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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유통 IT]전통 강호, '오프라인+언택티즘' 리테일테크 총력①점포·공장 유형자산 중심 혁신 고민, 초점은 '집객→경험' 이동

전효점 기자공개 2020-10-12 08:16:33

[편집자주]

유통가에는 올해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면서 리테일테크(Retailtech)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신생 이커머스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기존 사업구조와 영업자산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을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정보통신, 신세계I&C,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유통 대기업의 IT 계열사들이 혁신의 선봉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은 IT 계열사 사업 면면을 톺아봄으로써 전통 강호들이 코로나19 이후 펼쳐질 언택트 시대에서 어떤 청사진을 갖고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지 엿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09: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신세계, CJ 등 전통적으로 점포를 기반으로 B2C(소비자 대상) 서비스를 제공해온 유통 대기업집단에서 IT계열사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언택트' 생활양식이 각광을 받으면서다.

롯데정보통신, 신세계I&C,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그간 유통 본업을 보조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유통 그룹들의 IT 계열사들은 올 들어 리테일테크(Retailtech)를 현장에 적극 적용하면서 일제히 고성장에 성공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계열사로서 중요도도 한층 높아진 상태다.

이들의 리테일테크는 온라인 플랫폼의 구축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쇄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 온라인 채널의 단순한 육성보다 오프라인 채널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점포 채널이 보유한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리테일테크 외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등 확장성이 높은 먹거리를 육성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언택티즘'

올해 코로나19는 국내 유통업계의 희비를 갈랐다. 전통적인 대면 채널과 서비스에 충실했던 기업들은 울상을 지었고, 한 발 먼저 이커머스와 온라인, IT를 활용한 진화를 택했던 기업들은 '대박'이 났다.

수많은 점포를 가진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충격적인 적자를 기록했고, 뒤이은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반면 네이버쇼핑은 고성장했고, 쿠팡은 적자 규모를 처음 축소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컨택트에서 언택트로'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막대한 고정비가 드는 점포를 가진 기업은 실패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잘 구축해둔 기업은 성공하는 공식을 따르는 듯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온라인 유통의 비대면성이 가진 한계는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대면 서비스를 보완할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언택티즘'은 온라인의 중요성을 부각했지만 오프라인 서비스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판매자 관점에서 이커머스의 보급은 역설적으로 전국 수십곳의 물류센터, 배송차량, 콜드체인 등 새로운 종류의 오프라인 인프라에 대한 니즈를 여느 때보다 높였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온라인 서비스는 편리하지만, 직접 경험을 전제하는 오프라인 대면 서비스만큼 높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은 없었다.

이 지점에서 이커머스 유통사들은 투자 비용은 크지만 회수하는 이익은 적은 근본적인 한계에 맞닥뜨릴수 밖에 없었다. 전통 유통 대기업은 역설적으로 기회를 발견했다. 점포로 대변되는 공간에 대한 소비자와 판매자의 니즈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단지 니즈의 방향이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에서 비용은 축소하고 편의는 강화된 '언택티즘'으로 변화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흐름' 주목하는 오프라인 언택트 혁명

롯데그룹은 5월 발간한 사내 열람용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유통업계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에 대해 '올해를 기점으로 유통기업들의 핵심역량이 입지(Site)에서 흐름(Flow)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과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사업에서는 최대한 많은 고객을 집객할 수 있는 상권과 부동산 등이 핵심적이었다면, 언택트 시대에는 신속한 배송과 물류 등으로 초점이 옮겨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흐름'에 대한 강조는 로지스틱스(Logistics)를 활용해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정되지 않는다. 오프라인 공간 내에서 대면 과정의 비효율성을 삭제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는 '구매~판매', '주문~서빙' 과정에서의 고객 경험을 아우르고 있다.

이같은 아이디어는 오프라인에 뿌리를 둔 대기업들이 막대한 점포를 단순 구조조정하는 데서 나아가 기술적인 진화를 모색하게 된 배경이 됐다. 다양한 IT 기술을 온·오프라인에 적용해 유통 과정을 융합하고 고객 경험을 '업그레이드' 하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전통 강호 리테일 혁신…방향 같지만 디테일은 제각각

쿠팡은 메르스가 강타한 2015년을 기점으로 연매출이 한 해 만에 3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신장했다. 올해 현재 인력의 3분의 2가 엔지니어라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유통업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IT 전문 기업이다. 네이버 역시 기보유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검색 플랫폼에 결제와 금융 서비스까지 융합시키면서 올해 반 년 만에 네이버쇼핑의 시장 지배력을 단숨에 높였다.

전통 강호들은 반 발자국 뒤에서 추격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롯데정보통신, 신세계I&C, CJ올리브네트웍스 등이 집중하는 IT 혁신은 단순히 오프라인 매대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 전시한 데 그치지 않는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보틱스,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수요 예측, 재고 관리,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매장 관리, 결제, 물류,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 유통 과정의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목표는 공통적이다.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접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회사마다 비교우위를 가진 기술, 강점, 주력하는 신사업 등 구체적인 면면은 다르다. 각사 사업의 면면을 톺아보면 전통 유통 강호들이 각자 그리는 저마다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배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온라인 소비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소비 규모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코로나19 종식 후 컨택트 수요는 다시 높아지고 고객들의 발길은 점포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관건은 코로나19가 물러간 시장을 맞이할 준비를 얼마나 완벽하게 해두는가 일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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