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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에이프로, 오버행·오너십 변화 우려감 커지나상장 후 FI 대거 엑시트, SBI인베 53만주 매각 가늠…SI 투자 가능성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0-10-30 13:03:14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3: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장비 제조기업 '에이프로'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FI)가 엑시트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주주들 사이에서 오버행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상장 직후 벤처캐피탈(VC) 등 대다수 FI가 엑시트를 한 상황인 데다 주가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지분율 8%가량의 대기 물량을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하면 임종현 대표의 지배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선 전고체 배터리로 기술 이동이 서서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충방전기 활성화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프로의 가치에 베팅할 SI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프로는 지난 7월 상장 후 FI가 대거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현재 남아 있는 5% 이상 주요 주주는 임 대표(40.22%) 외에 SBI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가 유일하다. SBI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이 공동으로 결성한 2015 KIF-IBKC/SBI세컨더리 IT전문투자조합이 37만주(5.40%), SBI 크로스보더 어드밴티지 펀드가 16만주(2.31%)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프로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FI 다수에게 선물을 안겼다. 사업 초기에 투자한 K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쿼드자산운용, 프렌드투자파트너스 등이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 이전 발행한 160만주가량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는 보통주로 전환 후 대부분 매도돼 현재 SBI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53만주가량만 남은 상황이다.

눈에 띄는 곳은 KB인베스트먼트다. 에이프로가 2차전지용 충방전기 사업을 확장할 시기인 2012년 '2011 KIF-KB IT 전문투자조합' 펀드를 통해 RCPS 3만7500주를 1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에이프로가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K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주식 수는 75만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K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전 14만주가량을 미리 처분하고, 상장 직후 61만주를 주당 5만6091원에 처분하면서 375억원가량의 이익을 거뒀다. 8년 만에 약 25배의 수익을 안겨준 셈이다. 에이프로의 일반청약 경쟁률이 1582대 1을 기록하면서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2만1600원 대비 250%가량 뛴 5만6000원대에 거래된 덕택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에이프로가 2차전지 섹터의 주목받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KB인베스트먼트가 알토란 같은 투자를 함으로써 굳건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면서 "10년에 가까운 인내의 시간을 거쳐 결국 25배에 이르는 수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2018년 40억원을 투자한 프렌드인베스트먼트 역시 상장 후 100억원을 회수하면서 IRR(내부수익률) 58.9%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다수 FI가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면서 SBI인베스트먼트의 마음 역시 급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가 없어 상장과 동시에 엑시트를 감행한 것과 달리 SBI인베는 1개월의 보호예수 조항 탓에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폭등 후 하락세인 주가 흐름 역시 고민을 보태는 지점이다.


실제로 에이프로의 주가는 공모가 2만1600원에서 출발, 상장 직후 6만2900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음 영업일에 4만3000원(종가)으로 폭락했다. 이후 4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SBI인베스트먼트의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됐던 지난 8월18일 주가는 3만9500원(종가)으로 전날 영업일(8월14일) 4만4900원 대비 12% 하락하기도 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주당 전환가액 1만2245원으로 총 65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현재 에이프로 주가는 3만4000원선이라 매도 시 약 184억원의 현금을 쥘 수 있다. 약 3배의 멀티플인 셈이다. 보유 물량 53만주가 한꺼번에 출회되면 주가가 재차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VC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 등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 '오버행'에 따른 주가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SBI인베스트먼트는 엑시트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FI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에이프로가 신사업인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SI의 참여 가능성도 변수 중 하나다. 에이프로의 미래가치를 보고, 타 기관이 블록딜 형식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임 대표의 오너십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임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40.22%에 이른다. 5% 이상 주요 주주는 SBI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전력반도체 사업이 순항할 경우 고객사 등에서 지분 투자를 감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이프로는 임 대표의 지배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매도 가능성이 높은 지분율이 8% 미만이기 때문에 임 대표의 오너십이나 의결권 행사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얘기다.

에이프로 관계자는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지분 매도와 관련된 의사를 전달받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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