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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곳간 채운 에이프로, 자회사 유증 '신사업 베팅'60억 투입 에이프로세미콘 지분율 높여, 전력반도체 육성·투자유치 포석

조영갑 기자공개 2020-10-30 08:02:52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한 2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가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전력 반도체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종속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2차전지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다가오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도 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에이프로는 공모자금의 일부를 자회사 자본 확충에 투입하면서 연구개발(R&D) 투자금을 마련했다. 동시에 종속회사 보유 지분율을 100% 가까이 높여 향후 외부 투자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궁극적으로 특정 고객사에 매출이 집중된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2000년 설립된 에이프로는 충방전기, 고온가압 충방전기 등 2차전지 활성화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2차전지 생산 공정은 크게 양극과 음극 극판을 만드는 전극공정, 원재료와 전극을 조립하는 패키징, 전기적 성능을 부여하는 활성화 공정(충방전), 가스를 빼는 디게싱(degassing) 등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활성화 공정은 배터리 성능 및 수명을 결정짓는 핵심공정이다. 에이프로는 전기차 급속충전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전지의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되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도 유효할 기술이다. 전고체는 전해액을 고체 형태로 전환한 배터리다. 리튬-이온 전해액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이 큰 장점이지만, 전지의 효율성이 한계로 지적된다. 효율을 높이는 활성화 장비를 생산하는 에이프로에 시장의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에이프로는 지난 7월 공모를 진행하면서 당초 희망 공모가를 1만9000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일반 청약 경쟁률이 최종 1582.53대 1을 기록, 밴드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공모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목표로 했던 공모자금도 260억원에서 3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40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이 더 유입된 셈이다.

에이프로는 이 여유자금을 바탕으로 60억원 규모의 종속회사 에이프론세미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에이프로는 증자 이전 에이프로세미콘 주식 10만주 중 7만5000주를 보유해 75%의 지분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유증을 통해 120만주로 대폭 증자, 전량을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97.3%로 높였다. 나머지 지분은 회사 임원들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하고 있다. 상장 전부터 밝혀왔던 신사업 관련 자본확충의 목적과 향후 투자유치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분 비율이 높고, 다양한 자본확충 방식이 있음에도 종속회사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는 유망한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유치의 포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의 지분 40.22%를 쥐고 있는 임종현 대표의 종속회사 지배력도 키울 방안이다.

에이프로는 자회사 에이프로세미콘을 통해 차세대 전력반도체인 GaN(질화갈륨) 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aN 반도체는 활성화 장비의 온도제어, 전류 및 전압 정확도, 에너지 재활용 등에 관여하는 스위칭 전원장치에 쓰이는 핵심 반도체다.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다.


에이프로세미콘은 확보한 60억원으로 반도체 웨이퍼 제작장비 'MOCVD' 1기를 도입한 데 이어 내년 추가로 1기를 더 도입한다. 밴처캐피탈(VC)업계 관계자는 "전력반도체를 통해 충방전기 장비의 설계를 단순화하면 제조원가를 낮추고, 2차전지의 효율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부터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구조가 완성되면 LG화학(배터리 사업부)에 의존이 심화되던 매출처 역시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프로는 2013년부터 LG화학과 거래를 시작했다. 2019년 매출액(647억 원)의 96.19%, 올해 1분기 매출액(167억 원)의 93.14%가 LG화학 향에서 발생했다.

향후 범용성이 큰 전력반도체 칩을 생산하고, 이를 탑재한 장비를 통해 LG를 포함 글로벌 메이커 향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약 5년 후로 예상되는 전고체 상용화 시장에도 대비할 수 있다.

에이프로 관계자는 "현재 회사에서 생산하는 충방전기, 활성화 장비는 리튬이온 배터리뿐만 아니라 향후 전고체 배터리 등의 효율성이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2차전지 관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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