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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LED 제조업 점검]'돌아온 소방수' 심임수 일진디스플 대표 과제는⑦2009~2015년 중흥기 이끈 인물, 실적반등 사활…차녀 허승은 승계도 주목

조영갑 기자공개 2020-10-14 08:52:09

[편집자주]

차세대 디스플레이 '미니·마이크로LED' 시장을 놓고 글로벌 메이커들이 일합을 겨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2~3년 내 시장이 만개할 것으로 예측한다. 제조사들은 저마다 LED칩, 장비 등의 조달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벤더사들도 덩달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더벨은 시장의 전망과 관련 벤더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8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돌아온 소방수'

디스플레이 업계 일각에서 심임수 일진디스플레이 대표(사진)를 부르는 말이다. 심 대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일진디스플레이 대표를 역임하면서 TSP(터치스크린패널) 사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중흥기를 앞두고 있던 모바일, 태블릿PC 시장에 일진디스플레이를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심 대표 부임 당시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TSP 관련 매출은 6년만에 2746억원(2015년 말) 수준으로 3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후 일진디스플레이 고문(그룹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심 대표는 지난해 11월 다시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부름을 받아 대표직에 복귀했다. 4년 만의 복귀다. 첫 영입 당시 TSP 사업을 세팅하는 선발투수였다면, 이번에는 위기 상황에 등판한 ‘소방수’ 역할을 부여받았다.

2009년 심 대표 선임 후 삼성전자 등 고객사에 TSP 납품을 시작하면서 2013년 6591억원(영업이익 600억원)까지 치솟았던 매출액은 2019년 957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308억원 발생했다. 시장이 OCTA(On Cell Touch AMOLED) 방식으로 재편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상실한 탓이다. TSP의 터치 방식이 강화 유리 위에 모듈화하는 형태라면, OCTA는 셀과 전극 셀 위에 터치 센서를 바로 증착하는 방식이라 디스플레이 선명도가 우월하다.

'2기 심임수 체제'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실적 턴어라운드다. 몇 년간 대량 적자가 발생해 그룹 내 천덕꾸러기가 된 일진디스플레이를 정상화해야 하는 소임을 부여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부임 후 약 1년간 사업구조 개편에 매진한 심 대표에게 남은 과제는 턴어라운드"라며 "TSP 사업의 타깃을 새로 설정하고, 내년부터 개화할 미니LED 시장을 선점하는 게 실적 반등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우선 심 대표는 모바일 IT 분야에 집중됐던 기존 TSP 사업을 자동차 전장(차량 센터페시아 용 패널 등), 산업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장해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까진 조정기로 분석된다. 상반기 일진디스플레이는 매출액 283억원,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새로운 TSP 고객사를 확보하는 동시에 동력의 축을 미니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쪽으로 옮겨 내년부터 실적을 반등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심 대표는 삼성SDI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TFT 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전문가이기 때문에 고객사 진입, 시장 포커싱 등에 대해 식견이 풍부한 데다 TV시장까지 꿰뚫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웨이퍼 주요 고객사였던 대만 에피스타 향 공급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하면서 내년 흑자전환을 꾀하고 있다. 더불어 유럽 주요 미니LED 칩 메이커인 오스람(Osram) 향 웨이퍼 공급 역시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공급량 증가에 따른 생산능력(capa) 증설 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의 재취임 일성이 '실적 회복'인데다, 이익잉여금이 2018년 748억원, 2019년 453억원, 올해 상반기 308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줄고 당좌자산 역시 165억원에 불과해 대규모 비용 지출이 적자 기조를 연장할 수 있는 탓이다.


한편 업계에선 실적 회복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81세인 허 회장은 2018년 이전부터 아들과 딸(2남2녀)에게 가업승계를 해왔다. 회장직만 유지한 채 주력 계열사들을 나눠주고 있다. 장남 허정석 부회장에게는 그룹 지주사인 일진홀딩스와 일진전기를 맡기고, 차남 허재명 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를 책임지게 했다.

다만 일진디스플레이는 여전히 허 회장이 최대주주(25.11%) 지분을 유지하면서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차녀 허승은 씨다. 허승은 씨는 혼다(Honda) 자동차를 판매 대행하는 일진자동차의 최대주주(55.56%)면서 일진디스플레이 주주다. 일진디스플레이 지분은 1.23%에 불과하지만, 아버지와 더불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형제들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이미 둥지를 트고 있기 때문에 일진디스플레이 지분이 허승은 씨에게 승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모두 2세들에 승계했지만 디스플레이 대주주를 유지하는 것은 이 사업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경영능력이 검증된 심 대표를 통해 과거 실적을 회복하고, 안정적 기반 위에서 수년 내 지분승계까지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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