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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떠난 다이노나의 운명은 thebell note

심아란 기자공개 2020-10-30 07:08:4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08: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 대표들을 만날 때면 매번 '이 사람이 없으면 문을 닫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독보적인 기술을 고안하고 함께 연구할 사람을 모으고 투자자로부터 운영자금을 유치하는 일까지 모두 대표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표 한 사람의 '개인기'가 이토록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업군은 바이오가 유일한 것 같다.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은 물론 바이오 업계에 몸 담은 전문가들도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선지 송형근 다이노나 대표가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은 놀라웠다. 바이오 업계 역시 인력이 돌고 도는 시장이지만 창업자의 이탈은 보기 드문 사례다.

송 전 대표는 1999년 다이노나를 세웠다. 그가 항체 신약 연구개발에 쏟은 세월은 자그마치 22년이다. 올해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의 임상 진입도 앞두고 있었다.

한 단계 도약할 시점에 창업자는 회사의 운명을 투자자인 조경숙 에스맥 대표에게 맡기고 떠났다. 조 대표 뒤에는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바이오 전문가인 김 대표를 통해 사업 자문을 구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일본 니치코제약에 투자하며 어려움을 겪던 시절 조 대표가 자금 조달을 도와주며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2016년 조 대표가 에스맥을 인수할 당시에는 김 대표의 지인들이 투자 조합을 결성해 자금을 지원해줬다고 한다.

이후 조 대표는 금호에이치티, 오성첨단소재 등을 인수해 사세를 넓히더니 2년 전 다이노나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올해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화일약품도 에스맥의 지배구조에 편입시켰다.

1000억원이 훌쩍 넘는 투자 재원은 모두 메자닌을 찍어 마련했다. 조 대표가 직접 담보와 보증 조건을 설계하면서 투자를 지휘했다고 한다. 그녀는 현대증권(KB증권)에 오랫동안 근무한 이력 덕분에 자금 다루기에 능하다고 알려졌다.

투자 감각이 남다른 조 대표가 다이노나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다. 바이오 사업에 창업자 이상의 애정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투자 목적인지는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이르다.

며칠 전 다이노나는 조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32쪽 분량의 IR 자료는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마지막 장을 제외하면 영어와 전문 용어로 가득했다. IR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낀 조 대표의 첫인상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녀의 어떤 '개인기'가 다이노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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