았다.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 단지를 타깃으로 했다.
최우석 달리자 대표
음식을 배달해주는 타 업체와 무엇이 다를까 싶지만 어떤 심부름이든 최저 2000원에 20분 이내에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단지 내 전문 인력인 김집사가 상주하고 있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최우석 달리자 대표는 "심부름 서비스라고 하면 음식 배달을 많이 떠올리지만 병원 대기, 물건 찾아주기, 커피 한잔 배달 등 필요한 일이 다양하다"며 "음식의 경우 중심상권 내 상점은 통상 배달도 가능하지만 단지 내 상점 가운데 배달해주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오히려 기회였다. 집밖 생활에 제한이 생기면서 심부름 서비스 수요는 더 늘었다. 효율화를 위해 서비스 대상을 기존 40만가구에서 30만가구로 줄였는데도 전체 수요는 20% 이상 늘었다. 갤러리아, 롯데백화점과 계약을 맺고 식품관과 푸드코트의 음식을 인근 아파트에 배달해주는 '김집사 블랙'도 본격 시작돼 수익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달리자는 여기에 그치 않고 아파트 단지 내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지속해 추진 중이다. 하나의 앱에서 관리비 결제는 물론 심부름 서비스, 커뮤니티 센터 예약까지 가능한 구조다. 향후 중고장터, 부동산 중계 등 여러 서비스를 추가해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종합 플랫폼은 벤처투자캐피탈이 주목한 사업모델이기도 하다. 아파트 단지로 재편화되는 주거환경에서 사업 기회를 잘 잡았다는 평가다.

달리자는 지난해 9월 6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95억원 수준이다. IMM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이 달리자의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리드한 IMM인베스트먼트의 나광국 상무는 "생활권 내에서 여러 서비스가 새롭게 나오고 있는데 현재는 파편화돼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며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의 역할은 자금조달 그 이상이었다. 필요한 인력을 추천하고 전략적투자자(SI)를 연결해주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투자사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풍부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누굴 만나야 할지 연락처를 제공하고 같이 거래처를 방문해 직접 소개를 시켜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달리자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이어 1년 만에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나섰다. 다음달 초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패 딛고 4번째 창업…월간김집사·이웃집사 서비스 론칭 예정

달리자는 설립 3년차에 퍼스트펭귄에 이어 아기유니콘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신용보증기금은 유망 창업기업 중 미래 성장성이 높은 창업 기업을 퍼스트펭귄으로 선정한다. 달리자는 설립 1년 만인 지난해 4월 퍼스트펭귄으로 인증 받은 데 이어 올 7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유니콘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결과물은 한순간에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다방면에서 쌓은 내공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 대표는 달리자에 앞서 3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대학생 시절 창업에 두 차례 도전했으며, 직장 생활을 접고 모바일 앱 제작과 관련해 또 한 차례 창업을 했다. 방송국, 게임사, 엔터테이먼트사가 초창기에 만든 모바일 앱은 대다수 최 대표의 손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장성에 한계를 부딪히며 실패를 맛봐야 했다. 실패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동력을 지속해 만들게 된 것도 과거 실패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최 대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심부름 대행 서비스로 성장 가능성을 엿본 달리자는 종합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오는 11월부터 해당 상권 내 상점을 소개하는 매거진 '월간 김집사'를 발간할 예정이다. 그간 비싼 광고료에 부담이 컸던 점주에게도 홍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초 론칭을 앞둔 서비스도 있다. 바로 '이웃집사'다. 단지 내 주민이 이웃집사가 돼서 지금의 김집사가 하는 일을 해주는 서비스다. 달리자는 김집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김집사를 계속 늘릴 수만은 없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이웃집사다.

최 대표는 "설립 2년차까지 서비스 확장에 주력했다면 이번 투자를 통해 플랫폼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편리하게 쓰면서도 점주들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을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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