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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동시투자 ETF, 펀드기준가 '컷오프'에 난색 국내는 당일, 해외는 전일 종가 적용…"신규 설정 막힌다" 우려

허인혜 기자공개 2020-09-22 07:51:02
펀드 기준가격 산정 컷오프 제도를 앞두고 국내외 자산에 동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이 해결책을 찾고 있다.

국내 주식은 당일 종가를, 해외 주식은 전일 종가를 사용하도록 해 각기 다른 시점의 종가를 같은 기준가격의 재료로 써야하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사들은 당일종가와 전일종가 기준가격을 각각 산출할 수 있는 사무관리사를 찾아 대응에 나섰다.

◇펀드 기준가격 '컷오프' 내달 시행, 국내 당일·해외 전일종가 규정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5일을 기점으로 펀드 기준가 컷오프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컷오프는 사무관리사가 펀드를 평가하기 위해 수집하는 정보의 마감시간(Cut-off)을 정하는 제도다. 현재까지는 펀드 평가의 기준인 기준가격을 계산할 때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거래내역을 파악해야 했다.

기준가격 수식에 장 마감가가 포함돼서다. 국내 주식시장 종가는 오후 3시 30분 이후 검증이 가능했지만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나라마다 장 마감시간이 각기 달라 야간까지 장 마감을 기다리는 등 업무가 과중됐다.

컷오프 이후 자료 마감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다. 시행일부터 자산운용사는 증권사로부터 매매체결 내역을 받아 이를 사무관리사에게 오후 5시 30분까지 제공해야 한다. 사무관리사는 이전에 받은 매매체결 내역만 당일 기준가에 반영하고 이후 받은 내역은 다음날 기준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국내 주식은 당일 종가를, 해외 주식은 전일 종가를 사용해야 한다.

펀드 기준가격 산출 재료인 편입자산 종가 기준이 정해지며 일부 펀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직접적인 제도 변경 대상이 될 예정이다. 아시아지역 투자 펀드들은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국내와 시차가 크지 않아 당일 종가를 사용하는 펀드가 많았다. 앞으로는 일본과 중국 등 시차가 적은 나라라도 전일 종가를 활용해야 한다.

ETF에도 동일한 제도를 적용해 기초지수에 편입되는 국내 주식은 당일 종가를, 해외 주식은 전일 종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운용지시는 부득이한 경우 오후 5시 30분을 넘길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뒀다.

한국거래소는 ETF의 투자지표인 장중실시간가격(iNAV)의 계산방식도 변경했다. 그동안 아시아지역 투자 ETF들의 장중실시간가격은 사무관리사가 평가일 기준 당일가격으로 계산한 기준가격에 실시간 지수수익률을 곱해 나타냈다. 컷오프 시행 이후에는 기준가격에 사용되는 종가기준이 전일로 변경됨에 따라 지수수익률 계산을 바꿔야 한다.

◇"국내외 동시투자 ETF 기준가 정확성 떨어진다, 개별 산출로 대응"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에 대한 종가 산출 기간이 달라지다보니 국내와 해외에 동시에 투자하는 다국적 ETF가 난제로 남았다. 국내 주식은 당일종가로, 해외 주식은 전일종가로 달리 평가한 기준가격에 당일종가기준의 지수수익률을 곱하면 iNAV의 의미가 퇴색되서다. 법적 기준인 해외 주식 전일종가 반영을 지키려면 장중 가격의 오류를 감수해야 했다.

때문에 일부 다국적 ETF는 기준가격을 다시 한 번 계산하는 방법을 고심했다. 법적 기준에 맞춘 기준가격과 당일 종가를 반영한 추가 기준가를 모두 산출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전일 종가와 당일 종가를 반영한 기준가격을 각각 내놓으면서도 법적 근로시간을 지킬 수 있는 사무관리사가 많지 않았다. 사전에 해외 현지에 설정된 펀드 사무관리에 진출해 나라별 종가에 따른 기준가격 산출 시스템을 갖춘 사무관리사만 개별 기준가격 산출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례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아시아 50 인덱스를 기초지수로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 상장한 우량종목 50개에 분산투자하는 'KINDEX S&P아시아TOP50'의 사무관리사를 한국예탁원에서 미래에셋펀드서비스로 변경했다.

이 펀드는 S&P Asia 50 인덱스를 기초지수로 한다.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해외와 한국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이다. 현재까지는 한국과 홍콩, 대만의 경우 당일종가를 반영하고 오후 6시 이후에 종료되는 싱가포르 주식 가격은 전일종가로 계산해 왔다.

국내외 주가를 모두 반영하다보니 각각 다른 종가기준이 골칫거리가 됐다. 한투운용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전일종가를 반영한 기준가격을 산출하는 한편 당일종가로 계산한 별도의 기준가격을 추가로 내놓는 방식으로 정확성을 높이기로 했다.

두 가지 기준가격을 동시에 산출할 수 있는 사무관리사를 찾던 중 미래에셋펀드서비스와 맞손을 잡았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라 국가별 기준가격 시스템을 구비해뒀다.

베트남과 홍콩 등 미래에셋운용이 현지 펀드를 설정한 국가가 주축이 됐다.·펀드별 기준가격 평가 기준을 구분하는 방식이 유효했다. 한국 기준을 설정하면 국내 주식은 당일 종가, 해외 주식은 전일 종가를 수집해 평가하는 식이다. 베트남 기준을 설정하면 베트남 당일종가를 반영한 기준가격을 산출해 준다.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계열사의 해외 진출, 미래에셋펀드서비스의 해외 서비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마다 기준가격을 각각 산출하도록 시스템을 구비해 대응이 가능했다"며 "불가피하게 해외 주식의 당일종가를 사용해야 하는 국내 펀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개별 운용사가 각자도생의 방법을 찾아야하는 만큼 앞으로 다국적 ETF 상장이 어려워지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의 경우 운용지시는 컷오프 이후에도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뒀지만 기준가격은 다른 펀드와 동일하게 매겨야하는 상황"이라며 "ETF의 경우 기초지수를 산출하는 사업자가 모두 외사이다보니 국내 기준가격에 맞춘 지수를 계산해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는 다양한 국가의 자산을 커버하는 ETF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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