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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안기금 투입]곳간 빈 제주항공, 기안기금 돌파구 삼나차입금 상환·운영자금으로 증자대금 소진, 조만간 신청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13 10:20:0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08: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지 주목된다. LCC 지원에는 선을 긋던 산업은행이 기존 방침을 철회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관련 협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주항공까지 신청 가능성이 높아지며 항공사가 기안기금의 '단골손님'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현재 산업은행과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중으로 사실상 신청만 남겨둔 상태다. 급하게 기금을 조성했지만 예상보다 신청률이 낮아 난감해하던 정부도 이제야 면이 서게 됐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신청을 염두에 두고 규모와 방식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필요한 자금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도 조만간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신청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미리 준비하는 차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국제선 여객수요가 살아나지 않자 다각도에서 비용 절감 및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선을 중심으로 서서히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이 이익은 커녕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충당하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관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유상증자로 1506억원을 조달했다. 201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래 처음 실시한 유상증자다. 하지만 연내 차입금(1178억원)을 갚고 나면 운영비로 쓸 돈이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매달 나가는 유류비와 인건비만 200억원대에 달한다.

차입금 상환용을 제하고 남은 328억원은 이미 8~9월에 모두 소진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자본확충에 성공했지만 유동성에 여유가 생겼다고는 볼 수 없는 셈이다. 2분기 말 기준 918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3분기를 거치며 바닥을 드러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기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객수요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내년도 운영자금을 미리 마련해 둘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이유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 직전이었던 지난 6월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이 부족해 한국투자증권에서 500억원을 단기차입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LCC 업종 특성상 담보로 맡길 만한 보유 자산이 많지 않아 금융권 대출이 쉽지 않은 처지기도 하다. 기안기금은 대출금리가 시중금리+알파(α)지만 LCC 입장에선 빌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반가울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고용안정 노력과 지원금의 최소 10% 이상 주식연계증권 취득 형태 지원 등 뒤따라붙는 조건이 일부 부담으로 작용하긴 한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AK홀딩스의 지분율이 55.22%로 기안기금 투입 후에도 지배구조 관련 변동사항이 발생하지 않아 부담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추후 정상화됐을 때 이익공유를 위해 지분을 보유하려는 것으로 경영권을 침해하거나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등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수 차례 밝혔다.

제주항공은 2분기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 6424억원, 임직원 수 3227명으로 기안기금 신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원을 검토조차 하지 못했다. 정부가 LCC는 기안기금이 아닌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공급을 위해 마련한 135조원 규모의 자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며 해당 프로그램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기안기금을 활용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원 신청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항공사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안기금 등 금융지원이 이뤄지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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