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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테크 줌인]'제작에서 유통까지' 에이블리, 무신사 대항마로 부상③론칭 2년만에 누적 거래액 3000억 돌파, 예비 유니콘 기업 선정

박규석 기자공개 2020-10-30 07:19:55

[편집자주]

전통적으로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의류시장에서 패션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 정도로 승승장구 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있다. 대형 패션기업은 물론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고전하는 시장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퍼플오션(Purple Ocean)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조단위 기업가치로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는 패션테크 강자들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의 대항마로 부상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셀럽이 디자인한 옷을 만들어 판매해주는 플랫폼이라는 생소한 사업 모델을 영위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나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의류를 자체 플랫폼인 에이블리라는 앱을 통해 유통하는 것은 물론 제작까지 지원하는 패션의 전 과정을 아우른다.

누구나 에이블리 안에서 의류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숍인숍(Shop in Shop)' 모델을 안착시켰다. 무신사가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에이블리는 '옷 만드는 사람들'을 기반의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본격적인 사업을 한 지 불과 2년만에 수천억원대의 거래액을 자랑할 정도로 패션테크 시장에서 촉망받는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사업 초석 다진 '셀러' 중심 수익 모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15년 어패럴제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해 10대 전문 쇼핑몰 ‘반할라’를 운영했다. 다른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특정 타겟층에 맞는 옷을 찾아 인터넷으로 파는 흔한 사업모델이었다.

평범한 온라인 쇼핑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에이블리다. 사내에 IT 관련 인력들이 많았던터라 이에 대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다. 주요 의사결정이 상품기획자(MD)가 중심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보자는 고민도 있었다.

'물류와 고객응대, 제작 등 알아서 다 해주는 종합 패션플랫폼을 만들자'는 목표로 2018년 에이블리를 출시했다. 에이블리는 소위 숍인숍과 같은 형태다. 플래폼이 하나의 사업자이지만 그 안에는 또 수많은 사업자가 있다. 셀러(Seller)나 디자이너는 패션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에이블리 플랫폼이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지원하는 형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보면 에이블리의 사업 부문은 크게 파트너스 부문과 셀러스 부문으로 나뉜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로 불리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셀럽의 입점부터 성장까지 지원한다. 만약 인기 인플루언서 등이 옷을 골라 사진을 찍어 올리기만 하면, 에이블리가 도소매시장에서 옷을 구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결제와 배송, 소비자 응대 등은 에이블리가 담당한다. 에이블리는 파트너 계약을 맺은 셀럽에게 거래액의 10%를 돌려준다.

셀러스 부문은 통상적인 오픈마켓 서비스다. 에이블리라는 창구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 또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같은 사업 모델이지만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쇼핑몰 등에 플랫폼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단지 결제수수료 3.96%와 서버·서비스 이용료 4만9000원만을 받고 있다. 광고비를 내면 임의적으로 잘 보이는 곳에 노출하는 기능도 제외해 소비자의 호응을 유도하는 입점 업체가 유리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셀러 △도매 △제작을 연결하는 ‘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국내외 다양한 제조공장들의 상품과 판매자를 연결해주면서 판매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목표다. 동대문 도매상과 소매를 연결하는 사업에서 제조와 소매, 제조와 도매를 연결하는 영역으로 외연을 넓혔다.

이처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판매자들의 편의와 중계역할에 집중해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면, 소비자들의 시선은 '맞춤형 서비스'로 사로잡았다. 지난해 패션 쇼핑앱 최초로 ‘AI 기반 개인화 추천상품’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대비 3배 이상 높은 고객 반응률을 이끌어 냈다.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추천 상품 서비스 도입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덕분에 시장 진출과 동시에 큰 인기를 누리며 지난해 3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업 초기 100억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은 올 4월에 2000억원의 누적거래액을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는 3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는 4000억원의 거래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 2년만에 급성장을 이뤄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국내 최대 패션테크 기업인 무신사의 대항마로 불린다. 특히 스마트폰 앱 사용자 수에서는 이미 무신사를 앞질렀다.

모바일 빅데이터 전문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올 8월 기준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패션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월간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OS 와 iOS의 8월 사용자 수는 254만명으로 2위와는 약 40만명의 격차를 보였다.

◇사업 진출 2년 에 이뤄낸 예비 유니콘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사업보고서 등이 공시되지 않아 정확한 주주구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있는 배인환 이사가 최대주주라는 점은 공식적으로 확인된다.

그는 바비톡, 미팩토리 등 뷰티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시킨 인물이다. 배 이사가 자금줄 역할을 하고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인 강석훈 대표가 아이디어 및 경영노하우를 제공하면서 현 체제가 구축됐다. 둘은 대학 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이사회에는 강 대표와 경영 및 재무지원 임원을 맡고 있는 한성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내이사로, 최대주주인 배 이사를 비롯해 오승윤(LB인베스트먼트)·김민석 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있다.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모두 투자자로 들어온 인물이다.


패션테크의 성장과 함께 주목받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앱 론칭 후 불과 2년만에 약 5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모았다. 지난해 6월 약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올 9월에는 KDB 산업은행 등 5곳으로부터 시리즈B와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등을 통해 총 3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무신사 다음으로 유망 패션테크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향후 해외 진출·카테고리 확장·창업 플랫폼 등으로 사업영역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다. 단순 의류뿐 아니라 신발, 잡화 등 패션 관련 전 영역을 다루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셀럽 마켓 모음앱으로 시작해 현재 대형 쇼핑몰과 브랜드가 대거 입점 중”이라며 “향후 취향 맞춤형 '스타일 커머스'로 확장을 위해 패션과 패션 외 카테고리 확장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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