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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보험사 CRO, 회계기준 변경 앞두고 리스크관리 '고충'킥스비율 대비 경우 RBC비율·운용수익률 하락 부담, 당국 "완충장치 마련"

이은솔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20-10-30 08:18:4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5: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새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보험사 위험관리책임자(CRO)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도 변경 과도기라 상충하는 두 가지 제도를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킥스 비율에 대비하자니 현행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하고, RBC비율 유지를 위해 자산과 부채를 가만히 놔두면 추후 킥스 비율이 기준치를 맞추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도적 완충장치를 마련해 놓은 만큼 보험사들이 새 기준에 맞춰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자산보다는 부채 듀레이션이 더 긴 상황이다. 보험부채는 자동차보험이나 일반보험 등 만기가 1년으로 짧은 경우도 있지만, 장기인보험이나 종신보험처럼 만기가 수십년에 달하는 부채들의 비중이 더 높다.

반면 자산에는 채권이나 유가증권, 대출채권 등이 해당되는데 국채를 제외하고는 만기가 수십년에 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보니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대부분 짧을 수밖에 없다. 자산과 부채의 차이(듀레이션갭)가 크면 금리가 변동할 경우 영향도 커진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자산부채관리(ALM)를 통해 듀레이션갭을 어느정도 좁혀놓은 상태다. 완벽히 일치시킬 수는 없지만 국내 대형 생손보사는 듀레이션갭을 1년 내외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2023년 킥스 제도 도입이 다가온다는 점이다. 킥스와 현행 RBC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채의 시가평가' 여부로, 킥스가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 부담은 크게 증가하게 된다.

현행 RBC제도에서 자산은 시가로 평가하고 부채는 원가로 평가했지만, 킥스 제도에서는 자산과 부채 모두를 시가로 평가한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에도 RBC제도에서는 부채 익스포저는 일정하고 부채 듀레이션만 증가하는데, 킥스 제도에서는 부채 익스포저와 듀레이션이 모두 증가한다.

결국 보험사들은 새로 도입될 킥스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듀레이션이 긴 자산은 국채나 해외장기채가 대부분이다.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사들은 대부분 안전자산이지만 금리가 낮은 채권과 고위험 고수익 자산인 대체투자, 부동산PF대출 등을 병행해 수익률을 방어한다. 그런데 채권에 운용 여력을 쏟게 되면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이미 현행 제도에 따라 부채-자산 듀레이션을 맞춰놓은 상태기 때문에 자산만 크게 증가할 경우 RBC 금리리스크도 확대된다. 이 경우 RBC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새 제도를 준비하자니 현행 제도의 비율이 떨어지고 현행 비율을 방어하자니 새 제도 준비가 어려워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보험사 리스크부서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률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2023년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산 듀레이션은 한 해 늘릴 수 있는 최대 연한이 0.5년에서 1년정도여서 지금은 가만히 있다가 2023년에 한꺼번에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에서는 공동재보험이나 금리파생상품 등 완충장치들을 마련해둔 상태다. 자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니 재보험을 통해 부채를 덜어낼 수 있게 해주고, 장기채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오르자 채권거래약정만으로도 자본비율을 인정해주는 채권선도거래를 허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내부모형을 통해 부채 듀레이션을 일부 시가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도 열어뒀다. 자체위험및 지급여력평가제도(ORSA) 등의 체계를 갖춰 자체평가를 믿을 수 있는 회사에 한해 부채 듀레이션을 미리 킥스에 맞출 수 있도록 해 자본비율 관리가 좀 더 수월하도록 도운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새 시스템 구축 등에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장기적으로 K-ICS로 가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며 "공동재보험이나 내부모형을 통한 부채 듀레이션 평가 제도 등 완충장치를 열어뒀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제도 승인을 신청해 활용하면서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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