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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소유구조 단순화, 한국식 가족경영 문제 해결 비법"박경서 고려대 교수 "오너 일가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 행사 구조 변해야"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25 14:47:2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4: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족경영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은 외부 규율 강화와 함께 소유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입니다. 지주사 제도의 약점을 줄이기 위해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장사의 경우 20%에서 30%로 높이는 정부 입법안이 나온 것처럼 서구 사례와 유사하게 소유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경서 고려대 교수(사진)는 25일 더벨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한국 재벌지배구조의 미래'를 주제로 주최한 '2020 THE NEXT 컨퍼런스'에서 우리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른바 재벌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집단이 정부의 암묵적인 경영권 보호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를 대기업 최대주주가 악용하며 부실에 빠진 결과,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은 개선됐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큰 변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교수가 2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0 THE NEXT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외환위기 후 정책적으로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포함시키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해 기관투자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업지배구조 순위에서 아시아 11개 국가 중 9위에 자리했다.

박 교수는 "지배구조 문제가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이라며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했다. 바로 재벌기업의 소유권과 경영권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외부 감시장치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지배주주가 개인일 때 그 권한이 절대적이면 내·외부의 견제장치가 잘 작동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며 "근본적인 지배구조 문제의 원인은 재벌 오너 경영자가 갖는 직접 지분과 기업이 성장하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얻은 간접지분 사이의 괴리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만 봐도 소유권과 경영권의 높은 괴리도를 알 수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5%로 삼성그룹 전체를 경영하고 있다.

박 교수는 "30대 대규모 기업잡단의 경우 지배주주 가족이 보유한 평균 지분율이 4%를 넘어본 적이 없다"며 "그러면서도 계열사 지분율은 40~50%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순환출자, 상호출자, 피라미드식 다단계 소유구조가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정부는 1999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해 소유구조 왜곡을 해결하려 했으나 지주사의 자회사 부분소유를 허용함으로써 제도적인 허점을 만들었다. 박 교수는 "지주사 제도를 법제화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 정도이고 미국과 유럽의 경우 지주사 역할을 하는 모회사가 있지만 법적 강제성은 없다"면서도 "서구의 경우 기업집단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 90~100%를 소유한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과 서구 기업의 지배구조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영 형태인 가족경영 체제 하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괴리에서 나오는 문제점이 더욱 잘 드러난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직접 보유하는 지분율을 낮춰 경제적 책임 부담을 줄이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경영권은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우리 경영 특징이 가족 승계인데 만약 직접 보유하는 지분이 높다면 자녀 승계를 섣불리 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자기 지분율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경영 부실에서 나오는 손실은 최소화하는 반면 경영권을 유지하며 얻는 사적 혜택은 훨씬 상회한다"고 말했다. 무능력한 후계자가 나와도 기업가치 하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족경영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가족경영은 장기적이고 위험한 투자를 가능하게 만들어 책임경영을 이끈다.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 S&P500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가족경영 기업이 전문가 경영 기업보다 ROA와 토빈의 Q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무능한 가족이 경영하거나 사익을 추구할 때 견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박 교수는 어떻게 미국의 가족경영 기업이 기업가치를 높였는지에 주목했다. 그는 "영미법 국가에서는 징벌적 벌금제, 법인격부인제도, 증거개시제도 등 외부 규율이 강해 처벌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의 가족경영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은 외부 규율 강화와 함께 소유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소유요건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해 왜곡된 소유구조를 개선할 것을 제언했다. 박 교수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자회사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을 때 만약 일반 주주와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면 민사소송이 활발하게 벌어진다"며 "자회사 지분을 100% 가까이 가져가며 투명한 소유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전문>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현황을 살펴 보고 여러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말하고자 한다. 국내 재벌기업은 우리 경제의 빠른 성장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정부는 지배주주 경영권 보호 위한 장치를 유지했고 그런 것이 일부 대주주의 사익 추구 문제로 연결됐다. 이로 인해 우리 기업이 부실에 빠지는 문제가 나타났고 1990년대 중후반 누적된 수익성 악화 문제가 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의 배경을 제공했다. 당시 30대 대규모기업집단 평균 부채비율이 370%이었는데 현재 대기업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최대주주가 타인 자본을 가지고 콜옵션인 주식의 가치 제고 요인으로 활용했고 다각화 통해 보유 지분 가치를 위험 분산 유인으로 썼다. 또 말한 대로 경영권 보호에 따라 다양한 사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기업 가치 훼손 문제와 무조건적인 가족 승계 문제가 발생했다.

서구에선 전문 경영인 사익 추구 문제가 많은데 비해 국내 지배구조 문제는 오너 경영자인 지배주주의 문제다. 이런 상황 개선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추진했다. 사내이사 중심 이사회를 사외이사 통해 견제하고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소액 주주권 보호 위한 여러 장치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기관 투자자인 외부 주주로 하여금 경영 개입을 강화하는 조치도 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여년간 실시한 다양한 노력이 효력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현실적으로 제기된다. ACGA 2018 평가에 따르면 아시아 11개국 중 국내 기업 지배구조순위는 9위였다. 이런 것이 주식시장에서 국내기업 주가를 저평가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다.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20여년간 지속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가 열등하게 평가 받는다. 그간 초점 맞춘 건 외부 감시장치였다. 사외이사를 통해 감시하게 한다든가 외부 주주의 목소리 높이게 만들었다. 사실상 외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나 지배주주 개인일때 권력이 절대적이면 외부 또는 내부의 견제장치 잘 작동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늘 초점 맞춘 건 우리 재벌기업 오너 경영자가 갖는 직접 지분과 기업이 성장하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간접지분 간 괴리가 큰 것이다. 이것이 근본적인 지배구조 문제의 원인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의 경우 지배주주가족이 보유한 평균 지분율이 4%를 넘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계열사 지분율은 40~50%를 유지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업집단 상호출자, 순환출자, 다단계식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었다. 지주사 제도 도입 따른 부분을 이용해 경영권 확보 정책을 유지해왔고 흔히 기업 경영자가 행사하는 통제권, 경영권과 실제 갖는 소유지분 간의 괴리도를 문제로 평가하고 서구에선 괴리도를 낮추기 위해 형사·민사·정책적 제도를 만들었다. 우리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주사 제도를 법제화 한 것은 한국과 일본 정도다. OECD 국가 중 실질적 기업집단이 많이 관찰되는 미국, 유럽의 경우 지주사 역할하는 모회사가 있지만 법적 강제성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서구의 경우 대부분 기업집단의 모회사가 90~100% 가까이 자회사를 소유하는 구조로 기업집단을 유지한다. 현재 우리와 외국의 중요한 차이다. 바로 이거 때문에 지배주주 가족의 사익 추구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1999년 지주사 제도를 도입하고 기본 요건으로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는 20%, 비상장사는 40% 이상 소유하도록 요구한다. 선진국은 이런 강제요건이 없다. 국내에서는 지주사가 상장하고 계열사도 상장하는 구조 있을 수밖에 없고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특정 가족이 사익을 추구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심지어 단일 기업이 내부지분율 높이기 위해 두 회사로 쪼개 하나가 모기업 되고 다른 기업이 자회사 되는 이상한 현상도 관찰된다. 우리나라 법제도의 커다란 약점이자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종근당은 대주주가 20.16% 갖던 회사를 둘로 쪼개서 가족은 모회사 종근당홀딩스 소유하면서 지분율 높였던 사례가 있다. 이런 사례는 매년 수십 건씩 관찰된다. 정부 의도와 달리 기업집단이 단일 기업보다 불리한 여건이다. 소유구조 다른 상장사와 비상장사 거래를 통해 특정 개인이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도 만든다 . 단일기업은 계열사가 없어서 문제가 없는데 둘로 쪼개서 오히려 모기업 지배주주 가족이 회사 브랜드 사용료나 사옥 임차료 등으로 가치를 뽑아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지주사 도입 목적과 달리 악화된 현상이다.

문제의 핵심은 소유구조다. 많은 연구에서 소유구조가 바로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의 괴리가 왜 문제냐면 기업을 경영하고 소유하는건 상당한 위험으로 엄청난 모험과 투자를 하는 셈인데 그런 위험을 최소화하가 위해 지분을 줄이는 것이다. 지배주주 입장에서 경제적 책임 부담은 줄이며 경영권 유지하는 방법이 다양한 계열사를 이용한 경영권 확보다.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도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 경영 특징이 가족 승계인데 가족 승계는 장점을 가진 제도로 보지만 합리적으로 일어나려면 능력이 검증된 가족이 승계해야하는데 만약 자기 지분이 굉장히 높다면 아들, 딸 승계 시 손실이 커서 섣불리 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기 지분율 굉장히 낮기 때문에 경영 부실과 경제 손실 최소화하는 반면 경영권 유지하며 얻는 사적 혜택은 훨씬 상회한다. 결국 경영권이 가족에 의해 승계되면 검증되지 않은 경영 문제가 계속 일어난다.

학술지에 발표된 소유권-경영권 간 괴리도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괴리도가 높을 수록 기업가치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과 다른 아시아 기업의 PER, PBR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이다.

가족경영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체젠데 영국의 경우 가족경영 비중이 10%, 미국 30%, 유럽국가 70%, 홍콩 75%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체 상장사 중 95%에서 가족경영이 관찰된다. 이런 숫자가 좋고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국가의 제도적 환경에 따라 가족경영을 선택할 수 있고 혹은 전문가 경영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표본 중 가장 치우친 쪽에 있다는 것이다. 가장 높은 가족경영 관행을 통해 왜 우리는 이런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내 지분이 작아지면 전문가로 경영이 넘어가는데 계열사 지분 이용해 경영권 보유가 가능한 구조로 유지됐고 또 하나는 유교문화에서 기인되기도 한다. 우리 전통 특성에서 가족 신뢰가 타인 신뢰대비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문경영자보다 가족한테 승계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로(Roe) 교수 논문에 따르면 만약 주주 다른 이해관계자의 힘이 세면 가족경영 존재가 득이 있다고 말한다. 노조와 외부 정치 세력이 그 사례다.

정책 차원에서 어느 쪽으로 가는 게 좋을지 보면 가족경영의 장점은 장기 투자와 위험 투자, 지속가능경영, 책임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점은 가족이 무능해지거나 사익추구시 견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에서 가족경영의 성과가 높다는 논문이 있다. 이런 때는 가족경영의 장점이 분명하다. 반면 유럽 상장사 연구한 것에선 반대 결과가 나왔다. 유럽은 가족경영보다 전문경영자가 경영할 때 토빈의 큐, 시장가치, ROA 수치가 가족경영 시보다 높아서 서로 반대의 결과를 보여줬다. 미국은 가족경영 장점을 살리고 사법체계나 외부 감시장치 의해 규율할 수 있어 성과가 높다고 나왔다.

오늘 말한 결론은 가족경영의 장점 살리면서 외부자의 경영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지만 가족이 사익을 추구하는 장치와 제도를 바꿔나가자는 것이다. 가족이라도 창업자와 후계자의 성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난다. 후계자를 공시할 떄 주가가 떨어지기도 한다. 워런버핏은 가족 승계는 마치 2020년 올림픽 출전 선수를 2000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선수의 아들로 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한 바 있다.

경영자의 사익 추구 문제는 기업 내부 감시장치 의해 규율되나 우리나라의 대륙법 체계 하에선 승계 따른 사익 추구 문제를 해결하기 굉장히 어렵다. 반면 미국 등 영미법 국가에선 징벌적 벌금제, 법인격부인제도, 증거개시제도 등 외부 규율이 강해 처벌 가능하다. 우리도 주주대표소송제 등 도입했지만 사법 절차상 한계 때문에 논의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가족경영 문제를 완화하는 방법은 외부 규율 강화와 함께 소유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계열사 상호거래를 통해 이익을 갖는 사익 추구 기회를 줄여나가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지주사 제도의 약점을 줄이기 위해 자회사 지분율을 상장사의 경우 20%에서 30% 늘리려는 정부 입법안도 나와 있는 것처럼 서구 사례와 유사하게 소유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 때 모회사와 자회사 상장사의 주주가 달라 이해충돌 문제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이 경우 민사소송도 활발하다. 자회사 지분을 100% 가져가며 투명한 소유구조를 가져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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