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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40년 공동경영' 신흥에스이씨, 승계 바로미터 'CB'김점용·최화봉 창업주, 2세 후계구도 촉각…100억 규모 콜옵션 주체 주목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23 13:02:46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14: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흥에스이씨의 창업 과정은 옛 ‘럭키그룹(LG그룹)’을 닮았다. LG는 구인회와 허만정 창업주가 기틀을 세운 이후 계열 분리 전까지 ‘인화(人和)’를 모토로 양가가 공동 경영을 이어 왔다. 신흥에스이씨 역시 이와 유사하다. LG처럼 4대에 이르는 긴 역사는 아니지만 김점용, 최화봉 공동 창업주가 힘을 합친 이래 협력과 균형을 이어 오면서 2세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 회장은 삼성전관(현 삼성SDI) 동료로 함께 근무하다가 1979년 신흥정밀을 설립하면서 의기투합했다. 신흥정밀은 기타전자관 및 전자부품제조업을 영위하던 회사다. 2009년 신흥정밀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법인을 전환하면서 신흥에스이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차전지 부품(CAN, 캡 어세이 등) 사업을 특화시키면서 매출액 2400억원(2019년 말 기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각각 1940년·1941년생인 김 회장과 최 회장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경영을 챙기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분기 말까지 14차례 진행된 이사회에 모두 참석해 중요 사안에 대해 표를 던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들과 사위가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지만, 회사의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 결정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창업주가 고령인 만큼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영 및 지분승계가 이뤄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현재 아버지와 장인의 뒤를 이어 공동대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기린 대표(김점용 회장의 아들)와 황만용 대표(최화봉 회장의 사위)의 행보에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두 창업주의 지분은 법인 전환 이후부터 현재까지 증감 없이 동일하게 유지됐다. 3분기 말 김, 최 회장은 똑같이 84만8521주(12.18%)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력의 균형과 회사 내 인화를 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논리는 2세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김 대표가 123만주(17.67%)로 특수관계인들 가운데 개인 지분이 가장 많지만, 황 대표(6.76%)와 배우자인 최희정 씨(4.02%), 최 회장의 딸 정숙(1.72%), 정애(1.72%) 씨, 최 회장의 손자, 손녀인 규언(1.72%), 규리(1.72%) 씨 등 최 회장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17.66%가 된다. 김 대표 측과 0.01%포인트 차이다.


이 때문에 2018년 11월 설비투자를 위해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2회차 전환사채(CB)의 콜옵션 행사여부가 향후 지배구조의 저울추를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CB를 발행하면서 권면총액의 20%(100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행사기간은 2019년 11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다. 한 차례 리픽싱을 거쳐 현재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3만8875원으로 약 26만주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총주식 수의 4%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2회차 CB 120만주 중 40만주 가량이 보통주 전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지만 여전히 60% 선으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를 굳이 검토하지 않는다는 게 신흥에스이씨의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강하게 결속돼 있는 창업주들과 달리 2세들은 입장과 이해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지배력 강화를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형과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 졸업 전 1988년 일찌감치 신흥정밀에 입사한 반면, 약학대학 출신인 황 대표는 제일제당(CJ)에 몸담고 있다가 2003년 장인 최 회장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부사장(2007년), 대표이사 승진(2009년)을 같은 시기에 했다. 개인 지분만 놓고 보면 황 대표(6.76%)가 김 대표(17.67%)에 비해 열세다.

다만 여전히 두 창업주가 건재하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에서도 균형의 논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와 황 대표가 같은 비율로 CB를 재매입하는 방식이다. CB 취득 주체를 설정하는 것은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현재 이사회 멤버는 두 창업주와 김 대표, 황 대표, 사외이사 2인 등 총 6명이다.

이와 관련해 콜옵션 행사와 관련해 신흥에스이씨 관계자는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도 "(행사를 하게 된다면)공시사항이기 때문에 23일께 공시를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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