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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ESG 거버넌스 A+ 기업 해부]왜 S등급 받은 기업은 없나⑧A+ 받은 9곳도 개선 여지 뚜렷, "시장 눈높이 점점 높아진다"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16 11:27:57

[편집자주]

재계의 화두인 ESG등급은 이제 투자자들의 투자 기준이 됐다. 높은 ESG등급을 받는 기업이 내 자산을 불려줄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됐다는 의미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ESG 수준이 높을수록 대면하는 리스크의 크기도 작아진다는 점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E·S·G 중 등급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G(지배구조)다. ESG 평가기관의 지배구조 평가 기준과 어떤 기업이 어떤 요인 덕에 지배구조 A+ 등급을 받을 수 있었는지 더벨이 알아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14: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올해 지배구조(G) 부문에서 A+등급을 부여한 기업은 총 9곳(△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에쓰오일 △SK㈜ △SK네트웍스 △SK텔레콤 △풀무원 △KT △NAVER)이다. 이들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금융·비금융사는 없다. 다만 이 9곳이 평정기관이 부여하는 최고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

A+ 위에는 S(Special)등급이 있다. 비금융권 회사에서 S등급을 받은 회사는 몇 년치 자료를 뒤져봐도 찾아보기 힘들다. 2017년 금융사인 신한금융지주가 S등급을 받았다.

KCGS는 S등급에 대해 "지배구조·환경·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매우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매우 적음"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A+등급에서는 '매우 충실히'가 아닌 '충실히'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매우 적음'이 아닌 '상당히 적음'으로 설명한다.

큰 차이는 없다. A+ 역시 최상위권 등급으로 대다수 기업의 모범 사례로 삼을만 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최고 등급이 아닌 차순위 등급이라는 점과 건전한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A+를 받은 기업들 역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재계에서 A+등급 이상을 넘어 S등급을 받지 못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A+ 기업들에도 '옥의 티'는 있었다

김진성 KCGS 평가팀장은 "한 기업의 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할 때 정량평가 후 필요에 따라 정성평가를 실시한다"면서 "정확한 기준은 비공개이지만 사업보고서 등 공개된 자료에서 정보를 얻어 나름의 기준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정량평가의 잣대는 이미 시장에도 알려져 있다. 우선 이사회 및 위원회 등의 독립성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시스템 평가가 있다. 대표적으로 △대표-의장 분리 △사외이사로 이뤄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사외이사 비율 △여성 사외이사 보유 △사외이사지원 전문조직 보유 △3개 이상의 위원회 보유 등이다.

주주가치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한 잣대도 있다. 대표적으로 △배당성향 △주주총회 공지 시점 △전자투표제 도입 등이 있다. 이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취재한 결과 A+ 등급을 받은 기업 9곳들 역시 개선 여지가 보였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의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제외하고 모든 기업들이 준수하고 있었다. 다만 사추위의 경우 사내이사 혹은 대표이사 1인이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평정기관에서는 독립성 제고를 위해 오로지 사외이사로만 사추위를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SK네트웍스와 풀무원만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사추위를 꾸리고 있었다.

이사회 전체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모두 대기업집단 평균 사외이사 비율(51.3%)을 상회했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기업은 KT(72.7%)로 이사회 11명 중 무려 8명이 사외이사였다. 가장 낮은 기업은 에쓰오일(54.5%)로 11명 중 6명이 사외이사였다.

최근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함께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요소는 '다양성'이다. 이는 곧 성별 다양성과 동의어로 해석된다. 포스코·SK㈜·SK네트웍스·네이버는 아직 사외이사진을 남성으로만 이루고 있어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전문·전담 조직은 두 경우로 나뉘었다. 좀더 전문성을 띈 '이사회 사무국'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였다. 포스코·포스코인터·에쓰오일·풀무원은 통상의 경영 업무를 주 업무로 하는 '경영전략실' 혹은 '경영전략담당' 등이 사외이사를 지원하고 있었다. SK그룹 계열사와 KT·네이버는 이사회 사무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사외이사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9곳의 기업은 모두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당성향'도 모두 다른 모습이었다. 작년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41.25%보다 낮은 배당성향을 보인 곳도 있다. 에쓰오일(35.73%), SK㈜(37.3%), 네이버(9.4%)다. 반면 SK네트웍스와 풀무원은 작년 연결 순손실을 냈음에도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평정기관은 사소해 보이는 주주총회 사전 공지 역시 '주주들의 알권리' 측면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연결되는 요소로 판단한다.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한 달 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기업은 4곳(포스코·SK텔레콤·풀무원·네이버)에 불과했다.

주주권리의 적극적 행사를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 역시 아직 미도입한 곳이 있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이례적인 현상 탓에 언택트(Untact) 문화가 번지면서 전자투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바 있다. 에쓰오일과 네이버는 아직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안 지켜서 나쁜 지배구조는 아냐" 기계적 해석 지양해야

평정기관은 "중요한 점은 기계적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았다고 해서 후진적이고 옳지 못한 지배구조라고 해석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평정기관의 의견이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각 기업의 생리와 사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됐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면서 "대표-의장 분리 여부와 마찬가지로 사추위에 사내이사가 포함돼있다고 해서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했다고 결과를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정기관은 자칫 기계적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상의 기준'으로 각 기업들의 정책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예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평정기관에서 정량평가의 잣대로 쓰는 기준들은 경영 지원, 균형과 견제가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는 경영 환경을 갖췄는 지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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