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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늦춘 헬릭스미스, '연내 대금납입' 마지노선 계속 지연시 관리종목 지정·1100억 CB 상환 의무도 발생

최은수 기자공개 2020-10-19 08:19:1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릭스미스가 이사회에서 268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지 약 한 달 만에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유증 전체 일정이 늦어지며 신주 상장은 내년으로 밀렸지만 신고서 계획상 대금 납입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납입이 연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한 전략이다. 유증의 흥행과 더불어 더는 일정을 지체하지 않는 것이 헬릭스미스가 계속기업으로 남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16일 헬릭스미스는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공시했다. 유증 일정 대부분을 2주에서 3주 가량 순연했다. 유증 완료 후 신주가 유통되는 시기는 연말에서 내년 초(1월 4일)로 밀렸다. 다만 유증 대금 납입일은 기존 대비 1주일만 늦춘 12월 18일로 변경했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조달 자금 규모는 2861억원으로 10월 16일 장 마감 기준 헬릭스미스 시가총액(약 8200억원)의 35%에 달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헬릭스미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후 주가가 부진했지만 대규모 유증 계획을 알리기 직전에도 1조원 이상의 시총을 유지했다.

증자 규모와 형태는 최초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상 내용과 동일하다. 각 시설자금 1079억원, 운영자금 1038억원, 채무상환자금 700억원 등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증자는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할 예정이다.

헬릭스미스는 유증 성패와 별개로 유증대금 납입 시기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반드시 연내에 납입이 완료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증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해를 넘겨 납입될 경우 계속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 지에 대한 도전을 받게 된다.

헬릭스미스는 연내 유증대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충족한다. 현재로선 제시한 유증 일정을엄수하고 대금을 확보해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최선이다. 헬릭스미스는 올 상반기에만 505억원의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을 기록했다. 별도 증자 없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손실을 내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다른 타개책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매출액 역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최소 요건(3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플라즈마DNA를 기반으로 한 엔젠시스(VM202) 등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난항을 겪는 만큼 기술 이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부대사업으로 핸드크림, 로션 등도 팔고 있지만 올 상반기 헬릭스미스의 매출액은 9억원이다.

헬릭스미스는 신고서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추후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상 진행 자금 및 운전자금이 부족해지며 금융기관 차입금 만기연장 거부 및 상환 압박에 의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연내 유증 대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발행한 CB(제2회차 약 297억원, 제3회차 800억원)도 상환해야 할 처지다. 해당 CB에 대한 기한 이익 상실 사유에 해당해 원리금 지급의무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헬릭스미스는 보유한 현금 등으로 이를 상환해야 한다.

헬릭스미스는 기존 CB를 상환할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헬릭스미스의 현금성자산은 493억원이다. 1400억원 규모의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 중 일부를 정리해야 CB 상환 대금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적잖은 자산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상황인 만큼 이를 제때 정리하거나 원금을 회수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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