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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리조트 인수 저울 '호반건설', 호남기업 상징성 부각 금호산업 바통 이어받은 지역 '맹주' 부상···자문사 접촉, 의사 타진 나서

이명관 기자공개 2020-11-19 10:01: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그룹은 호남 지역 기반의 대표 대기업집단이다. 재계 순위에서 줄곧 상위권을 지켜온 금호그룹의 최근 명성은 예년만 못하다. 재정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가 있는 법이다. 그 주인공은 호반건설이다. 그리고 이들의 현실이 금호리조트를 통해 묘하게 겹치고 있다.

구조조정 차원으로 금호리조트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호반건설이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 중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호반'이라는 이름값은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5년전 금호산업 인수에 나선다고 했을 때만해도 시장에 잘 알려진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호반건설은 지난 6월말 기준 자산 규모 9조원의 대기업집단으로 변모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금호리조트 인수전에서 호남기업이란 상징성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레저사업 확대 방점, 자문사 접촉 중

17일 IB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를 위해 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몇몇 회계법인에 제안서를 뿌리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입찰 참여를 저울질 중이라는 게 회사측 입장이지만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인수전 참여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해석된다.

호반건설이 금호리조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레저사업으로의 확장으로 설명된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꾸준히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상 스터디 차원에서 들여다 본 셈이었다. 그러다 레저사업으로 확장키로 노선을 정한 이후 이전과 달리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7년 제주 퍼시픽랜드로 시작된 레저사업에 대한 관심은 2018년 법정관리 중이던 리솜리조트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2018년 4월 호반그룹이 리솜리조트를 2500억원 주고 매입했고, 2019년 1월 경기 이천에 있는 덕평컨트리클럽(CC), 2월 서서울CC를 연달아 인수했다.

덕평CC 인수가는 550억원, 서서울CC 인수가는 1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작년 5월에는 리솜리조트 이름을 바꿔 출범한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콘도미니엄 신축 공사를 위해 713억원 상당의 사업지를 사들여 규모를 키웠다.

이후 최종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5성급 국내 호텔인 '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매각 입찰에서 국내 투자자로는 유일하게 숏리스트에 포함돼 상당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최근 호반건설이 레저사업 M&A에만 쏟아 부은 자금만 6000억원에 육박한다.

금호리조트의 경우 상징성이 있는 골프장 아시아나CC를 비롯해 제주와 통영, 화순, 설악 등 4개의 콘도미니엄을 보유하고 있다. 객실은 총 1065실 규모다. 여기에 충남 아산에선 워터파크인 '아산 스파비스'도 운영중이다.

호반건설 입장에서 보면 리솜리조트와 커버리지가 겹치지 않는다. 이에 호반건설도 사업 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금호리조트를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호남 대표 그룹으로 우뚝선 '호반'

시너지 측면 외에 호남이라는 지역의 정통성도 호반건설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호남의 대표주자였던 금호산업이 옛 명성을 잃은 가운데 호반건설은 바통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호반건설은 승승장구 중이다.

호반건설은 전남 광주에 터를 잡고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주를 기반으로 울산, 대전, 천안, 전주 등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5년에는 본사를 서울 역삼동으로 옮기며 전국구 건설사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췄다. 특히 호반건설은 공공택지를 매입해 직접 개발하는 형태의 자체사업을 주로 벌였는데, 시장 호황기가 겹친 2013년 이후 급성장했다.

호반건설이 시장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기는 2014년 말께부터다. 호남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부터다. 회사의 견실함과 무관하게 '이름값'만 놓고 보면 차이가 상당했다. 물론 최종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시장에 호반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제대로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이후 호반건설은 지속해서 M&A 시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다 매물로 나온 대형 건설사 인수전에 참여하며 정점을 찍었다. 호반건설이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가진 덕분에 자금력 측면에선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다만 양사의 체급차이를 이유로 시장에선 무리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물론 이 같은 세간의 평가는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실제 갑작스레 해외 사업에서 부실이 불거졌다. 이를 근거로 M&A 협상은 그대로 종결됐다. M&A에 실패했지만, 호반건설은 나름 얻어가는 게 있었다. 조 단위에 이르는 자금력을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호반의 대표기업이란 인식을 강화한 셈이다.

금호산업에 이어 호남 지역의 맹주자리를 꿰찬 호반건설이 시장에서 유력한 금호리조트의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 자금력이 뒷받침된 호반건설을 비롯한 호남 기반의 SI가 먼저 인수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인수자로 같은 호남기업이 돼야한다는 지역 정서가 만연했다"며 "금호리조트도 같은 맥락에서 호반건설의 상징성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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