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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회계목적 충당금↓…경쟁사와 다른 양상 감독목적 충당금에 비해 과소추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28 07:16:4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의 회계목적 충당금과 감독목적 충당금을 쌓는 방식이 경쟁사와 다른 양상을 보여 관심을 끈다. IFRS9 도입 이후 국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회계목적 충당금 적립 잣대인 '실현손실'을 '예상손실'에 비해 과소 추정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6월 말 기준 실현손실액과 예상손실액은 각각 9975억원, 1조3058억원이다. 실현손실 규모는 예상손실에 비해 3083억원 가량 적다. 특히 기업여신에 대한 실현손실과 예상손실 편차가 2344억원에 달한다. 즉 기업여신에 대한 회계목적 충당금을 소극적으로 쌓았다는 뜻이다.

실현손실(IFRS충당금)이란 회계목적 충당금으로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출된다. 예상손실은 이와 달리 감독목적 충당금으로 바젤은행감독위원회 기준에 따라 계산된다. 실현손실과 예상손실의 차액은 자본조정 항목인 대손준비금에 반영된다.

또한 예상손실은 바젤기준에 따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승인받은 부도율(PD), 부도시손실률(LGD) 값을 적용한다. 반면 실현손실은 은행별 과거 경험 부도데이터를 기반으로 PD, LGD값을 산출해 충당금을 적립한다. 부도 가능성이 높은 대출채권을 집합평가에서 떼어내 개별평가방법으로 충당금을 산출한다.

감독당국은 통상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RC(Risk Component)값을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예상손실을 쌓게 한다. 하나은행은 이와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당국 방침에 맞춰 예상손실을 조절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나 농협은행의 경우 실현손실을 예상손실보다 크게 계산했다. 우리은행의 6월 말 기준 실현손실은 9836억원으로 예상손실 7460억원보다 많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역시 실현손실은 8138억원, 예상손실은 7433억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올 들어 예상손실이 실현손실을 웃도는 양상을 보이고는 있다. 코로나19여파로 감독기관이 제시한 리스크요소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은 예상손실보다 더 보수적으로 실현손실을 계산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이들 은행은 대기업여신에 대한 실현손실과 예상손실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하나은행과 다르다. 국민은행의 6월 말 기준 대기업 실현손실은 3492억원, 예상손실은 2171억원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기업여신 실현손실이 3195억원, 예상손실이 2943억원이다.

기준: 2020.06

하나은행은 오래전부터 실현손실이 예상손실보다 적은 상태를 이어왔다. 2017년 상반기에는 실현손실이 1조2204억원, 예상손실이 1조9539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양측 차이가 7335억원에 달했다. 이후 2018년 상반기엔 4005억원, 2019년 상반기에는 4747억원 가량의 편차를 보였다.

실현손실은 회계목적 충당금인 만큼 손익에 영향을 준다. 실현손실이 적으면 충당금 부담이 낮기 때문에 손익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여지가 있다.

실현손실과 예상손실의 차액을 대손준비금으로 반영하면 회계기준상 문제될 건 없다. 대손준비금은 손익과 연관이 없는 자본조정 항목이다.


하나은행은 IFRS9 도입 이후 일관되게 예상손실 관점에서 산출했다는 입장이다. Stage2 여신에 대한 개별평가 대상을 확대한 다른 은행과 달리 하나은행은 이전처럼 Stage3 여신에만 개별평가를 적용해왔다. 또한 실현손실을 과소추정한 것이 아니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산출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손준비금 적립을 통해 순익과 BIS자본비율을 지키면서 감독목적상 손실흡수능력을 높인 것"이라며 "미사용한도 관련 적립금이 늘어나면서 대손준비금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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