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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원뱅크 통합 진통]독립 선택한 경남은행, 청사진이 안 보인다⑧지역경제 의존도 높아 활로 아득, 글로벌·디지털 성과 한계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17 07:41:28

[편집자주]

부·울·경을 아우르는 대형 지방은행이 탄생할 수 있을까. BNK금융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통합 논의에 돌입했다. 이는 곧 '생존'과 맞물린 문제다. 코로나19로 지역 경기가 휘청이고 디지털전환(DT)이 가속화하면서 지방은행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환경 속에 거대 은행으로 재출범 필요성은 대다수가 공감한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안팎의 반발이 만만찮다. 양행 통합론의 속사정과 걸림돌은 무엇인지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08: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은행이 독립경영 체제 유지를 관철시켰지만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환경 탓에 독자생존에 대한 부담은 지속해 커질 전망이다. 경남은행은 최근 몇 년 새 지방은행들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가장 뒤쳐지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울산·경남 지역경제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감안한다면 이자이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비이자이익이나 글로벌 및 디지털 성과 또한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부산은행과 통합은 시간 문제일 뿐이란 시각이 많다.

◇경남지역만 집중, 경기 따른 기복 한계

경남은행은 1970년 마산지역 상공인들이 모여 만든 은행이다. 지역민의 금융 편의와 중소기업 지원 중심의 소매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실제 지역 중소기업 및 경남 지역 주민의 금융 흐름에 중추적 역할을 맡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만큼 경남지역 경기에 따른 기복이 심했다. 지난 40년 동안 조선과 철강산업 호황으로 울산·창원·거제 등 주요 공단들의 경기가 살아났을 땐 높은 실적을 구가했다. 하지만 지역 경기가 늪에 빠졌을 때에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실적 흐름에는 이 같은 추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7년 순이익 2251억원을 올려 부산은행(2032억원)을 앞지르며 ‘장남을 이긴 차남’이란 평가를 당시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년 대비 25% 급감한 순이익 1688억원을 기록했다.

지역경기 악화 탓이었다. 특히 조선업황 악화 속에서 조선기자재 회사 한 곳에서만 1000억원 이상 부실이 난 영향이 있었다.

올해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까지 더해져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남은행의 올 3분기까지 순이익은 14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지역경기 악화에 더해 코로나 충당금 적립 때문에 비롯된 실적 약화다.

경남은행의 지역경기 의존도 문제는 수익성 지표에도 드러난다.

경남은행은 지방은행들 가운데 자산 규모가 적은 편은 아니다. 동남광역경제권에 자동차, 조선, 화학, 선박, 기계부품, 철강재 등 산업이 집중 발달해 있고, 또 인구수도 많기 때문이다. 동남권 주요 도시 인구 비중은 전국의 15.3% 정도다. 수도권에 50%가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방 쪽에서는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경남은행의 9월 말 총자산은 50조3680억원 정도다. 부산은행(73조3245억원) 및 대구은행(66조6871억원)보다는 적지만 광주은행(26조9000억원)과 전북은행(18조2160억원)은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작 덩치와 비교해 적절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자산대비순이익률(ROA), 자본대비수익률(ROE) 등 지표를 봤을 때다.

올 3분기 말 기준 지방은행 ROA는 광주은행이 0.73%로 가장 높고 전북은행이 0.69%, 부산은행이 0.6% 정도다. 경남은행은 0.49%다. 그 밑에 놓인 은행은 대구은행(0.43%)뿐이다. 이 기간 ROE는 꼴지다. 광주은행 9.91%, 대구은행 9.3%, 전북은행 8.66%, 부산은행 6.53%, 경남은행 5.77% 순이다. 타행들과 차이가 벌어져있다.

◇IB수익, 그룹 협업 필요…해외 지점 '0개', 디지털경쟁력 '글쎄'

사실상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하락을 막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비은행부문 이자수익을 늘리는 등 다른 방향에서 실적 방어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지역 중소기업 기반 이자이익 말고는 다른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각개전투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지 않겠냐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남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600억원정도다. 부산은행(1085억원)의 60% 수준이다. 수수료이익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수입수수료가 거의 대부분이다. 투자금융본부가 있기는 하지만 PF 상당수는 BNK투자증권, 부산은행,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등 BNK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들어간 사업들에 나가 있는 대출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지방권 PF 사업 역시 서울권 투자증권과 손을 잡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 경남 지역 쪽에 중견기업이 있긴 하지만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아 사실상 크게 투자할 기업들이 많지 않다. 경남은행도 결국 그룹의 힘을 빌려야 한다.

경남은행은 글로벌 진출 사례도 아직 없다. 부산은행은 칭다오·난징·호치민 등에 지점을, 양곤·뭄바·하노이 등에 사무소를 두고 해외에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지만 경남은행은 단 한 곳도 진출국이 없다. 많은 시중은행들이 국내 저성장 기조에 맞설 활로로 글로벌 진출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은행과 통합 지연으로 글로벌 지방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는 멀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아직 디지털 경쟁력 확보 성과가 더디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시대가 앞당겨져 그 무엇보다 디지털 경쟁력이 강조되고 있다.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휴대전화로 은행 업무를 보는 인구수는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뱅킹 플랫폼 한 개가 수백개 지점 못지 않은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경남은행 모바일뱅킹 앱 고객수는 9월 말 기준 100만명 정도로 파악된다. 부산은행의 모바일뱅킹 고객수는 154만명 정도다. 2017년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고객수가 1200만명(올 4월 기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모바일플랫폼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기 때문에 BNK금융 내부에도 '원뱅크'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이 서로 다른 지역 기반의 은행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마저 따로 따로 지역고객을 모으는 현 상황은 장기 성장성에 부정적이란 지적도 있다. 지점은 물리적 거리로 인해 전국 각지의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모바일뱅킹은 잘만 만들면 국내 어디서든 경남은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남지역에만 집중하고 있는 경남은행의 모바일뱅킹은 고객 증가율이 곧 정체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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