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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역설, 독감 사멸에 '동시진단' 시장성 물음표 강도 높은 경쟁 속 매출 둔화세, 개발 경험 활용한 제품 다변화 필요

심아란 기자공개 2020-11-16 08:20:0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5: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진단 업체들이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잡아내는 동시진단키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지만 제품의 시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개인들이 생활 방역에 신경쓰자 독감 등 감기 환자가 눈에 띄에 줄어든 탓이다.

동시진단키트의 수요가 크지 않은 만큼 진단업체들의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3분기부터 매출 둔화세도 감지된다.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려면 이번 연구개발 경험을 발판 삼아 제품 다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13일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실상 사멸 상태에 이르고 있다. WHO 산하에 있는 글로벌 인플루엔자 감시·대응 시스템(GISRS)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4만종 이상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지했지만 4월 이후부터 이달까지 모니터링한 바이러스는 제로(0)에 가깝다.

글로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 추이(출처: WHO)

진단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독감이나 감기 환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인플루엔자가 유행하지 않고 있어 동시진단키트를 사용할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은 주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독감·코로나19의 '트윈데믹'을 대비해 동시진단키트를 개발한 업체들의 몸값은 부진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되던 3개월 전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동시진단키트 관련주 중에서는 씨젠, 수젠텍, 휴마시스, 바이오니아 등 네 곳의 시가총액은 3개월 전과 비교해 확연히 낮아졌다.

낙폭이 두드러진 곳은 휴마시스다. 휴마시스는 코젠바이오텍과 동시진단키트 사업적 제휴를 맺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공동 개발한 동시진단키트 제품은 물론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8월 12일 5200억원대에서 이달 44% 낮아진 약 29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진단 대장주로 꼽히는 씨젠의 경우 12일 종가 기준 몸값은 약 6조원이다. 3개월 전에 7조5000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2% 가량 감소했다.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동시진단키트를 개발한 곳 중에서는 바디텍메드가 유일하게 몸값을 끌어올렸다. 세 달 전 5000억원대였던 바디텍메드의 시가총액은 이달 6000억원대로 19% 가량 높아졌다. 바디텍메드는 3분기에 매출액 406억원,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아직 동시진단키트 개발 소식을 전하진 않았지만 코로나19로 경영 실적을 개선했던 랩지노믹스, 피씨엘 등의 몸값도 하락세를 보였다. 엑세스바이오, 진매트릭스는 3개월 전 대비 몸값이 각각 11%, 29% 가량 높아진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품 다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각종 감염성 질환을 한 개의 튜브로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력을 신제품 개발에 접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축적한 기술력을 통해 감염성 질환 진단 수요가 지속되는 말라리아, 뎅기열 등을 동시에 잡아내는 제품 개발로 확장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동시진단키트의 경제성은 높지 않지만 다른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은 지속될 것"이라며 "진단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만큼 새로운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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