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DSR 확대시 은행 신용대출 규제 강화" 고소득 전문직 위주 한도관리 방안 마련, 연말 총량 감소 관건
손현지 기자공개 2020-10-20 07:50:4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범위의 확대를 예고했다. 현재는 은행들의 신용대출의 경우 자율적인 관리에 맡긴 상황이지만 총량 감소가 이뤄지지 않을시 적극적인 관여가 예상된다.19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 초까지 현장실사를 통해 은행마다 제출한 신용대출 관리계획안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상태"라며 "추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엔 DSR확대, 신용대출 규제 강화 등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DSR 규제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는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12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DSR 적용범위 확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DSR이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에만 DSR 40%(비은행권 60%)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여기엔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나서 추가로 받는 신용대출도 포함된다. 때문에 DSR 적용범위가 확대된다면 신용대출도 더이상 당국 규제 외의 범주로 해석되긴 어렵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통해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 올들어 신용대출 증가폭은 KB국민은행(17%), 신한은행(15.7%), 하나은행(13.8%), 우리은행(13.6%), NH농협은행(13.2%) 순으로 컸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총량 조절을 요구했다. 각사별로 신용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 제출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의 일환으로 비대면 대출, 고소득·고신용자 신용대출량 조절 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고신용자 신용대출 상품 위주로 한도 조정, 금리 인상 등에 나섰다. 은행권 평균적으로 상품별 최고 한도를 기존 3~4억원 수준에서 1억5000만원~2억원 수준으로 축소했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오늘부터 일부 전문직군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율을 기존 300%(연봉의 3배)에서 200%(2배)로 낮추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12일부터 금융기관 종사자 대상 신용대출인 '금융리더론'과 의사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슈퍼프로론'의 최대 한도를 각각 기존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했다.
또 할인 우대금리폭 축소 등을 통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 우대금리를 내리면 실제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부터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해 △KB선생님든든신용대출 △KB군인든든신용대출 △KB Star신용대출 △KB매직카신용대출 △KB징검다리론 △KB리브간편대출 △KB가맹점대표신용대출 등 8종 금리를 모두 올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별로 제출한 신용대출 관리방안 계획안을 검토한 결과 대체로 이행 가능한 범위 수준에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감독당국이 규제 의무를 지닌 건 아니라 자율적인 결정에 맡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은행들의 신용대출 관리방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 내 특정 상품 금리만 줄였을 때 다른 상품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은행들은 큰 방향성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금리 등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직군별 신용대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전문직 외에 타 직군 수요도 만만찮다. 1월부터 8월까지의 경우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금융기관 종사자 신용대출 증가율은 30%를 넘어섰다. 또 국민은행은 공무원 대출 증가율이 20%를 넘어섰다. 농협은행의 경우 공기업 종사자의 신용대출 증가율이 18%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은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부응하는 수준에서 신용대출 관리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말한다. 우선적으로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신용대출 관리강화 취지에 부응했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문직 중심의 총량 축소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직군별로 세세하게 금리 인상 방안을 마련한게 아니라서 효과가 어느정도 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연체율 치솟는 캄보디아 법인, 방카슈랑스 돌파구 될까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쿠펜대출 발목잡힌 인니법인, 타개책 '파생상품 확장'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신한베트남 게섰거라…WM 특화점포로 드라이브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숨고른 하나은행 인니법인, '디지털' 내세워 재도약 채비
- [2금융권 연체 리스크]삼성카드, 내실경영 전략 효과…잠재 부실 대응은 과제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전북은행 PCCB, 지방금융 '글로벌 1위' 입지 강화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코리안리, 호재 된 IFRS17…킥스비율도 안정적
- [KB캐피탈 인수 10년]성장동력 무게추 '자동차금융'서 '기업·투자금융' 이동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서 자본력 강화 비결은
- [2금융권 연체 리스크]KB국민카드, 표면 지표 '우수'…대환에 가려진 잠재 위험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arket Watch]리테일 노린다...부산은행·JB금융 '월이자 코코본드'
- [CFO 워치]NH증권 윤병운표 '파격인사', CFO 첫 외부영입
- KT&G, '반ESG 정서' 마케팅으로 만회했다
- [IB 풍향계]DN솔루션즈, 급한 불 껐다…상장 일정 '속도조절'
- [Market Watch]'금리매력' A급 훈풍?…옥석가리기 '본격화'
- [IB 풍향계]두산그룹 하반기 추가조달 가능성에 IB들 '기웃'
- '현금 풍부' LG전자, 공모채 패싱할까
- [IB 풍향계]'크레딧물 희소성' AA 등급 흥행지속…IB 세일즈 박차
- 폭스바겐파이낸셜, '첫 파트너' 신한증권 세일즈 덕봤다
- [IB 풍향계]'단독주관' 잡아라…KB·NH·한국 경쟁 '치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