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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완구 위기진단]모나미, 사업 다각화 답보…코스메틱 진출 승부①시장 위축으로 매출 규모 감소, 신성장 동력 발굴 고군분투

박규석 기자공개 2020-10-19 09:04:32

[편집자주]

문구·완구업계가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구는 문서 자동화와 학령인구 축소, 완구는 저출산 등의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위기 탈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은 문구·완구업체의 위기와 성장 전략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환갑(還甲)을 맞이한 모나미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펫 사업 진출과 콘셉트 스토어 확대, 제품 프리미엄 전략 등을 전개했지만 매출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모나미의 성장성은 문서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0년 개별 기준 2197억원을 기록했던 매출 역시 지난해에는 97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에는 8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성장 한계 직면, 미미한 사업 다각화 효과

국내 대표 문구 기업인 모나미는 1960년 회화구류를 생산하는 광신화학공업으로 출발했다. 국내 최초 볼펜인 ‘모나미 153 볼펜’을 1963년 출시하며 성장의 토대를 다졌고 1974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153 볼펜과 유성매직, 병매직, 네임펜 등이 있다.

모나미의 시그니처인 모나미 153 볼펜은 창업주 송삼석 명예회장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사용성 등은 잉크를 사용하는 만년필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모나미 성장에 중추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서의 디지털화 등에 따른 필기구 수요 감소는 모나미 153을 통한 모나미의 성장을 둔화시켰다.

이 같은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송 명예회장의 삼남 중 장남이자 1993년부터 모나미의 대표이사를 맡은 송하경 회장은 이종산업을 넘나들며 사업 다각화 전략을 전개했다.

그가 문구 사업 외에 가장 먼저 손을 댄 신규 사업은 ‘펫 사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2001년 ‘모나미펫’을 론칭했다. 모나미펫은 사료부터 간식, 삼푸, 배변·생리용품 등 각종애완견용품 등을 판매했다.

모나미펫은 단독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나미의 온라인 판매 채널인 모나미몰과 통합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온라인몰을 통해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 서비스, 컨시어지 서비스, 클럽쇼핑 등을 영업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가치소비를 원하는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문화공간인 '콘셉트 스토어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모나미 컨셉스토어는 고객과 모나미가 문구를 매개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2015년 모나미 컨셉스토어 홍대점을 시작으로 현재 수지 본사점, 인사동점, 에버랜드점,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등 총 6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나미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뿌리 사업인 문구의 프리미엄 전략도 전개했다. 153 리미티드 에디션을 시작으로 153 아이디, 153 리스펙트, 153 네오 등 고급펜을 잇달아 선보이며 상품성 강화에 집중했다.

다만 송 회장을 필두로 한 모나미의 사업 다각화 효과는 미미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개별 기준 2000억원 규모였던 모나미의 매출 규모는 2014년부터 1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순이익 역시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다 2018년부터는 적자에 빠져있다.

부진한 실적은 재무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모나미의 부채비율은 2000년대 초부터 190%대에 근접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200%~210% 사이에 머물렀다. 이후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00%~150%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2016년 56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632억원까지 늘었다.

모나미 관계자는 "문구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학령 인구가 줄고 있어서 관련 소비 역시 줄고 있다”며 "매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사업 다각화 등에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 돌파구 위한 코스메틱 진출

모나미는 현재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코스메틱 사업 진출에 힘쓰고 있다. 필기구를 만들면서 익힌 색조 배합 노하우와 사출 금형 기술력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나미는 지난해 7월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에 화장품 ODM과 OEM 생산 공장 구축을 완료했다. 코스메틱 사업부를 신설하고 색조 벌크개발과 제품개발, 품질개선 등에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화장품 제조 및 판매'와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소매업' 등을 사업 정관에 추가했다.

현재 모나미가 화장품 사업을 위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기업은 독일의 대표 필기구 브랜드인 ‘스타빌로’다. 스타빌로는 필기구류 시장 축소에 대비해 일찍부터 경영 다각화의 일환으로 화장품과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해 6000억원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실제 스타빌로의 코스메틱 사업을 담당하는 스완스타빌로사는 펜을 만들어온 기술력 등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펜슬 명가로 유명하며 △샤넬 △디올 △크리니크 △맥 등 해외 수입브랜드 펜슬을 생산하고 있다.

모나미 관계자는 “잉크나 금형 등이 기존에 만들던 사업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관련 부문 확대에 힘쓰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인 스타빌로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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