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딜리버리히어로의 베팅은 해피엔딩일까

한희연 M&A부 차장공개 2020-11-27 08:15:4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소식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민) 인수 발표였다. 5조원 가까이 책정된 기업가치 뿐 아니라 M&A 후 아시아 진출 사업모델, 배달앱 1위와 2위의 결합 등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1년이 지난 후 DH의 배민 인수는 또 한번 관심을 받고 있다. M&A 계약을 체결한 후 딜 종결을 위해 넘어야 했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신고 관문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공정위는 최근 DH에 배민 인수를 위해서는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건 조건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민 인수를 허용하지만 이미 갖고 있는 요기요를 팔아야 한다는 단서를 단 셈이다. 국내 배달앱 1, 2위 사업자가 합쳐지면 시장 점유율 90%에 이르는 독점적 지배자가 탄생하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 우려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DH가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건 올초다. DH는 김·장법률사무소(김앤장)와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공정거래 이슈에 대한 법적 검토를 맡기고 경제분석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1년 가까이 기업결합 승인을 이끌어내려 애썼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을 두고 '어려운 기업결합 심사'라고 평가하면서도 어느정도 낙관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배달앱의 경쟁제한성 판단을 위해 시장의 범위를 획정할 때 좀더 유연한 시각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 배민과 요기요가 속한 시장을 단순히 배달앱 뿐 아니라 이커머스와 인터넷 플랫폼도 포함시킨 시장으로 평가할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다.

실제로 DH도 배민 인수계획을 발표하며 "배민이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언급, 경쟁시장을 좀더 넓게 보는 게 합당하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정위는 이같은 DH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건부 승인이지만 갖고 있던 기업을 내놓고 새 기업을 인수하라는 결론은 사실상 불허나 마찬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역사상 불허 판정이 9건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배민 인수건에 대한 결론은 심사보고서에 대한 DH측의 의견을 받은 후 내달 전원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물론 DH는 공정위의 심사의견에 불복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사실 DH와 배민과의 계약 체결은 3여년간의 M&A 협상 끝에 이뤄졌다. 협상과정에서부터 경쟁제한성을 고려한 딜 구조를 다양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기업결합 통과를 위해 노력했던 4여년간의 시간이 물거품이 되는 셈이라 DH는 더욱 절실하다. DH는 내달 전원회의에서 위원들을 적극 설득, 결과를 뒤집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사실 기업결합 심사보고서 결과가 전원회의에서 뒤짚힌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은 DH의 힘겨운 싸움을 예상케 한다. 전원회의는 내달 23일 께 예정돼 있다. DH 입장에서 배민과 요기요 모두 쉽사리 포기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 전원회의 때 내놓을 설득 근거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DH는 주어진 한달 남짓한 기간동안 결정적 묘수를 찾고 한국시장 베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