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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가중' 자산운용사, 'LG화학 분할' 국민연금 따를까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운용업계 "예상치 못한 결정"...30일 주총 안건 통과 부결 '불씨' 남았다

이효범 기자공개 2020-10-30 06:30:1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4: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충격적이다. 의결권자문사의 '찬성' 권고에도 국민연금이 반대를 결정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LG화학 배터리부문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키로 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대다수 의결권자문사의 '찬성' 권고에도 반대표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대표 행사를 사전공개한 만큼 운용사들의 의결권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이 LG화학의 '회사 분할의 건'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핵심적인 이유는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에는 '회사분할 및 분할합병'에 대해 '주주가치의 훼손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반대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의결권 자문을 제공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LG화학 물적분할을 두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통상 국민연금은 의결권자문사의 권고를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반대표 행사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을 정도로 드문 일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비슷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던 것도 아닌데 국민연금이 이번 안건에 굳이 반대를 결정한 이유를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번 반대로 향후 물적분할을 계획하는 기업들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경감시킬만한 명분과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분할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LG화학은 물적분할 안건 통과를 마냥 장담할 수만은 없게 됐다. 모회사인 LG와 외국인투자자 지분을 합하면 여전히 주총에서 안건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극단적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과 국민연금을 따르는 기관투자가들이 반대표 행사에 나설 경우 이번 안건이 부결될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LG화학 물적분할에 반대 여론을 형성했던 국내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찬성에 무게를 뒀다. 운용사들은 벤치마크(BM)를 상회하는 성과를 내는게 목표다. 이 때문에 LG화학과 같이 시총 상위 종목은 펀드 내에서 항상 들고가야 할 종목이라는 인식이 크다. LG화학 투자 목적을 두고 개인과 기관들 사이에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국내 운용사들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의 물적분할이 장기 성장에 필요한 이벤트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의결권자문사들도 물적분할 후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LG화학의 결정을 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연금도 반대표 행사를 결정했지만 LG화학의 물적분할 추진 목적에는 공감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만큼 의견이 갈리는 첨예한 사안이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공시에 따라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주로 따랐던 운용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 마저 제기된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사는 내부에서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찬반을 결정하는게 맞지만 위탁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때에 따라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결정을 따라가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국민연금에 동조하는 현상이 있긴 했다"고 말했다.

다만 운용사들이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도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에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서스틴베스트를 제외한 국내외 의결권자문사들은 이번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대다수 자산운용사들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의결권 자문을 받는다.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운용사들은 주초 의결권 행사시 의결권 자문사와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그 근거를 남기는게 일반적"이라며 "내부에서 명확한 반대사유를 찾지 못한다면 의결권자문사들의 권고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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