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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3번째 납입 연기' 유테크, 흑자전환 '발등에 불'주가·실적 '디커플링' 여전, 상폐 위기 속 60억원 투자 변수

방글아 기자공개 2020-10-20 07:54:01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시장에 유동성이 쏠리는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사 '유테크'가 전환사채(CB)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가 급등세로 기존 CB 투자자들은 잭팟을 터뜨렸지만 실적 등 펀더멘탈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에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테크가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테크는 지난 6월 발행을 결정한 권면총액 60억원 규모 13회차 CB의 납입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초 8월 말로 예정돼 있던 납입일이 세 차례나 미뤄져 이달 말로 재조정됐기 때문이다. 발행 대상자는 제이에스밸류파트너스와 그린리즈로 회사와 무관한 기업들이다.


납입일 연장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해 13회차 CB의 투자 매력도는 높은 상황이다. 주당 전환가액은 1993원으로 6000원 안팎인 현 주가와 비교해 3분의1 남짓에 불과하다. 전환청구권 행사 시점까지 이 같은 주가 흐름이 그대로 유지되면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의 두 배 이상을 차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유테크가 최근 3년 사이 발행한 CB에 투자한 이들은 상당한 이익을 챙겼다. 8·10회차 CB는 이미 대부분 신주로 상장돼 투자 원금 대비 최고 5배 이상의 이익 실현 기회가 주어졌다. 각각 50억원, 9억원 규모의 6·7회차 CB도 모두 전환돼 개인투자자들에게 1.7배 안팎의 이익을 챙길 기회를 안겼다.

그런데도 13회차 CB 발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건 유테크의 주가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형성돼 있는 탓이다. 앞서 발행된 CB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증시가 회복된 후 상승장과 맞물려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되는 13회차 CB는 내년 10월 말부터 전환권 청구가 가능한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유테크 CB 투자의 잭팟 사례에서도 최초 투자자가 투자 결실을 가져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앞선 잭팟의 기회도 유테크가 처음 발행할 당시에 인수한 투자자가 아닌 재매각된 CB를 인수한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최초 전환가액이 6252원였던 9회차 CB는 투자자가 전환 대신 상환을 택해 현재 재매각이 예정돼 있다.


더욱이 유테크가 올해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6년 주력 사업의 경쟁력 약화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35.7% 감소한 28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듬해 매출은 320억원대로 일부 회복했지만 투자 후 계열 편입하려 했던 이솔화학이 유테크의 유상증자 불참, 연결 대상에서 제외돼 35억원의 손상 차손을 입어 수익성 정상화에 실패했다.

특히 상장폐지 심사 기준이 되는 별도 실적은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테크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4년 514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159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1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여전하다.

일각에선 최대주주 심춘택씨가 개인회사(대현에스티)를 통해 인수한 총 50억원 규모 11·12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들 CB는 지난달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지만 대현에스티는 상환 청구가 가능한 사채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유테크는 13회차 CB 납입금을 활용해 흑자전환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탄소나노섬유소재·플랙서블 OLED 등 차세대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CB 대금 60억원 중 40억원을 이를 위한 운영자금과 원부자재 구매에, 20억원을 관련 장비 구매에 배정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가 3억원 규모로 전년동기(18억원)와 비교해 대폭 감소한 탓이다.

결국 이번 CB 납입금이 올해 적자 여부를 가를 주효한 변수인 셈이다. 유테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사유로 일정이 조금 연기됐지만 납입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철회 등 변동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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