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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석 체제 1년]투자부담 상쇄한 '내실경영'…자본시장도 긍정적 화답②차입 상환·신사업 위해 조 단위 유동화 결단, 적극적 IR 병행

전효점 기자공개 2020-10-27 08:00:15

[편집자주]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적자 쇼크 직후 조기 인사를 통해 강희석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1년이 지난 후 이마트는 할인점과 전문점, 트레이더스와 SSG닷컴 등 4대 부문에서 동시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은 강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시키며 또 한번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벨은 첫 해 성적표를 받아들인 강희석 체제의 공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10: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희석 대표가 1년 전 취임했을 당시 시장은 이마트의 미래에 한껏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신사업 수익성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수년째 주도해온 공격적인 투자에 재무 여건이 나날이 악화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먼저 이마트 신용등급을 하향했고, 무디스도 뒤를 따랐다.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등급 추가 강등의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돈 들어갈 구석은 여전히 많았다. 이마트는 2022년까지 국내외 사업에 총 5조원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막대한 투자를 구상하고 있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24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어들이는 돈보다 수배 많은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상황이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해결사'로 소환된 강 대표는 차근차근 과제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허리띠 졸라매기'로 2조 조달…운신 여력↑

강 대표가 취임 직후 초점을 맞춘 것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었다. 팔 만한 것은 팔아치웠다. 취임 한 달 만에 13곳 점포를 묶어 세일즈앤리즈백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뒤이은 12월에는 당초 스타필드를 세울 계획이었던 서울 마곡 부지 매각을 결정했다. 올해 7월에는 7년간 유휴 부지로 보유하고 있던 서울 장충동 일대 부지도 640억원에 신세계에 넘겼다. 일련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대략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현금은 일차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연일 하락하던 이마트 신용등급을 방어하는 데 투입됐다. 급한 불을 끄고 남은 자금은 점포 리뉴얼, 신사업 추진 등에 투입키로 했다.

적자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서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당시 전문점 사업은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6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을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직접 펼쳐놓은 오너가 사업이 다수였던 만큼 누구도 선뜻 나서서 정리하지 않았다.

강 대표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연말부터 연초까지 삐에로쑈핑과 부츠, 쇼앤텔처럼 부진한 전문점은 물론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은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같은 전문점까지 수익성을 기준으로 점포 재배치에 나섰다. 점포 50곳이 정리를 완료했다. 몰리스펫샵 등의 작은 전문점을 비롯해 제주소주, 신세계푸드 등 당장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계열사들도 두루 매각안이 검토됐다.


◇'투자 본능'에 자금 수요 여전

전사적인 자금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규 자금 수요는 연초 계획치 대비 상승했다. 자연히 재무 부담도 다시 늘어났다.

형태준 본부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신규 투자와 기존 사업의 비용 집행에 있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연간 1조원 내외로 제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공개된 반기보고서에서 이마트는 올 한해만 약 1조14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내놓는다. 투자액은 내년 1조7100억원, 내후년 2조900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구원투수로 영입된 강 대표가 오너가의 '투자 본능'을 제어하지 못해 경영 성과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평가가 오갔다. 특히 호텔, 미국법인 등 정 부회장이 손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사업은 중단기적으로 자금을 밑빠진 독처럼 삼켜버릴 것으로 예측됐다. 연초 2000억원을 들여 뉴시즌스마켓 등을 인수한 미국법인에만 앞으로 3년간 2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했다.

기존 사업들 역시 줄줄이 자금 수혈을 대기하고 있었다. 할인점 사업에서 기존 점포 30%를 리뉴얼한다는 연초 계획에만 약 27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점포 확장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편의점 사업에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됐다. 여러 부지를 동시 다발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에스에스지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사업은 1곳 건립 당 2000억~3000억원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계열사 신세계조선호텔이 계획 중인 부띠크 호텔 확장 계획은 새로운 우려를 자아냈다. 정 부회장이 2023년까지 5개 독자 브랜드 호텔을 개점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조선호텔은 하반기부터 모회사의 영업현금흐름을 상쇄하는 투자와 리스부채 계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실적 반등·적극적 IR' 시장 분위기 반전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마트는 시장에 그다지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지 못했다. 본업인 할인점 사업은 1분기 코로나19 및 긴급재난금 사용 효과로 반짝 반등하나 싶었지만 다시금 악화된 환경에 직면했다. 에스에스지닷컴은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이익은 적자를 유지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하반기 들어서다. 본업을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속도가 붙고 그간 누적된 구조조정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문점 사업은 한발 앞서 수익성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전문점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노브랜드가 1분기부터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오는 3분기에는 할인점, 트레이더스, 에스에스지닷컴, 전문점이 동시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본격적으로 견인할 예정이다.

실적 개선은 이마트를 바라보는 대외적 평판 역시 호의적으로 돌려놨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 IR에 소극적이었던 이마트가 강 대표 선임 이후 애널리스트 미팅과 IR 활동에서 보다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했다고 입을 모은다. 중단기적 사업 목표도 명확한 숫자로 시장에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태도 변화에 대해 시장은 호의적인 태도로 화답했다. 올해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확실시되면서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갱신하면서 상승했고, 증권업계는 매수 리포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시장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마트의 성장성과 확장성이 여느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명확히 달라진 분위기에 정 부회장은 최근 정기 인사로 강희석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이마트 관계자는 "2020년도는 이마트의 재건을 위한 전사적인 턴어라운드 계기가 마련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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