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넷플릭스행 '승리호' 투자, 모태 '주목적' 인정 받을까 코로나 유탄 '극장' 대신 '다국적 OTT' 배급, 구제 방안 나와야

이종혜 기자공개 2020-12-01 08:06:51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의 우주 배경 SF 대작으로 주목받은 ‘승리호’가 극장이 아닌 다국적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인 '넷플릭스'개봉으로 급선회했다.

그동안 모태펀드 자금이 들어간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해야만 주목적 투자로 인정이 됐다. 승리호가 영화관에서 개봉하지 않고 넷플릭스에서만 상영될 경우 주목적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주목적 투자 분류 기준의 예외 조항을 적용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승리호에 투자한 펀드의 주목적 투자 여부를 가리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유한책임출자자(LP)와 재무적투자자(FI) 등은 간담회 또는 공청회 등 ‘중간절차’를 통해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승리호에는 대성창업투자, 쏠레어파트너스, 미시간벤처캐피탈 FI와 기업은행 등이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홍콩 화이텐센트엔터테인먼트도 50억원을 투자했다.

승리호는 제작비 240억원에 이르는 한국 최초의 우주배경 SF대작이다. 영화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중기와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다. 2092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 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뒤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 플랫폼과 포맷을 확장하는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 콘텐츠로 기획됐다.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는 애초 승리호를 텐트폴 영화로 개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극장 관객이 전년보다 70% 넘게 줄어든 탓에 개봉을 미뤄왔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지만 흥행하지 못했다. 올 겨울 개봉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막대한 제작비 회수를 위해 결국 넷플릭스 직행을 선택했다. 텐트폴 영화는 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한 자본 투입을 통해 제작해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를 이르는 말이다.

문제는 승리호에 투자한 FI들의 펀드에서 발생했다. FI들은 쏠레어스케일업영화투자조합1호, 대성굿무비투자조합, 미시간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6호 등을 통해 투자했다. 이 펀드들은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영사(GP)로 선정된 후 결성됐다. 펀드의 주목적을 살펴보면 한국영화에 100%를 투자하되, 중예산 한국영화에 약정총액의 50% 이상을, 저예산 한국영화에 약정총액의 20% 이상을 각각 투입해야 한다.

승리호가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에서 개봉키로 하면서 펀드의 주목적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 FI 관계자는 "정책 목적의 모태펀드 주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LP들과 함께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펀드의 주요 LP들은 공청회 등을 통해 종합적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 모태펀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극장 상영을 전제로 한 영화 투자를 '주목적'으로 인정했다"며 "모태펀드, 영화진흥위원회, FI 등이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 등 영향으로 관람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모태펀드 등과 함께 주목적 투자 인정 여부를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모태펀드에 매년 영화발전기금을 출자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특수상황인 만큼 승리호와 같은 유사한 사례를 주목적 투자로 인정해야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이번 승리호의 넷플릭스행은 불확실성 제거가 요원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며 "영화 제작사, 투자자, 배급사 등이 제작비라도 건지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만큼 예외 조항으로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