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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체제 성과 점검]전임자들보다 빨랐던 출사표, 회장 연임 '청신호'?①2006년 CEO추천위 도입, 연임 심사 탈락 사례 없어…연임으로 쏠리는 무게감

박상희 기자공개 2020-11-26 09:38:3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연임 의사를 공식화했다.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 회장 연임에 대한 적격 여부 심사 일정에 들어갔다. 지금의 CEO 선임 절차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연임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는 없었다. 최 회장도 연임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관례적으로 12월 초 연임 의사 밝혀…최정우 회장, 11월 초 출사표

포스코 관계자는 24일 "연임 이슈 때문에 이사회가 일부러 열린 것은 아니고 11월 초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이라면서 "임기 종료 3개월 이전까지 연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임자들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연임 행보를 시작했다. 권오준 전 회장은 2016년 12월 9일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밝혔다. 정준양 전 회장의 경우도 2012년 12월 초 연임 의사를 밝혔고, 같은 달 16일 CEO후보추천위회가 꾸려졌다.

포스코 회장은 사규에 따라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연임 또는 퇴임 의사를 이사회 의장에게 반드시 밝혀야 한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12일까지다. 임기 만료일과 사규를 고려하면 전임자들처럼 12월에 연임 의사를 밝혀도 되지만 최 회장은 한 달 일찍 발빠르게 연임 출사표를 던졌다.

최 회장의 연임 행보는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권오준 전회장의 뒤를 잇게 된 최 회장은 3년 임기를 보장받지 못했다. 2018년 7월 포스코 9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의 임기는 2년 6개월 정도다.

업계는 최 회장이 연임 이슈를 가급적 빨리 마무리 짓고 연임 이후 계획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내년 3월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하지만 부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CEO후보추천위원회 심사만 통과하면 사실상 연임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가 해당 후보를 주총에 추천한다. 주총에서 해당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후 이사회의 대표이사 선임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가 종료된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9월말 기준 1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CEO 선임과 퇴임 과정에 정치권 외압 이슈가 종종 터져 나왔지만 최 회장은 현 정권 하에서 회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최 회장은 부산 출신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최 회장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임기 3년과 그 이후 포스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심사 결과는 내달 중순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1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사 결과는 그 이전에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연임 심사는 약 한 달 정도가 소요됐다"면서 "이달 6일 이사회 직후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진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달 초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구택·정준양·권오준 모두 연임 심사 통과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꾸려진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는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김주현 전 파이낸셜뉴스신문 대표이사 사장,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김성진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등이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 아이디어를 제공한 인물은 2006년 당시 고려대학교 기업지배구조개선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장하성 주중 대사였다.

이구택 당시 회장은 장 대사에게 포스코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요청했고, 장 대사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장 대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을 정도로 현정권의 핵심 인물이다.
*포스코 사외이사진
2006년 이후 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연임 심사를 했던 인물은 최 회장을 포함해 모두 4명이다. 이구택 전 회장, 정준양 전 회장, 권오준 전 회장, 현 최정우 회장 등이다. 현재 심사 중인 최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연임 심사를 무탈하게 통과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 회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 관련 인터뷰를 비롯해 최 회장이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지, 성과 실현 역량은 갖췄는지, 철강 및 관련 산업에 대한 전문성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근거로 적격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임 자격 심사 기준은 밖으로 알려진 게 없다"면서 "다만 과거 3개년의 경영 성과와 향후 3개년의 비전과 목표, 실행능력 등을 두루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역사상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재무통 출신으로 '친환경', '신(新) 모빌리티' 등을 포스코의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본업인 철강업이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최 회장이 회장 취임 직전까지 이끌었던 포스코케미칼(옛 포스코켐텍)이 전기차 빅뱅과 맞물려 승승장구하면서 최 회장의 경영 성과에 힘을 실어줬다.

잡음도 있다. 최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물류 자회사 출범이 해운업계 반발에 부딪혔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물류 자회사가 해운선사와의 상생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취임식에서 밝혔던 '위드 포스코(with POSCO)' 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위드 포스코는 국민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청사진을 담은 비전이다.

재계 관계자는 "CEO후보추천위원회가 도입된 이후 연임을 통과하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최정우 회장도 연임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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