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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GMS부문 '경영유의', 매트릭스 체제의 역설 은행·증권·생명 자산운용 관리 일원화, 금융투자업법 위반 소지

손현지 기자공개 2020-11-16 08:06:5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7: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신한금융의 그룹고유자산운용(GMS)부문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을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린다. GMS부문에 도입해둔 '매트릭스 체계'에서는 당연한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사례를 두고 '경영유의'를 내렸다는 점 때문이다. 비슷한 체계를 도입해 둔 다른 금융그룹사들도 비슷한 문제 소지에 휘말릴 여지가 엿보인다.

◇금융당국 "GMS 내부통제 부실, 법령 위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2월부터 2019년 11월 중 신한금융 3개(은행, 증권, 생명) 계열회사간 '이해상충행위'가 발견됐다. 문제는 GMS부문이었다. GMS사업부문장이 계열사들로부터 금융투자상품 매매정보 42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던 사례가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타 계열회사의 매매정보를 비공식적으로 이용할 우려가 제기됐다.

GMS사업부문은 2018년 1월 신설한 조직이다. 그룹 전체의 고유자산 운용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다. 한 명의 사업부문장이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3개 계열사의 고유자산운용총괄임원(부행장보·부사장보)을 겸직토록 하는 체제다. 일명 자산운용 매트릭스(사업부문제)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10일 신한금융 측에 GMS부문의 경우 이해상충 소지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최근까지도 주기적으로 자회사간 매매정보 이용행위 여부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경영유의' 수준의 권고이긴 하나 내부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신한금융 종합검사를 토대로 파악한 결과 관련 GMS부문의 내부통제가 부실했고 자본시장 관련 법령을 일부 위반했다"며 "추후 타 금융지주 역시 같은 사항이 발견되면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지적은 지난 5월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다. 제45조(정보교류의 차단)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계열회사 등 제3자에게 고객정보 등 미공개중요정보의 교류를 적당히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체적인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개정전 정보교류 차단과 관련한 법률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법령은 정보교류 차단법률은 차이니즈월(정보교류차단장치)을 통해 물리적으로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주 골자였다.

예컨대 이전 법령 하에서는 사무공간이나 전산설비 등을 회사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임원이나 직원을 겸직하게 하거나 파견 방식의 근무 행태를 양사간 매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제한했다.

사실상 자산운용과 관련해선 금융계열사간 협업 자체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관련 문항들이 삭제되면서 계열사간 자산운용 협업 제한이 일부 해소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금융회사의 매트릭스가 허용된 셈"라며 "이전의 정보교류 차단법은 물리적 제한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자체적인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 "매트릭스 체계상 당연한 일"

다만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신한금융으로서는 애매하게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당국이 유가증권 등 투자결정 이전 절차가 아닌 사후보고 과정 자체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투자결정 과정에서는 계열사간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정보 등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보 공유를 통한 사후점검은 당연히 거쳐야 할 일이란 판단이다.

매트릭스를 적용하고 있는 GMS부문 헤드는 장동기 부문장(신한금융투자 부사장) 한명이다. 장 부문장은 은행, 증권, 생명의 자산운용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겸직을 통해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자 지주 부문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생명 부사장등을 맡고 있다.

자연스럽게 각 계열사 자산운용 실무진들이 최종 전결권자인 장 부문장에게 투자 결정 보고를 하는 구조가 그려져 있다. 부문장이 계열사의 자산운용 전략을 한 곳에서 컨트롤 하고 투자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정작 금감원은 그 과정을 계열사간 매매정보의 비공식 이용 사례라고 지적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이로 인해 어떤 방향성을 갖고 금감원 권고에 대한 후속 조치를 해야 할지 고심이 깊다. 우선 담당 실무진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이용하지 않도록 통지했지만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15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전산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난감한 상황이란 후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지주 GMS부문과 준법감시팀이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부문장에 사후보고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구상 중인데 당국의 피드백을 반영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 GMS부문의 내부통제 방안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상 KB금융이나 하나금융, 우리금융도 계열사간 협업을 활성화시킨 만큼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적 자산운용 협업방안 'CIO 신설' 지적도

이번 당국의 GMS 사업부문 내부통제 부실 지적은 사실상 그룹 전사에 적용해둔 매트릭스 시스템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평가다. IB나 글로벌, 디지털 부문은 계열사간 협업을 진행하더라도 법률적으로 규제를 받을 부분이 없을 뿐이다.

다만 자산운용업무는 다르다. 유가증권 투자 등 법적으로 이해상충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에 따르면 자산운용 총괄이 계열사에 운용지시를 내리기도, 직접적인 업무 관여를 하기도 쉽지 않은 구조다. 내부통제 시스템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금융지주사들도 자산운용책임자(CIO)직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내부적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CIO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전체 그룹 차원의 투자의사결정 체계가 절실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내부적으로 CIO 신설을 검토했던 전력이 있다. CIO가 있으면 한 명의 임원이 굳이 여러 계열사의 겸직을 할 필요도 없게 된다. 금감원이 지적했던 '정보교류 차단' 규제를 빗겨갈 수 있는 셈이다.

다른 금융지주 전략 담당 임원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매트릭스 조직 구성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며 "특히 고유자산운용 부문의 협업은 이해상충 문제가 부딪히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의 매트릭스 보단 협의체에 가까운 성격을 지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고민은 금융지주가 비은행 다각화 차원에서 증권, 캐피탈, VC 등 다양한 업권을 아우르게 되면서 야기됐다. 비이자수익 등 미래 먹거리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IB, M&A 등 투자처도 다양해졌다. 결국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선 투자 방향성과 전략을 콘트롤할 장치가 필요했던 셈이다.

경기상황에 따라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떤식으로 구성할 것인지에 따라 M&A, 유가증권 투자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달라진다. 또 자본활용 측면에서 추가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IO 자리 신설은 투자의 재무적 효과뿐 아니라 밸류업 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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