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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먼저 손잡고도 아마존 왜 놓쳤나 2016년 클라우드 협업…지주 임원 비공식 파트너십 논의, 그룹 비전 대치로 '유야무야'

최은진 기자공개 2020-11-26 09:05:11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마존의 한국시장 진출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을 예고한다. 글로벌 최고의 소싱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은 물론 일상적으로 해외직구를 가능케 하면서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내세울만한 플랫폼이 없는 SK텔레콤 입장에선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확장성을 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사실 아마존이 한국시장 진출을 고민했던 건 이미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진출이냐 간접진출이냐를 두고 고민하긴 했지만, 국내 이커머스 기업 등과 손잡는 시나리오는 언제나 실현 가능한 전략으로 염두에 뒀다. 특히 의외로 아마존이 롯데그룹과도 관련 내용을 비공식적으로나마 한때 논의를 했다는 점은 흥미롭게 들린다.

아마존은 이커머스가 아닌 클라우드 사업으로 먼저 한국 시장을 찾았다. 2016년 한국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하면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자회사를 통해 영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연간 약 50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9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다.


AWS가 한국시장에 진출할 당시 롯데정보통신 등과 협업을 맺었다. AWS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유지보수를 하는 데까진 상당한 수고로움을 들여야 하는 만큼 국내 플레이어들과 맞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저장 가능한 서버를 확보하고 유지보수 업무까지 맡겼다. AWS는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했다.

AW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선두 입지를 가진 최대 사업자다. 롯데정보통신과 같은 IT 서비스 기업에겐 대어급 고객이다. 롯데정보통신이 AWS와 아직까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지는 알려진 바 없다. 롯데정보통신도 공개를 꺼린다.

다만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AWS 공인자격증을 200개 이상 취득하면서 ‘AWS 200 서티파이드(Certified)'를 획득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아마존과의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여전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AWS 공인자격증 보유숫자 등은 파트너십 심사에 가점을 줄 수 있다는 게 롯데정보통신 측 입장이다.

AWS는 한국시장에 법인이나 자회사 등은 설치하지 않고, 지사로 운영하면서 별도의 한국대표만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대그룹 가운데선 거의 처음으로 아마존측과 소통의 물꼬를 튼 롯데그룹은 네트워크 확장에 힘썼다. 롯데정보통신이 영위하는 사업이지만 롯데지주 임원 등이 나서 AWS측과 직접 소통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그룹의 전략 및 비전 등을 그리는 역할을 롯데지주가 담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AWS와의 소통 역시 협업관계 모색을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당시 AWS측 관계자들이 클라우드 뿐 아니라 이커머스 사업의 한국진출까지도 고려한다는 점을 내비췄고 롯데그룹은 추후 협업 등을 요청하는, 비공식적인 논의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그룹과 AWS의 관계는 유야무야 됐다.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은 경쟁사 인수합병(M&A)이나 타사와의 협업보다는 백화점·마트·수퍼·롭스 등 전 부문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 또 옴니채널이라는 대전제 하에 오프라인 점포와 통합 온라인몰의 시너지 창출을 나아갈 방향으로 삼았다.

더욱이 롯데그룹 내부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잘 아는 인물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협력관계 및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갈 역량도 부족했다. 대부분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영업에만 익숙한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아마존측과 유의미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갈 역량이 없었다.

반면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아마존과의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결국 이커머스 부문의 협업을 이끌어 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에 통신 및 반도체 분야 등 전방위 협업과 지원 등을 약속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공을 들인 딜이다.

만약 롯데그룹이 AWS를 통해 아마존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타진했다면 지금쯤 어떤 결과가 도출됐을까.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활용하면서 아마존과 롯데온이 협업하게 된다면 11번가와의 협업 이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추측한다. 이렇다 할 무기가 없는 롯데온에게 아마존의 서비스는 단숨에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 한방이 됐을 거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3년여 전부터 롯데정보통신과 클라우드 사업을 협업하면서 양측 임원들끼리 교류를 했고 이 과정에서 아마존의 한국진출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며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지고 딱히 이커머스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도 없어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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